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방을 치우고,
거실을 쓸고 닦고,
어제 점심 때부터 쌓여있던 설거지를 다 해결하고...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해
시간이 재깍재깍 넘어가거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온 집안 일을 다 했더니
어머니께서 신기해하시더라
음...하는 김에 더 한다고 해서 나쁠 건 없겠지?
현관 신발 정리, 겨울용 스노우타이어 구석으로 옮기기,
선풍기 꺼내놓기...어휴 무슨 일이 이렇게 많아??
찾아보니까 정말 일이 많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런 주위 환경이
그녀가 떠난 다음에서야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걸까요?
여유가 생겨서?
그건 여유가 아닐 겁니다
마음 속의 공허...쓰라림...
텅빈 시간을 채우기위해서
이미 아침에 물을 주었던 화분에
또다시 물을 줍니다
바빠야합니다...계속 바쁘면 잊겠죠, 잊혀지겠죠
~그 여자~
하루종일 방안에서 뒹굴거리다가
부모님한테 혼났어요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할 일이 없으면서
바깥으로 나와버렸죠
어딜 가야하나...
현주한테 전화해볼까?
아...여행갔다고 그랬지...
연희는...남자친구랑 놀이공원 간다고 그랬구...
한명 두명 연락해서 불러낼 사람들을 찾아보지만
이름을 생각해낼 때마다
그 사람을 못부르는 이유를 하나씩 떠올립니다
이래저래 오늘도 그냥 걸어다니다가 집에 들어가야하나?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그의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내가 아직 안 지웠나요?
왜 아직도 안지웠을까요?
음...불러볼까요?
친구로 지내자고 했으니까...
헤어지면서 우린 친구가 어울린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로 문자하나, 전화한통 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염치없이 심심하다고 그를 부를 수는 없겠죠?
아직...나를 미워할테니까...
집에서 전화가 오네요
할일 없으면 돌아와서 집안일이나 도우래요
어쩔 수 있나요? 가야지~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