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로 돌아간 정신지체인 부부
구출 5일 만에 가해자 회유에 섬으로 돌아가
후속조치 미흡·…장애인 구제대책 마련 시급
전라도 신안군의 섬에 갇혀 10년 동안 온갖 착취에 시달리던 ‘노예청년’ 이향균씨의 사연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씨와 비슷한 삶을 살다 구출됐던 정신지체인 부부가 다시 섬으로 돌아가 또 한번의 충격을 주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남지소는 7일 ‘정신지체 장애인의 인권침해 사례발표 및 구제방안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기자회견 발표자료에 따르면 신안군 섬에 있는 가공공장인 S수산에서 근로자로 일하고 있던 정신지체인 부부, 이들은 모진 노동착취에 시달리며 살던 중 인권단체에 의해 섬에서 구출됐으나 결국 마땅히 머물 곳이 없고 고용주가 회유를 해오자 구출 5일 만에 본인들이 거쳐하던 공장기숙사로 돌아갔다.
남편은 정신지체 1급, 부인은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이다. 이 부부는 10여년이 넘게 일하면서도 임금을 지급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통장 신분증 모두 사장이 관리하고 있고, 기초생활수급비, 장애수당 등도 모두 착취당했다. 장애등록도 사장이 직접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지소측은 “조사 결과, 부부가 살던 숙소는 매우 좁고 더러운데다 보일러 시설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사람이 살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을 뿐만 아니라 폭행의 흔적이 얼굴과 몸에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모든 현실을 뒤로하고 다시 그 섬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고용주가 밀린 임금 4천만 원과 아파트 한 채, 배한 척을 주는 조건으로 합의를 요구했고 이들 부부가 이에 응한 것.
전남지소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적수준이 낮은 정신지체인들에 대한 주변인들의 악행이 심각하다. 이는 마치 관례인 것처럼 여겨지면서 인권침해로 여기지 않는 것이 문제다. 또한 이러한 사례들을 발견한 후에도 마땅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긴급구제를 하더라도 정신지체인을 위한 쉼터가 없어 현 제도 안에서 이들은 또 한번 버려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남지소는 “인권침해 재발방지를 위해 민관 합도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정신지체인을 위한 성년후견인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 또한 사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공무원 교육등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노예청년 이향균(33·정신지체2급)씨는 법원에서 공탁금을 찾아 집을 마련하고, 한글교육을 받으며 구직활동을 하는 등 지역사회에 적응해가고 있는 중이다.
* 에이블 뉴스 200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