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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와 촘스키에게서 온 메일

김태원 |2006.07.01 02:07
조회 80 |추천 0
 

맨큐와 촘스키에게서 온 메일



하고 싶은 일에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마지막 순간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 여행 원칙이며 내 인생의 대 원칙이도 하다.

                                         - 한비야 -


 당신은 한비야씨의 멋진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당신의 친구 누군가가 미국에 가서 맨큐와 촘스키를 만나고 오겠다고 말했다면 ‘그래도 그건 좀 무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학생에게 가장 만나고 싶은 학자 두 명을 꼽으라면 아마 ‘맨큐의 경제학’으로 친숙한 하버드의 맨큐 교수와 세계적인 석학이자 언어학자인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석좌교수 촘스키를 손꼽을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이름마저도 왠지 똑똑할 것 같다는 뉘앙스가 팍팍 풍기는 맨큐. 1958년생인 맨큐 교수는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거쳐 84년 MIT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85년에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긴 후 1987년 최연소인 29세에 정교수가 됐다. ‘맨큐의 경제학’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우선 맨큐 교수의 약력을 보고 입이 벌어졌을 것이고, 어려운 경제학 개념을 쉬운 이야기로 풀어놓은 책 내용을 읽으며 경제학이 왠지 쉬워보이다가도(시험보기 전까지만^^) "도대체 맨큐는 사람이긴 한거야?"라며 감탄을 살짝 의문문으로 바꿔버리는 언어유희도 했을법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외계인 같은 이 사람’을 한번 쯤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맨큐의 경제학’을 펴면 친절하게 맨큐 교수의 이메일주소가 나와 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MIT의 교수인 촘스키를 설사 뭐하는 사람인지 모른다고 해도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의 든 타의 든 한번 쯤 그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미국 CIA에서 경호원을 붙여서 보호 한다’, ‘다방면에 정통한 촘스키 교수의 무한한 연구 능력 때문에 수만 명의 학자들이 밥을 굶게 생겼다’, ‘이미 2년의 스케줄이 모두 정해져 있다’는 등 ‘카더라 통신’일지 몰라도 그럴듯하게만 들리는 바로 그 사람. 미국 여행 중에 만난 MIT의 한 학생이 “저도 촘스키 교수를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라고 하는 말을 들으며 정말 촘스키 교수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촘스키 교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행운으로 책을 통해 그의 지적 열매를 전해 받는 것으로도 감사해야 할 인연이었을지도 모른다. 맨큐 교수와는 또 다른 묘한 지적 느낌이 드는 그의 이름은 이미 지성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2005년 2월 'MicroSoft의 One note 공모전 수상자'들과 함께 미국 여행을 하게 된 나는 여행스케줄에 MS 및 HP 본사 뿐 아니라 하버드, MIT, 스탠포드 등 미국 명문대 탐방이 포함된 것을 알고는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늘 만나고 싶었던 맨큐 교수와 촘스키 교수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감히 실천하기 위해 메일을 썼다.  나는 평소에 ‘움직이지 않는 열정은 단지 뜨거운 열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맨큐 교수와 촘스키 교수를 만나고 싶은 나의 열정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만날 수 없을 거라는 걱정은 했지만, 그래도 만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메일을 보낸 지 며칠이 지나 나는 'From Greg', 'From Noam Chomsky'라고 분명히 적힌 답장을 받았다. 이건 분명히 그들에게서 온 메일이다.

 

Dr. Mankiw~

My name is Kim Tae Won a student of Korea University and my major is sociology. I have been invited by MicroSoft Corporation and Hewlett-Packerd corporation to go to the US and visit their main company locations in Seattle, San Francisco. And I 'll visit Harvard, MIT in Boston, NYU and Columbia University in New York. If there is time some other places. Next week I'll depart Korea to USA and I'll stay in Boston 16, 17 Feb. and on 17 Feb afternoon maybe from 1pm to 4pm, I'll visit your university.

Visiting Harvard Univ. and MIT is scheduled as one part of this program. I have studied your book, Principles of Economics and I found it interesting and it impressed me.

So I look forward to seeing you. If it is possible, would you give me a chance to meet with you ? Could you tell me when is convenient for you?
My friends also hope that I can take a picture with you :)


I am not fluent in English but the passion and respect for you are very high.

I look forward to your response.

 

맨큐 교수의 답장

Thank you for your note.

Unfortunately, I am on leave from Harvard now, so I will not be in Boston when you are. If you are here another time, I would be happy to meet you. I hope your trip goes well.

 

Greg Mankiw

On Sun, 6 Feb 2005,

Dr. Chomsky

My name is Kim Taewon a student of Korea University and my major is sociology.

I am have been invited by MicroSoft Corporation and Hewlett-Packard corporation to go to the US and visit their main company locations in Seattle, San Francisco, and Harvard, MIT and if there is time some other places.

 

Next week I'll depart Korea to USA and tentatively I'll stay in Boston 16, 17 Feb. and on 17 Feb morning maybe from 10am to 12, I'll visit your university.

Visiting MIT is scheduled as one part of this program.

I have studied your books, and I found it interesting and it impressed me.
So I look forward to seeing you. If it is possible, would you give me a chance to meet with you? Could you tell me when is convenient for you?
My friends also hope that I can take a picture with you :)

I am not fluent in English but the passion and respect for you are very high.
I look forward to your response

 

촘스키 교수의 답장

 

Pleased to hear from you.

I hope your trip here is a pleasant and valuable one. I wish I could arrange to meet you, but I am afraid it is hopeless. My schedule is arranged virtually moment-by-moment many weeks in advance, long past the time you will be here. Very sorry.

 

                                                        Noam Chomsky 

                                                        At 12:40 AM 2/7/2005



 물론 만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맨큐 교수는 불행히도 내가 하버드 대학을 방문하는 날 다른 곳에 있을 예정이라며 다음 기회를 기약했고, 촘스키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답게 자신의 모든 스케줄은 이미 오래전에 순간순간 모두 정해져있다는 내용의 답장이었다. 하지만 나의 가슴은 벅차올랐다. 세계적인 학자가 내 이름을 한번이라고 들었다는 자체가, 그들의 소중한 시간이 나에게 답장을 쓰는데 쓰여 졌다는 사실이 나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꿈 많은 여고생의 이름을 외쳐준 것처럼 나도 순간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졌다. 이들에게서 메일을 받은 직후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이들을 못 만나게 됐다는 것이 아니었다. 비록 만나지 못했지만, 이들을 만나려는 나의 열정을 실천했다는 것이, 그리고 그들로부터 온 답장이 나에게 새로운 인생의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신기한 것은 멀게만 느껴지던 이들이 마치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까이서 나의 꿈을 응원해주고 있는 것 같은 유쾌한 느낌. 친구들은 이런 나를 보고 똘끼가 있다고 하지만, 이런 똘끼라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메일을 받은 것 자체만으로 대단하다고 말한 친구들에게 심형래 선배님의 “못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 것”이라는 말을 살짝 흘려주고 싶다.


 맨큐 교수의 메일주소는 ‘맨큐의 경제학’에서 쉽게 찾을 수 있듯, 촘스키 교수의 메일주소는 MIT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촘스키 교수의 메일 주소를 찾으러 MIT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지 촘스키 교수의 메일 주소만이 아니었다. MIT 홈페이지에서는 그들의 풍성한 지적 활동을 그린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경험을 통해 하나 더 얻은 것이 있다면, 하버드와 MIT를 비롯한 세계의 명문대 홈페이지를 버릇처럼 방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 컴퓨터의 즐겨찾기에는 세계의 명문대 수십 개가 등록되어 있다. 해외 명문대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열정을 책상 앞에 앉아서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꿈처럼 동경했던 세계적인 명문대를 인터넷을 통해 가깝게 느끼는 일이 마치 나의 꿈과의 거리를 더욱 좁혀주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의 차례다. 혹시 해외여행을 계획한다면 그곳에 사는 동경하는 인물에게 만나자는 제의를 해보는 것이다. 혹시 당신도 맨큐 교수와 촘스키 교수를 만나길 원한다면 한 가지 팁을 주고 싶다. 그냥 사진 한 장 찍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어차피 영어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만난다고 해서 딱히 할 말도 없는 우리 아닌가?^^ 나는 맨큐 교수와 촘스키 교수로 부터 받은 메일을 미니홈피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 메일을 수시로 읽으며, 그들처럼 멋진 꿈을 이루기 위해 늘 내 삶을 치열하게 하는 것처럼, 그들과 비록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영원히 당신의 가슴에 남아 당신을 꿈꾸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Boys, be ambit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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