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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선현순 |2006.06.27 16:31
조회 39 |추천 0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초등학교 당시의 나는 세상모르는 천방지축 문제아였다. 친구사이에서도 툭 하면 싸움이나 고집을 피워, 친구가 없었음은 당연했고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때까지 촌지 비스무리한 선물을 선생님에게 갔다줘야했다.

 

뭐 지금은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아 스승의 날 선물도 받으면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되고 있지만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때에는 스승날은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는 날이었고, 집안이 어려운 몇몇의 친구들이 아니면 당연시 됬던 일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때의 일이다. 미술시간에 그림을 그렸고, 교실 뒷편에 철사로 만들어진 빨래줄 같은곳에 50명정도 되는 학급인원중 약 1/3정도의 그림을 걸어놓았다.

 

그곳에 내 그림은 걸려있지 않았고, 나는 선생님께 물었다 '선생님 제 그림은 왜 안걸어주세요?' 그러자 선생님은 빨래집게가 없어서 내 그림을 걸수 없으니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빨래집게를 사와달라고 전해달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 뒤는 너무나도 뻔하지만 어머니는 선생님과 통화후 내가 보기에도 제법 그럴듯하게 포장된 선물을 가지고 학교에 찾아갔고, 뇌의 생각하는 부분을 찾아볼수 없었던 나는 그림을 걸어야 하는대 왜 빨래집게는 안사가냐고 어머니한테 짜증섞인 화를 냈던것이 기억이 난다.

 

빨래집게도 없이 어머니가 학교에 다녀간 다음날 그림은 교실뒷편에 걸렸고, 내가 철이 반쯤들었을 무렵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 들었다.

 

나쁜 관례였다고 개선햐야한다고 잘난척을 하고 싶은것이 아니다. 누구나 선물이나 촌지를 줬고 당연시 되던 시기였기에 그것이 특별히 부끄러운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하고 성인이 되어보니, 빨래집게가 없어서 그림을 못걸었다고 선생님을 믿었던 순순함이 결국에는 상처가 되어있었다."

 

- 2006.06.01 사무실 책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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