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풍 "에위니아"가 닥친 지난 10일 남강에 추락한 버스에 탔다가 실종 하루만에 사망한 고 정영민군의 미니홈피에는 명복을 비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은 버스가 남강에 추락한 뒤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 2006년 진주경찰서
"다들, 우리 영민이 잘 가라고 축복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곁에 없는 사람이지만 여러분들이 걱정해 주셔서 좋은 데 갔을 겁니다. 영민이 친구들은 영민이 대신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네요."
지난 10일 태풍 '에위니아'가 닥쳤을 때 경남 진주 남강에 추락한 버스에 타고 있었던 고 정영민(16·진주고 2년)군의 싸이월드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mahahaha)에 누나가 15일 저녁에 올린 글이다. 영민군의 친구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리자 누나가 대답한 것이다.
영민군은 10일 아침 7시 20분께 시내버스를 타고 진주고로 가다가 변을 당했다. 집중폭우로 도로가 미끄러운 속에 시내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남강으로 추락한 것이다. 당시 사고버스에는 운전기사를 포함해 9명이 타고 있었는데, 영민군만 구조되지 못했다.
영민군은 실종 하루만인 11일 오전 사고지점에서 100m 가량 떨어진 남강 하류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고인의 친구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영민군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미니홈피에는 '돌아오라'는 친구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미니홈피에 "빨리 학교 온나. 낼 학교에서 보자"거나 "빨리와 이것아, 걱정되잖아, 살아서 씩씩하게 돌아와", "언제 올 건데, 빨리 와라", "살아서 당당히 돌아와라!!" 등의 글을 남겼다.
친구들이 빨리 돌아오라고 애타게 기원했지만 영민군은 다음날 오전 싸늘한 시신이 되어 나타났다. 친구들은 영민군을 떠올리며 아픈 마음을 글로 남겼다.
한 친구는 "우리 영민이 불쌍해서 어떡해, 평소에 잘해주지도 못했는데, 미안하고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 명복을 빌게"라고, 다른 친구는 "영민아, 진짜 넌 좋은 놈이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거니, 진짜 슬프다", 또 다른 친구는 "문디자슥아, 부모님 생각해서라도 질긴 목숨 놓지 말았어야지, 명복을 빈다"라고 말했다.
정경원이란 친구는 "잘가 친구야, 우리 10년 우정 잊으면 안돼, 내가 니 몫까지 더 열심히 살게, 하늘나라에서 행복해야 돼"라고, 진주고 선배라고 밝힌 강동완군은 "후배 정영민, 정말 좋은 곳으로 가길 빈다, 거기 가서는 항상 웃으며 지내길 바랄게"라고, 안송찬씨는 "우리 가게 손님인 거 같은데 저도 다른 분들처럼 동생이라 생각하고 한번 들렸습니다, 안타깝네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고…"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고 정영민군의 사고 이후 진주고와 진주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안타까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시민'이란 네티즌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겠습니까, 1분 먼저 가려다 남의 목숨을 앗아가 버린 어처구니없는 이 비극은 바로 살인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과속을 습관적으로 일삼는 운전기사 분들 각성하세요"라고 운전사를 향해 쓴 소리를 했다.
'진주고 2학년'이란 이름의 네티즌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제발 학교가 바뀌었으면 합니다, 휴교 할 땐 하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또다른 네티즌은 "왜 각 고교에선 임시 휴교령을 발령 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학교에서 임시휴교를 내렸다면 일어났을까요"라며 당일 휴교령이 내려지지 않았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고 정영민군의 누나는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천사가 되어있을 영민이 생각하며 저도 열심히 살 겁니다"면서 "다시는 이런 사고 나지 않게, 우리 영민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여러분들이 많이 기억해주십시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나는 "우리 동생 분명 어른들의 잘못으로 간 겁니다, 아저씨의 과속운전이 아직 피지도 못한 꽃을 태워버린 겁니다, 그 아저씨, 지금 반성하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 진주시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영문군은 미니홈피에 직접 작성한 "공부에 미쳐보자고"라는 다짐의 글이 실려 있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월들어 계속되는 폭우에 전국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데, 왜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만 항상 더 큰 피해가 있는것인지.. 참 마음이 아프네요..
짧은 인생..
고단하게 끝마친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