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생활의 필수품인 TV가 없다.
TV없이 생활한지 6년 정도 되어간다.
2004년 월드컵기간동안,,
그리고 올해 2006년 월드컵기간동안
남편은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
나 역시도 이 기간 만큼은 아주 쬐금
TV 생각이 났다.
우리 집에 TV가 없다고 말하면
자녀 교육 때문이냐고 반문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 키우는 집은 TV때문에
종종 아이들과 실갱이를 벌여야 하고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여서 아이들이 밥을 먹는 것도
노는 것도 잊은 채 TV 앞에 시선을 고정한 채
두 서너 시간 꼼짝않고 보기 때문이였다.
주부라면 아이들 TV앞에 맡겨 놓고 집안 일을
후다닥 해 치우기 때문에 때론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서서히 중독 되어가는 아이들 TV 사랑 때문에
곧 골머리를 썩이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 교육 문제 때문에 TV를 치웠냐고 묻는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하지만 TV를 없앤 이유는 다름아닌 부부 싸움의 결과 때문이였다!
퇴근하고 들어오는 남편은
TV와 대화하고 생각하고,, 도무지 대화란 것이
" 배고파! "
" 잘거니까 불꺼"
뭐 이정도니 부부 싸움의 불똥이 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사실 아이들 어렸을 때는 엉덩이 한 번 바닥에 붙여 보지 못하고
남편 오기를 고대하는 심정을 어찌 알까나~
하지만 일에 쩔어 들어오는 남편 역시 편안한 안식처에서
대자로 누워 TV를 보는 낙이야 말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였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들어오는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 놓고
밀린 집안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게 부인의 맘이니
어찌 집안이 조용할 날이 있을꼬,,,,
결국, 어느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그날도 역시 남편은 시선을 TV에 고정시킨 채 말이 없었다.
난 여러번 반복해서 물어보았고
남편은 시시콜콜한 것으로 귀찮게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표정을 본 순간 난 뚜겅이 열렸다.
한마디로 폭팔했다.
" 내가 뭣 때문에 결혼했니??" 부터 시작해서 기타 등등,,,
그러다 서로의 감정이 격해졌고
결국 나의 힘!
평소에는 " 쟈갸~ 나 이거 해줘~ 힘이 없네~ " 라고
콧소리 내면서 애교 부리던 몸 짓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헐크가 되어버렸다.
꽝!! 쨍그랑!! <--- 요거이 TV 박살나는 소리였다.
그날 그 이후..
우리 집에는 T다시 TV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후로 우리 집은 변하고 있었다.
처음에 남편은 저녁 식사를 한 후 바로 잠이 들고 말았다.
딱히 할 일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였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아빠를 가만 둘리가 있을까,,
조금씩 아이와 같이 놀아주는 시간이 늘었다.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면 당연히 아이와 놀아주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것 같다.
30분에서 한시간,, 그리고 지칠 때까지,,,
그리고 어느덧 아이들과 호흡하게 되는 것이였다.
탁구 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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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아빠는 즉석에서
빈 박스를 자른 후 빈 색연필을 붙여
탁구채를 만들었다.
상 가운데를 필통으로 가리고
탁구 공을 치기 시작했다.
어찌나 아이들이 신나하던지..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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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게 읽어주는 아빠의 목소리에
아이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만화 이순신 장군 >
게임 하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나는 일은
요리를 잘 해준다는 사실이였다.
물론 아주 가끔 요리하는 걸 즐기긴 했지만
횟수가 잦아졌고, 나물을 다듬어 준다던가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썰어 준다던가 저녁 준비를 잘 도와준다는 사실이였다.
지금은 아이들을 하루종일 아빠에게 맡기고 외출 할 경우도
빈번해졌다.
왜냐하면...
아이들 아빠가 나보다 더 요리를 잘 한다는 사실이 나로하여금
아주 홀가분하게 안심하고 나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였다.
가끔 하루쯤 일상에서 벗어나 아내들을 자유롭게 외출 할 수
있도록 남편들의 배려가 있다면 가정의 행복이 배가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물 다듬기
![]()
자갸~ 시금치 국 끊이게
다듬어 주랑~
지금의 우리 남편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무척이나 즐긴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
늘 우리들 곁에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한때 우리 역시도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잘 살아 보겠다고 시작했던 일이 벼랑 끝으로 몰려도 보았던
시간들이,, 어쩜 우리 가정을 더 단단하게 하는 시간들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난 지금 아이들과 하루 하루 걱정없이 살아가는
이 순간을 너무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입고 싶은 옷을 못 사입어도, 맛난 외식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해도,
아무일 없이,,, 평온한 삶이 얼마나 값진지,,,
오늘도 못된 나를 잘 보듬어 주고
맞추어 주면서 살아 주었던 남편에게
감사를 느끼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