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굴에서 무엇을 원하나요?
인간 쓰레기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대체 무엇을 원하십니까?
악한과 어울려 술주정뱅이처럼 지껄이며 사는 혼탁함 삶을 원하십니까. 제 아무리 훌륭한 인간들을 모아놓는다 하더라도 그속은 더욱 음산해질 뿐입니다. 대체 이따위 곳에서 뭘 원하십니까? 집단의 간사함이 마치 지겨운 생쥐처럼 들끓는 이곳에서 그들의 추악한 표정과 더러운 눈빛이 사방에서 뻗쳐오는 소굴 따위입니다.
"내 마음은 웃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식이라는 막강한 무기로 스스로 더욱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진화'라고 착각하는 못된 무리들이죠.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혹은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해질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것만 같습니다. 앞만 바라보고 모두 부셔버리고 갈아마셔버리는 지저분한 파괴자입니다.
세상은 미치광이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광인의 무리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지요. 이탈이란 바로 고독인데 그 고독이란 우리에게 가장 치명적인 고통이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기 싫어 그저 대열에 속해 스스로을 소시민으로 전락시키고 마는 것입니다. 날아갈 수 있는 새임에도 불구하고 안이하게 바닥에 배를 붙이고 그저 '안전' 이라는 궁상맞은 상태를 갈구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경멸하면서도 마주보며 아부하고, 상대방을 이기려하면서도 허리를 굽혀 양보하는 웃기지도 않은 것들이죠.
"인간이란 얼마나 이상한 행동을 합니까!"
저는 이제 야비하고 가소로운 무리에 섞이지 않으려 합니다. 그 같은 역할을 한 평생 맡으며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더러운 거짓의 구덩이에서 그들과 몸을 부대끼며 살만큼 저는 속이 좋지 못합니다.
세상으로 나오라는 졸라의 물음에 세잔은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난 악한과 어울리고 싶지 않다."
정직한 대답입니다. 세잔은 그림을 그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정직과 완벽한 구도라 말했습니다. 색채와 형태, 구도에 있어서 무엇보다 정직한 것이 가장 훌륭한 작품을 완성시킨다 믿었던 것이지요. 그는 정직했기에 그와 같은 그림을 그렸고 악한과 어울려 어중이가 되는 꼴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에밀 졸라 같은 얼간이는 되지 않아야겠지요. 그저 더러운 부르주아인 것입니다. 썩은 와인이나 마셔대며 밤낮으로 매음굴에서 창녀들과 관계나 가지는,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진지한 작품을 만든다고 떠들어대는 비열한 얼간이인 것입니다. 정말 웃기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코미디인 것은 사실이군요. 웃어주겠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원칙보다 사람이 더 좋다'라고 말했지만 저는 '사람'보다 '원칙'이 더 좋습니다. 가령 저의 원칙 중 하나를 들자면 개나 사람이나, 개미나 사람이나 같다는 것이지요. 티끌만한 차이도 없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도 어지간한 휴머니스트인가 봅니다. 그것은 곧 집단이기주의를 뜻하지요. 인간 전체를 사랑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사랑이라 개뿔이 사랑입니다. 집단에 속해 그곳의 편안함과 안정됨을 바라며 결국은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를 원하는 족속들인 주제에 휴머니즘이니 나발이니 하며 가식을 떠는 것입니다. 그러니 원칙보다 사람이 더 좋다니 나발이니 하는 것이죠. 나중에 원칙으로 자신이 교수대에 오르는 날에나 써먹으려는 속셈입니다. 미친 사람이죠.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마무리를 하죠.
이런 소굴에서 뭘 원하십니까?
아무것도 원하지 마십시요. 그저 모든 것이 무의미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