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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혼혈여성의 가수 도전기

신동운 |2006.06.09 23:43
조회 108 |추천 0

가수를 향한 혼혈여성의 집념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6일 KBS ‘인간극장’에선 피부색이 다른 여성의 특별한 ‘가수 도전기’가 펼쳐졌다.

지난 4월 3일, 아메리칸 풋볼 영웅 하인즈 워드가 한국을 방문했다. 이날 입국장 앞에선 하인즈 워드와는 전혀 친분관계도 없는 환영객들이 그를 마중 나왔다. 이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워드의 입국을 환영 합니다’라는 뜻의 영문 피켓을 들고 있었던 배 에스텔(22). 그녀도 역시 워드처럼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난 혼혈인이었다.

당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에스텔은 “역경을 딛고 성공한 워드를 실제로 보니 세상을 살아갈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이 땅에서 혼혈로 살아간다는 것의 힘듦을 온 몸으로 느꼈던 그녀가 워드를 계기로 자신의 꿈을 향해 세상과 맞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방송에 따르면 에스텔은 23년 전 미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엄마와 주한미군이었던 아빠 사이에 태어났다.

아빠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살기도 했지만 외할머니의 건강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1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할머니의 병세는 더욱 악화됐다. 따라서 엄마의 병간호가 길어지게 되면서 아빠와는 자연스레 헤어지게 됐다.

현재 에스텔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은 모두 4명. 에스텔의 골수팬인 외할머니와 에스텔을 끔찍이도 아껴주는 아빠,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챙겨주는 엄마가 항상 그녀 곁에 있었다. 특히 엄마와 재혼한 새 아빠는 “가수가 되겠다는 에스텔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밝힐 만큼 든든한 보호자로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스러워 했다.

에스텔은 여느 혼혈들처럼 순탄치 못한 성장기를 보냈다. 어린시절은 때수건으로 얼굴을 밀었을 만큼 눈물로 보낸 날들이었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아프리카로 돌아가!” “넌 네 나라에서 살지 왜 우리나라에서 사냐?”라는 심한 모욕과 놀림을 견뎌야만 했다. 자칫하면 방황의 길로 빠질 수도 있었던 성장기였지만 스스로에게 당당해 지려고 애썼다.

이에 대해 에스텔은 “이뤄야 할 꿈과 나에게 사랑과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자신의 당당함의 원천은 가족임을 밝혔다. 특히 “엄마는 딸이 힘들어 할 것 같아 내 앞에서 눈물 한 번 흘리지 않았다”며 “그런 엄마를 이제는 이해한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에스텔은 경기도 파주에선 소문난 가수였다. ‘장파리 에스텔’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노래를 잘 불렀다.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가장 행복했고, 또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모든 이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비록 카페를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는 무명가수였지만 언젠가는 자신만의 노래로 무대에 서겠다는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다.

이런 그녀의 바람이 이뤄진 걸까. 에스텔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까만 피부에 제대로 노래를 배워 본 적도 없는 그녀에게 국내 모 매니지먼트사가 오디션 제의를 했던 것. 이에 에스텔이 본격적인 가수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방송에서 전한 에스텔의 사연에 시청자들은 응원의 메시지로 화답했다. 한 시청자(sdm26)는 “방송을 보면서 미운오리새끼가 생각났다”며 “편견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앞에선 별거 아니니 목표를 꼭 이루길 바란다”라는 격려의 소감을 밝혔다.

하인즈 워드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에스텔. 하인즈 워드가 미식축구볼로 혼혈의 장벽을 넘어선 것처럼 그녀 역시 노래로 세상에 당당히 설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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