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신을 벗으라'라는 책을 읽고
2006. 5. 11. 목
주안장로교회 청년 3부
77또래 김 범 두
오지현 목사님께서 숙제로 내주신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고, 주변의 사람들의 권유도 있고 해서 이 책을 구입한 것이 약 2개월 전, 3월입니다.
책값을 치르며 두께를 보고는, 생각보다 얇아서 우습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중간까지 흥미롭게 술술 잘 나가던 진도가 꽉 막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방 한구석에 툭 던져놓고는 가끔 눈에 띄일 때마다 읽어보기를 몇 차례 시도해봤지만, 여전히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책 속의 '포기'라는 단어가 마음속으로 생생하게 살아 걸어들어오는 희한하고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이 놀라운 일을 이야기하기 위해, 잠시 제 사랑에 관한 설명을 하겠
습니다.
배우자 기도를 하던 중 교회에서 만나게 된 자매가 있습니다. 편의상 그녀에 대한 호칭을 '짱구'라고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고 그저 다른 자매를 보는 평범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짱구가 자신의 시험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제 안에 있는 예수를 믿는다고 했습니다.
회심한 이후로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인정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 말이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부터 그 자매의 기도 제목을 놓고 불같이 기도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그 때부터 그 자매, 즉 짱구가 자주 생각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청년부 공동체의 다른 형제 자매들과 마찬가지로 기도만 부탁받았고, 또 부탁대로 기도만 할 뿐인데 왜 자꾸 생각날까?
내 스타일도 아닌데. 예쁘지도 않고. 바짝 말랐고. 그런데 왜?
그렇게 궁금해하며 교회 생활하다가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짱구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날이 이렇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토요 예배후에 조모임 성경공부를 마치고, 각자 집으로 헤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짱구는 자전거를 타고 혼자 씩씩하게 다니곤 했어요. 그런데 그날 따라 손을 흔들며 가는 짱구의 뒷모습이 왜그리도 애처롭게 보이던지.......
바래다주마고 했지만 괜찮다며 자기는 형제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래 그렇구나.......'하고는 돌아서서 원래 얻어타고 가던 형님 차에 타기 위해 걸어가는데 다시 한 번 짱구가 자전거를 끌고 건널목에 서있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짱구에게는 남성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숨어있나 봅니다. 그때부터 그런 증상이 생기더군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아요. 옆에서 차를 같이 얻어타기로 한 조장 누나가 뭐라고 뭐라고 시끄럽게(죄송) 열변을 토하는 데도, 진실로 무슨 말인지 안들렸습니다.
제 머리와 가슴속에서는 온통 '바래다주고싶다' '짱구를 집까지 안전하게 바래다줘야해' '집에 바래다주고싶어'이런 생각뿐이었어요.
이 글을 쓰는 본인은 굉장히 다혈질이 많습니다. 맘먹은 것이 남에게 해가되지 않는다 싶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곤 합니다.
저 달리는 차에서 내렸습니다. 아......... 물론 차를 세우고 내렸지요. 형님과 누님에게 양해를 구하고요. 이렇게.
"형, 누나! 저 짱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니, 좋아해. 집에 바래다줘야 맘이 놓이겠어. 안그러면 오늘 밤 잠을 못이룰거야, 아마도."
그리고는 차 세워달라고 했더니 진짜냐고 되묻더군요. 다혈질인 저는 진짜라고 버럭 소리지르며 차를 세우고 내렸습니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 뒤의 일은 읽는 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하하하! 너무 잔인한가요? 허허허허
짱구와의 교제를 글로 쓰자면 A4용지 250매라도 부족할 것입니다. 그만큼 깊이 좋아하고 그녀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때로는 우상화(하나님보다 짱구를 더 사랑하고 많이 생각하는 잘못)시켜 벌받기도 하고........
매우 다양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포기'에 관련된 것이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합니다.
저 짱구를 좋아합니다. 사랑합니다. 결혼하고 싶습니다. 가지고 싶어요. 하지만 그녀는 몇개월째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괴로워요. 제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처음으로 이 책을 읽고는 충동적으로 '그래 짱구를 포기하자!'해봤는데 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가슴으로 내려오는 시간이.......
아까 언급했던 희한하고 놀라운 일은 바로 어저께 일어났습니다.
그녀의 야속함에 한참을 펑펑, 엉엉 울고난 후 속이 조금 시원해져서 친구와 대화도 하고....... 마태복음을 읽고, 서성거리며 스스로 자문자답을 하던 중에 깨달았습니다.
그래. 포기하지 않아서 괴로운게야. 포기하지 않아서 시험들고, 포기하지 않아서 욕심을 내고, 그녀를 가지려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아서 스트레스받는거야. 원인은 그녀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꼭 쥐고있는 나다.
주님! 짱구를 포기합니다. 여전히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그녀를 가지고싶어하고 사귀려고 하고 결혼하고자 하는 마음 모두 주님께 드립니다. 오로지 평생 그녀의 행복을 위해 중보할 수 있도록 기름 부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저 평온합니다. 기뻐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책 표지에 적힌 '포기에서 오는 진정한 자유'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자유함과 평온함을 누리며 행복해하고 있는 김범두였습니다.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이 모든 영광 주님께 바칩니다! 주의 영광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