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진 실장6월의 끝자락..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벌써 7월이 성큼 다가왔다.
그도 그럴것이 우린 “2006 독일 월드컵” 으로 한 달 앞선 6월을 맞이했다,.
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면 약속이나 한 듯 붉은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뛰쳐나와 대한민국을 외쳤고, 모이기만 하면 축구 얘기로, 6월은 그야말로 축구 때문에 살고 경기의 승패에 따라 울고 웃었던 한달이었다.
또 하나 축구와 함께 대한민국의 브랜드로 생겨난 것이 거리응원이다.
이젠 대한민국 응원문화 하면 “거리응원”이다.
토고전, 프랑스전. 그리고 스위스 전에 거리로 뛰쳐나온 인원은 486만명(토고전 218만, 프랑스전 100만, 스위스전 168만 명)으로 상상도 못할 인파가 거리응원에 함께 했다.
마술이라도 걸린 듯 시청광장과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중심으로 모여들어 한 목소리로 태극전사를 응원했다. 더욱이 이번 독일월드컵은 우리시간으로 새벽이나 밤에 경기를 했는데도 시간에 상관없이 경기에 있을 때면 잠을 못자더라도 거리응원에는 동참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6월 24일 스위스전 에서의 안타까운 패배로 한 달 여간의 기나긴 월드컵 축제는 막을 내렸고,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거리 응원을 표현하자면 2002년의 경우, 승승장구하는 대표팀의 모습에 거리응원이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시트콤이었다 한다면 이번엔 준비부터 남달랐다.
꼭지점 댄스부터 시작하여 도깨비 뿔, 삼지창 등 응원 도구가 대거 등장했고 붉은 악마 티셔츠 대신 태극기를 응용한 옷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화려하고 좀더 과감해진 거리응원 풍경에서 단맛과 쓴맛을 동시에 겪은 한달이었다.
실망으로 시작한 거리응원
2002년 월드컵 경기응원은 위대했다.
한국축구가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것도 대한민국을 알렸지만 그보다 국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 준 것이 더 큰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거리응원에 나선 사람들은 쓰레기 줍기, 안전사고 줄이기, 폭음 하지 않기 등 국민 스스로 지켜야 하는 공중도덕과 생활질서 등 최소한의 것을 지키려 노력했고 또 지켰다.
그래서 이번 독일월드컵 거리응원에서 국민들이 보여줄 자세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했고 우리도 주목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너무나도 챙피했다.
우리의 첫 상대 토고와의 경기가 있던 날,
수백톤에 이르는 쓰레기는 응원이 끝난 거리를 채웠고, 응원에 중점을 두었다기 보다는 특정 업체에서 준비한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을 더 중요시 하게 생각한 것도 사람도 많았다.
또한 과감해진 의상으로 인해 인터넷에서는 “거리응원 중 치한 조심하기”가 순위에 오르고 토고전 경기가 끝난 뒤에서 변태행위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진도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월드컵 거리응원은 지나친 상업주의로 진정한 월드컵 축제가 아닌 월드컵 특수를 누린 장사꾼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경찰이 거리응원 장소마다 동원 되었으나 경기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사건사고가 줄지어 일어났다.
예상했던 큰 사건은 없었다고 하나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못 들어가게 말리는 경찰과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다툼, 억지로 담을 넘다가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가 생기기도 했다.
그래도 희망을 보여준 거리응원!!
프랑스전과 스위스전 에서는 국민 스스로 느껴서 였을까?
거리로 응원을 나오는 사람들의 손엔 쓰레기 봉투를 준비하고 있었고,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는 자체 제작해온 빨간 쓰레기 봉투를 현장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가거나 한곳에 모아두는 모습을 보여줬다.
토고전과 비교하여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는 반 이상이 줄었고 그 자리에는 자원봉사를 자청한 시민들만 해도 200명이 넘었다. 새벽에 있었던 경기인데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길 걱정했던 교통체증도 없었다.
이번 거리응원 당시 발생한 사건 사고는 서울시 소방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187건( 토고전 44, 프랑스전 52, 스위스전 91건) 으로 사고는 두통 34, 찰과상 29, 타박상 24건으로 경미하였고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20대 여자는 47명, 남자는 40명, 10대는 41명 30대는 21명, 10살 미만 어린이들은 8명으로 밝혀졌다. 우려했던 카퍼레이드나. 난동에 가까운 뒷풀이도 없었다.
16강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하면 ‘거리응원’을 떠올릴 만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었고 월드컵을 계기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단합과 열정을 보여준 셈이다.
토고전 때 문제가 됐던 거리응원의 무질서한 모습의 부작용이 오히려 시민의식이 성장하는 또하나의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거리응원은 단지 즐기는 시간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한 시간이었으며, 스스로 배우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포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6월이라 생각한다.
축제는 끝났다.
행복했던 6월. 그리고 하나됨을 알린 6월.
다가올 2010년 월드컵 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알릴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거리응원’의 종주국인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12번째 선수가 되어 스스로 안전한, 건강한 응원 문화를 만들어 보여 줄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