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에서 퍼 왔습니다.]
2006년 6월 14일
오후 8시30분 ..깊은 잠에 빠진 난 전화 한통에 잠이 깼다.
반장님왈 시청에 예상 인원 보다 훨씬 많아서 11시까지 현장 대기해라
통화를 끊고 저녁밥으로 삼겹살을 먹고 시간을 기다렸다
2002년 거리 응원문화가 외국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는데..
(알다시피 경기종료후 스스로 치웠다..)
후~별거 아니겠지.
밤 11시..막사에 들어갔다..반장을 포함한 몇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들어간지 5분만에 현장으로 가자고 한다.
어떻게 가죠? (알아서 오란다)
동료에게 어떻게 갈거냐고 물으니 지하철 타고 간단다.
(복장 갖추고 비싸루 들고 가겠는가 ..난 쪽팔려서 그리 못간다..^^;)
비싸루 하나 들고 자전거 타고 정신없이 시청까지 갔다
현장에 도착하니 제법 많은 인파와 전경버스 교통경찰들이 눈에 띈다
시청 뒷편이지만 제법 사람들이 많다.
구청직원의 한마디
"오늘 가로차 3대(도로청소차)와 압축차(쓰레기 싫어 나르는 차) 2대 지원나왔다"
하지만 내생각엔 가로차/압축다 둘다 지원할수 있는 만큼 지원했음 하는 바램이었다.
도착한지 몇분만에 골이 터졌나 보다 ..함성소리가 들린다.
동료 한마디가 들려온다 ..." 오늘 날셌네.. 확져라~" (하지만 이겼다..^^)
( 이 동료는 뭔가 직감하고 있나보다 )
아~쓰바 사람이 별로 없는 시청 뒷편이지만 그래도 쓰레기장이다.
전체적으로 이정도만 되도 좋겠다.
우리와 자원봉사자가 있으니 말이다..
우린 집합장소인 시청 옆으로 갔다.
각 방송국 기자는 단독으로 나와 취재를 하고 있다
그중 한 기자는 청소 책임자인 청소행정과 과장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청소반장님께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방송국 기자들이 우릴향해 카메라를 들이 댄다 ..(좀 도와 달란다)
나도 카메라를 향해 설레설레 손짓했다
그중 몇사람이 인터뷰에 응해줬다
아마도 현재 거리청소에 대한 진행상태를 묻나보다
경기종료인가 보다 ..
조촐한 폭죽이 터지고 ..사람들이 점점 빠진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사람이 어느정도 빠진 시청 주변을 보는 순간 담당자들 당혹스런 표정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우린 차마 할말이 없다..한숨만 내쉴뿐이다..
한눈에 봐도 ..청소 인원과 지원 차량이 턱없이 부족함을 알수 있었다.
우선 우리(미화원)들은 제빨리 쓰레기 모아 놓은것과 담아놓은곳으로 가서 쓰레기를 차에 실는다.
저 멀리에선 가로차가 열심히 거리를 쓸고 가로차 뒤엔 물차가 연신 물을 뿌리고 있다
그 와중에 방송국 기자가 재빨리 와서 인터뷰 요청을 한다.
바쁜 와중에 이런 기자가 밉다..하지만 방송에 나가서 나쁠건 없다 ..그래도 인터뷰 요청은 거절했다..
기자 질문중엔 ..현재 여기(시청주변) 쓰레기가 몇톤이나 될거같냐는 질문과 이렇게 청소하는데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이었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건 아니지만..몇톤이 될런진 상상도 안간다.
하고 싶은말은 ㅆㅂㄴ
쓰레기 얼마 실지도 않았는데 더이상 실을수가 없단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압축차 ..거리엔 온통 쓰레기..쓰레기 치우는 몇 안 보이는 자원봉사자들..
어떻게 갑자기 검정 아스팔트가 형형색색 도로로 되었는가 ..
시청을 임대한 모 기업은 정작 뒷마무리는 책임이 없는건가 ..
자원봉사자들도 엄청난 쓰레기 거리에서 방황하고 넋을 잃은 표정이다
우리들 눈에도 그들이 쓰레기 치우는 모습이 힘 없어 보인다 .
봉사자중 한사람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쳐다보지도 않고 무심히 지나가는 시민들..
달리는 차량위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열심히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사람들 ..
이에 반응하지 않는 시민들..뭔가 이상하다
2002년도만 해도 외쳐대면 따라서 대한민국을 외치지 않았던가..
( 정말 인터넷 뉴스 기사대로 무슨 공연 보고 나온 사람들같다.)
우리가 도로를 쓸고 있어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체 대한민국만 외쳐대는 차량속의 사람들.
우린 위험속에 무방비 상태였다..교통통제 인원은 찾기 힘들다.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은가..기분 내키는 대로 달리다니..
인도를 쓸고 있는동안 폐지수집하는 아저씨가 열심히 종이를 리어커에 실어간다
너무 많아서 가져가기 편한건만 실어가겠단다 ..
동료가 물어본다. 배고프지 않냐고..난 괜찮다고 했다.
음식 지원조차 없는 마당에 참 안쓰러운 말이다.
청소하다가 거리에 버려진 물을 주워 마시는 동료가 눈에 띈다.
다른 동료는 나에게 슬며시 햄버거를 건네준다 ..
개봉안한 새것이라면서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버려진 햄버거일것이다..
지갑에 돈은 조금있긴했지만 편의점조차 근처에 안보인다
그리고 이 상황에 혼자 빠져나와 사먹기 힘든 분위기다.
아마 혼자 이탈했다면 왕따를 당했을 것이다.
청소는 계속 진행 되었다
장사하다 남은 김밥을 자연스레 건네주는 장사팀이 있다.
하나 받아 들고 먹으면서 장사하는 사람들 눈치를 봤다
그런데 물은 주기 싫어 하는 눈치다.
(김밥은 놓고 가면서 왜 물은 들고 가는지..)
이런게 바로 생색내긴가 보다.
어차피 김밥은 가져가봤자 짐만되고 상해버릴것이다..
버리고 가느니 인심쓰는게 좋았을 것이고..
(받는 마음을 이리 표현하면 안되는데 ..물을 안주니..)
김밥 먹는데 목이 메여 할수없이 가서 슬며시 물 하나 집어왔다.
멀뚱멀뚱 보기만 할뿐 다행이 머라하진 않았다.
먹으면서 괜시리 장사사람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당장 먹고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뿐이다.
김밥을 먹으면서 앞을 보니 저멀리 6박스 정도 되는 라면박스 크기정도의 종이박스가 보인다.
동료에게 물어보니 저것이 다 버리고간 김밥이란다..켁~
음료수도 나눠주는 장사팀도 있었으나 수량이 턱없이 적다.
음료수는 싫다고 거절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
어느새 시간은 새벽 두시를 넘어 세시쯤 됐을 것이다.
정말 누구 말대로 날센다.
얼만큼 청소를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무작정 정신없이 퍼 담고 쓸고 또 쓸었다.
난 청소 도중 바닥에 떨어진 캔콜라를 발견하고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왜그랬는지 웃음 밖엔 안나온다.
우리에게 맡겨진 구역을 청수후 우린 모여 쉬고 있었다
이제 할일은 쓰레기를 실어 보내는 일인데 차가 안온다.
누군가 도시락이라면서 박스체 들고 온다
속으로 그래도 식량 지원은 늦게나마 나오는구나 생각했다
난 쉬면서 기자와 얘기하고 있었다 ..저멀리 동료를 쳐다보니 나더러 와서 먹으라고 손짓한다
물 마시러 잠깐 가니 ..동료가 챙겨줄때 먹으란다..
사람들은 너나 할것없이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있다
그래서 서울시에서 지원해준 거냐고 물으니 ..주워온 거란다.
(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이런 상황이 될줄 모르고 서울시에선 우리에게 줄 음식을 준비를 안했을테니..)
식사후..휴식을 취한다.
각자 편한데로 전철역주변 잔디에 드러누운 사람 겉터 앉은사람 가지각색이다.
역시나 쉬는것도 초라해 보인다..시민들이 본다면 우리를 꼴불견으로 봤을진 모르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다
벤치에는 응원나온 시민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누워 자고 있다..
쉬고 있는 동안에 어느새 시간은 새벽 3시50분쯤 됐다. 집합명령이 떨어졌다.
총 책임자가 지시를 내린다..
"우선 여기 모인 사람들께 사과의 말씀 드려요.."
"갑작스런 상황에 음식조차 준비못했습니다"는 말과 함께..
각 숙소로 돌아가서 원래 자기 담당구역 새벽작업만 하고 퇴근하라는..
19일에 치뤄질 경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 구역 청소하고 또다시 시청으로 가야한다 ..
이젠 겁이난다..
2006년도는 최악의 쓰레기 재난의 해~ 라고 표현하고 싶을뿐이다.
국민들에 대한 실망감...
그래도 아직은 대한민국이 이겼음 하는 바램이 든다.
중구 구청 환경 미화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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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버지도 환경미화원이시라..
고생하시는 모습이 훤히 눈에 밟힙니다..
특히 이번 프랑스전 경기하는 새벽 4시에 일을 나가셔야 되는데..
응원을 열심히 하고, 뒷정리도 깨끗히 하는 문화시민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줍시다..!
붉은 악마 Yes..! 하지만, 홍마는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