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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청보리밭

김지정 |2006.06.28 13:27
조회 38 |추천 2
5월 신록(新綠)의 청초함. 어디 되바라진 한여름 진록(眞綠)과 비교할까. 봄볕 아래 산색 곱던 며칠 전 황토밭에 청보리가 푸른 바다를 이뤘다는 전북 고창군을 찾았다. 여린 초록 청보릿대가 통째로 마을 하나를 뒤덮은 곳. 보리밭에서는 바람결에 초록 파도가 일고 있었다.

발도 들이밀 틈 없이 비탈 밭을 빽빽이 메운 청보리. 엄동설한에 싹 틔운 뒤 봄볕 아래서 훌쩍 자란 보리는 6월 황금빛으로 변하기에 앞서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건듯 분 바람결에 청보리의 풋풋한 풀내음이 실려 온다. 세련 우아 고상 화려가 미덕인 요즘 세상과는 거리가 먼 내음. 그래도 사람들은 이 냄새, 이 빛깔에 울컥 감동한다. 최첨단 기술로도 만들 수 없는 ‘자연’은 그래서 위대하다.

공음면 선동리의 학원(鶴苑)농장. 느릿한 금이 서두름 없이 이어진 낮은 구릉의 위아래가 온통 보리밭이다. 청보리의 초록빛, 그 옆 인삼밭 그늘 막의 검은빛. 두 색은 찬란한 봄빛 아래서 충돌한다. 한 서양 미술작가의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는 ‘설치예술 작품’, 바로 그 풍경이다.

청보리밭. 그저 바라다보기만 해도 가슴 뿌듯한 이 땅의 이 풍경. 인공이란 전혀 느낄 수 없는 자연의 빛깔 그대로인 덕분일 터. 그 느낌, 골프장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보리밭에 깃든 사연까지 알게 되면 감동은 깊이를 더한다. 보리밭 가꾼 이의 소박한 꿈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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