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서 부쩍 붉은 악마에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올라오고 있는 것 같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붉은 악마라는 이름에 관해 크게 불만이 없는 사람입니다. 또한 언론이나 기업등에서 전 국민을 싸잡아 붉은 악마라고 이야기를 해도 크게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붉은 악마 정회원이 아니며, 또한 붉은 악마 홈페이지에도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1. 원래 외신들은 붉은 악령이라는 말을 썼는데 번역과정에서 붉은 악마로 바뀌었다.
-> 붉은 악령에서 붉은 악마로 바뀌는데 왜 꼬투리를 잡는이 이해가 안갑니다.
동양적인 의미에서 악령은 '인간에게 재난을 가지고 오는 악한 귀신' 이라는 존재이며, 동양적인 의미의 악마는 악령에 크게 벗어나지 못한 존재입니다. 기독교 사상이 강한 서양처럼 창조주에 대항을 할 만한 세력도 힘도 가진 존재가 아니지요. (동양적인 악마와 서양적인 악마의 관한 문화적 차이는 용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양에서는 용을 상당히 신비롭고 신성스런 생물체로 인식을 하는 반면에, 서양에서는 악마와 같은 존재로 보지요.)
어짜피 동양적인 사고관에서는 악마나 악령이나 비슷한 개념인데 더 대중화 된 악마라는 의미를 쓰는 것이 큰 잘못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붉은 악마 측에서는 붉은 악령에서 붉은 악마로 바꾼 이유로 악령이라는 단어보다 악마라는 단어가 더 대중화가 되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바꾸었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더, 붉은 악마라는 이름에 대해 꼬투리 잡으시는 분들은 과연 붉은 악령으로 이름을 바꿀 경우 아무런 불만을 표출하지 않으실 것인지 궁금하네요.
2. 악마라는 단어는 나쁜 의미이다. 이에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겠는가?
-> 악마라는 단어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쁜 의미라는 것은 인정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굳이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서포트 이름을 짓는데 외국인들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왜 외국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으며, 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서포트 이름을 짓는데 간섭을 해야 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이유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납니다.
우리가 다른 나라 식민지 입니까? 우리나라 사람이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외국의 허락을 받고 해야 하는 입장입니까? 왜 그런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는 외국 언론에서 붉은 악마 이름을 가지고 딴지를 걸었다는 소식은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3. 붉은 악마라는 이름 때문에 재난이 온다.
-> 어느 특정한 종교 쪽에서 특히 이런 말을 많이 하더군요.
붉은 악마라는 이름 때문에 신이 노해서 벌을 내렸다나 뭐라나...(태풍 매미가 붉은 악마 떄문에 왔다는 어느 성직자의 이야기를 듣고 웃었습니다.)
원래 우리나라는 여름이 되면 태풍이 오고, 간혹 큰 태풍때문에 피해를 입는 상황이 아니었던가요? 자연 재해도 어느정도 오고 말이죠... 네...붉은 악마 때문에 재난이 왔다고 칩시다. 그럼 붉은 악마가 생기기 이전인 1995년 이전에 우리나라에 내려온 자연 재난은 어떻게 설명을 하실 것이죠? 붉은 악마가 생기는 조짐이 보이자 신이 벌을 준 것이라고 설명 하실 건가요?
이 주장은 하는 종교인은 자신의 종교는 미신을 숭상한다고 광고를 하는 것으로 밖에 안보입니다.
또한 이 주장은 어느 미개 부족이 하늘에서 번개가 칠 때마다 신께서 노하셨다고 엎드려 절하는 행동이랑 오십보백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4. 붉은 악마라는 이름 때문에 혼란이 올 것이다.
-> 지난 토고 전 끝나고 나온 혼란을 두고 이런 말들이 나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단지 우리의 거리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점을 두고, '붉은 악마라는 이름 때문에 이런 것이다', '악마를 숭상하는 자들 답다'등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만약에 우리나라 서포트 이름이 '붉은 호랑이'였는데, 토고전 이후에 있었던 혼란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말씀 하실 겁니까? '역시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 이런 일이 발생하였다.', '호랑이의 야성미 답게 행동한다.' 라고 말씀을 하실 것입니까?
그리고 붉은 악마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2002년, 토고 전과 같은 혼란이 있었습니까? 또한 이번 2006년 월드컵의 프랑스전과 스위스전 끝나고 혼란이 있었습니까? 성숙치 못한 거리 응원 문화를 두고 붉은 악마라는 서포트 이름 때문에 발생을 하였다고 꼬투리 잡는 것은 이 때문에 억지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보태자면, 토고 전 당시 혼란을 붉은 악마 서포트 분들이 부추기지 않았습니다. 단지 붉은 티를 입은 시민들이 한 행동일 뿐이지요...)
마지막으로, 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쓰지 않은 다른 나라 서포트들의 난동은 어떻게 설명을 하실 것입니까? 이번 월드컵때 영국 응원단과 독일 응원단이 난투극을 벌였다고 하지요? (일명 홀리건이라고도 합니다.) 토고전 혼란에서도 대규모 난투극은 벌어지지 않았으며, 오심으로 얼룩진 스위스 전도 경기가 끝나고 붉은 악마는 아무런 혼란 없이 조용히 자발적으로 해체가 되었습니다.
5. 이름이 선과 악을 결정한다?
-> 어느 조직의 이름에 따라 그 조직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에 저는 절대로 동의 못합니다. 저는 그 조직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이름이 아닌 그 조직의 목적이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조직의 이름과 조직의 성격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람 이름으로 '바르게 살라', 혹은 '정직하게 살라' 등의 의미를 가진 이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 모두 아무런 죄도 짓지 않고 이름대로 정직하게 살던가요? (솔직히 제 이름도 이바름이지만 까놓고 말해서 바르게 살 생각 없습니다.)
이름은 하나의 조직이나, 사물등을 지칭하는 것일 뿐, 그 이상 이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름이 무슨 그 조직, 사물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네요...
붉은 악마라는 서포트가 생긴 이유는 '질서 정연한 조직적인 응원을 위해'입니다. 그 때문에 독일로 원정 응원을 가신 붉은 악마 서포트 (여기서 말하는 붉은 악마는 붉은 악마에서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지칭합니다.) 분들은 경기가 끝나고 쓰레기를 줍고 질서 정연하게 퇴장을 하는 등의 모범을 보여 외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악마라는 존재가 언제부터 질서 정연한 것을 좋아하고, 착한 일을 하던 존재였던가요? 붉은 악마 분들은 질서 정연하고 착한일을 좋아하는 악마의 정신을 이어 받아(?)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인가요?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단지 '질서 정연한 조직적인 응원을 하자'라는 목표로 만들어진 붉은 악마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또는 모범을 보이기 위해)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의 끝을 맺으며 하고 싶은 말은...붉은 악마라는 단체는 엄현히 사적인 모임을 가진 단체입니다. 이러한 사적인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를 내부적으로 활동도 하지 않으면서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로 이름을 바꿔라 할 권한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즉, 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바꿀수 있는 권한을 가진 분들은 붉은 악마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는 골수 멤버들이 되겠지요.
또한 붉은 악마라는 이름을 바꾸라는 것에 대한 주장은, 기독교를 싫어하는 제가 '예수 마켓'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를 발견하고는 기분이 상해 그 가게 주인에게 이름이 마음에 안드니 당장 바꾸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악마가 되기 싫다고요? 왜 4500만이 붉은 악마가 되어야 하냐구요? 붉은 악마가 언제 월드컵 기간 동안 자기네 서포트가 되어 활동을 하라고 강요를 한 적이 있던가요? 단지 언론들이 오바를 해서 마치 4500만이 붉은 악마인양 떠들어 재끼는 것을 붉은 악마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붉은 악마에게 따지지 말고 언론사나 해당 광고를 하는 기업에게 따져야지요.
붉은 악마는 조그마한 조직으로 시작하여, 어느사이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직접 서포트를 조직하여 붉은 악마 만큼의 레벨이 되는 서포트로 키우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마치 모든 서포트를 붉은 악마인양 떠드는 언론에 대해 항의를 하여 바로 잡으시던가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