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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트리

노소연 |2006.06.14 10:37
조회 102 |추천 0


 

 

 

 

 

       

        

        수 "

        섬약한 음성

        창백한 얼굴빛

        두려움과 불안을 간직한듯한 눈동자

       

        원영 "

        자유로움을 꿈꾸는 영혼의 갈망

        투박하고 억척스런 그녀의 삶

        순수함과 어리석음으로 가득찬 눈동자

 

        그들은 외딴섬

        태양이발소 " 에 함께 산다 .

        

        수 " 는 이발사이고

        원영 " 은 오토바이를 타고 퀵서비스를 한다 .

        수 " 는 원영의 아침상을 직접 차릴 정도의 섬세하고

        자상한 남자이다 .

        그들의 일상은 그렇듯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 하다 .

        사실 원영의 직업은 그리 좋은것이 아니다 .

        남자들이 주를 이루는 업이라 직장내에서 빈번히

        이루어지는 성희롱과 손가락질은 견디기 힘든 그것이다 .

        그뿐 아니라 꽃배달이나 선물배달을 하는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핀잔을 받기 일쑤이며 욕지거리를 얻어듣는다 .

        몸과마음이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원영 " 의 오토바이 .

        하루영업을 마친 수 " 는 원영 " 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갖는것이 행복하다 .

        그러던 어느날 ,

        수 " 의 어릴적 친구였던 병호 " 가 불쑥 찾아든다 .

        뜻밖의 손님에 수 " 는 어리둥절하고 ..

        병호 " 는 아무렇지 않은 듯 배를 타러 왔노라고

        출항하기 전까지 머무르겠다고 한다 .

        그들은 옥상에서 조촐한 술자리를 한다 .

        병호 " 의 음성은 씩씩하고 남자다움이 있다 .

        " 몇년 산속에서 전신주 다는 일을 했어 .

          돈이 되긴 하지만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아 . "

         원영 " 낯선 병호 " 가 싫지 않은 듯 연신 말을 붙인다 .

         " 그럼 이 시멘트 옥상에다 나무 심을 수 있겠네요 ? "

         병호 " 엉뚱한 질문을 하는 원영 "을 보고 미소가 떠오른다 .

         " 그럼요.. 이래뵈도 나무박삽니다 .. 무슨나무 심어줄까요?"

         " 해바라기요 .. "

         " 웬 해바라기 ? 왜 하필이면 해바라기예요 ? "

         " 예쁘잖아요 . 음.. 또 씨도 먹을 수 있고 .. "

         병호 " 또 한번 너털웃음을 짓는다 ..

         수 " 는 대화를 나누는 그들을 보며 묘한 질투를 느낀다 .

         언짢은 맘을 어찌할 수 없는 수 " 에게

         병호 " 는 옥상에 설치된 텐트안에서 지내겠다한다 .

         그날밤 .

         병호 "는 잠이오지 않아 2층방을 기웃거리다가

         수 " 와 원영 " 의 섹스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

         수 " 는 성불구였다 .

         병호 " 는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린다 .

         며칠후 .

         병호 " 는 퇴근하여 돌아오는 원영 " 을 보고 시내로 나가자

         한다 . 원영 " 의 오토바이를 타고 둘은 시내의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

         스테이크를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원영 " 은 포크와 칼을 어 

         떻게 사용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병호 " 는 그런 원영 " 에게 모션까지 취하며 예의 씩씩하고

         유쾌한 설명을 하며 웃는다 .

         어쩐지 기분이 좋아진 원영 "

         퇴근시간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원영 " 을 기다렸던 수"

         병호 " 와 원영 " 이 함께 돌아오자 기분이 씁쓸하여 불쾌하

         다 .

         병호 " 와 원영 " 의 안색은 홍조를 띠며 들뜬 모습이다 .

         수 " 에게 함께 술이나 한잔 하자며 옥상으로 올라가자 하고

         수 " 는 이발소 정리를 좀 하고 올라가겠다고 한다 .

         그사이 .

         병호 " 와 원영 " 은 먼저 옥상으로 올라가고 .

         몇마디의 대화가 오간다 .

         병호 " 는 원영 " 의 입을 강제로 맞추고 순식간에 텐트로

         데리고 들어간다 .

         어떤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수 " 는 꼼꼼한 성격탓에

         이발소 정리를 말끔히 마치고 술안주로 찌게까지 끓여

         옥상으로 올라온다 .

         병호 " 와 원영 " 좀전과 달리 말도 하지않고 ..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

         수 " 는 그런 분위기가 의아하지만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

         다 .

         그일이 있은 후 병호 " 와 원영 " 의 관계는 달라졌고 .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

         돌아누운 병호 " 에게 원영 " 은 말한다 .

         " 나 .. 행복한 것 같아 . "

         병호 " 는 차갑게 말한다 .

         " 누군가 말하더라 . 행복은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거라

         고 ..  나한테 정주지마 나 곧 떠날 사람이니까 .. "

         원영 " 은 병호 " 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한다 .

         그의 점퍼를 세탁해서 정성껏 널어 말리고 ..

         그를 위해 새하얀 드레스도 구입한다 ..

         어느날 수 " 가 잠든사이 옥상으로 올라간 원영 "

         잠시후 원영 " 과 병호 " 의 대화를 듣게되는 수 "

         모든 사실을 알아버린 수 " 는 더욱더 원영 " 에게

         집착하게 되고 .. 그런 수" 가 원영 " 은 싫기만 하다 .

         병호 " 의 출항 날짜가 내일임을 알려주는 전화를 받은

         수 " 는 기쁜마음에 파티를 준비한다 .

         한편 원영 " 은 병호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중 원영의

         긴머리가 귀찮다며 화를 내었던 병호의 말이 떠올라

         미용실을 다니며 삭발을 해달라  부탁하지만 번번히 거절

         당하고 만다 .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빈번한 치욕에 그날따라 원영 " 은

         참을 수 없어 화이바로 상대남자의 머리를 후려친다 .

         그시간.

         병호 " 는 동네의 다방아가씨와 술을 마시며 노닥거리고 .

         집으로 돌아온 원영 " 에게 수 " 는

         병호 " 의 출항이 내일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

         원영 " 은 술을 마시며 수 " 에게 화를 낸다 .

         " 다 너때문이야 .. 니가 머리를 잘라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난 이머리가 싫어 . 정말 지긋지긋해 . 넌 언제나 니맘대로지

         병호 " 가 이곳에 같이 머물 수 있도록 해 . 그가 원하는대로

         해주란 말이야 .. "

         수 " 는 원영 " 의 말에 분노한다 .

          " 귀찮은 존재가 없어지는 것 뿐이야 . 니가 언제부터 병호

          를 알았다고 병호병호 하는거야 !! "

         수 " 는 원영을 뒤로하고 잠을 청한다 .

         자정이 될무렵 .

         원영 " 은 하얀 드레스를 꺼내입고 가위로 머리를 제멋대로

         싹둑 잘라버린채로 수 " 를 내려다보고 있다 .

         잠에서 깬 수 " 는

         " 너 미친거 아니야 ? "

         원영 " 은 울부짖는다 .

         " 너야말로 미친거 아니야 ? 너희엄마가 미친년 이었다면서

         머리가 돌아서 바다에 빠져 죽은거 아니야.. 병호한테 다 들

         었어 .. 난 니가 정말 싫어.. 생각해 봤는데 내가 제일 싫은

         사람은 바로 너라구 "

         수 " 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

         수 " 의 어머니는 태양이발소 가 있는 이자리에서 미용실을

         했었다 . 하지만 정신이 온전치 않아 수 " 를 여자아이라 생

         각하여 머리도 길게 기르게 하였던 것이다 .

         그래서 수 " 는 늘 동네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었고

         결국 수 " 의 어머니는 바닷가로 걸어나가 빠져죽게된다 .

         수 " 에게는 긴머리카락에 대한 동경이 있다 .

         어머니의 부산물이며 자신의 치부이며 아픔인 것이다 .

         원영 " 은 머리를 잘라달라며 울부짖는다 .

         " 병호는 돌아오지 않으려나봐 .. 내머리나 잘라줘..

         너까지 날 무시하니 ?? 제발 내머리좀 잘라줘 .. "

         수 " 는 가위를 든다 .

         " 내가 잘라줄께 .. "

         싹둑 싹둑 싹둑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

         가위질 하는 소리가 한참 났을즈음 ..

        

         원영 " 의 얼굴이 몸에서 툭 " 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

         수 " 는 머리칼을 자른 것이 아니라 목을 잘라냈던 것이다 .

     

         새벽녘..

         수 " 는 짐을 싸고 옥상으로 올라간다 .

         텐트안에는 술에 취해 자고있는 병호 " 가 있다 .

         병호 " 가 며칠전 그에게 같이 이발소를 운영하자며

         비아냥 거린것을 떠올리며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

         수 " 는 병호 " 의 손바닥에 이발소 열쇠를 쥐어주고

         이발소를 나선다 ..

         마침 눈발이 흩날린다 ..

         목이말라 잠에서 깬 병호 " 는

         물을 마시려고 2층으로 내려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킨다 .

         그리고는 맨발로 아무도 없는 방안으로 들어가 다시 잠을

         청한다 ...

         엎드려 자고 있는, 코를 골며 자고있는,

         그의 뒷모습에 드러나는 발바닥엔 ..

         새빨간 핏방울이 흥건히 젖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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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트리 .

            결국 가짜였군 .

            원영 " 은 알고싶다 했어 .

            사랑은 어디갔니 .

           

            온전치 않았던거다 .

            수 . 원영 . 병호 .

 

            그들의 플라스틱 사랑 .

            숨쉬지 않는 나무였을 뿐이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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