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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소세지의 추억..

강보성 |2006.07.24 04:27
조회 25 |추천 0


 

빨간 소세지 (분홍 소세지?)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아무래도 최소한 90년대 이전에

태어났고 초등~고등학교까지를 다녔던 분이 아닐런지요..

 

가격이 저렴하고 푸짐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집에서는 도시락 반찬으로 아주 좋았었죠.

 

전 어릴적 너무 가난해서 초등학교 때에는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지를 못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그나마 콩자반이라도 가져가면 행복하였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콩자반' 이었습니다.사춘기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감수성이 예민해서

가슴에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었는데요.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었다는 걸 느끼죠^^

 

중학교 3학년 당시 담임선생님은 아주 고지식 하셔서 성적순이나 잘사는 집 아이들을

1분단부터 자리배치 했죠.그래서 4분단에는 문제아이들이나 성적이 바닥인 아이들만 있었습니다.

 

전 당시 성적이 상위권인데도 일년내내 4분단에 앉았습니다.이해할 수가 없었죠.

생각해보니 제가 결손가정 이라는 게 이유였습니다.부모님 한분이 없는것도 서러운데

그런 취급을 받는다는게 정말 억울하고 서글펐지만 어쩔수가 없었죠.

 

4분단의 아이들은 제가 공부를 잘하는데도 4분단에 앉아 있으니 오해를 하였습니다.

성적도 좋고 부잣집 아이인 줄 알았던 거죠.그래서 제가 쓰는 학용품 같은 건 다 좋은줄 알았죠.

그리고 오락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제가 시험치면 성적이 좋으니 더 그렇게 생각했구요.

 

그래서 매일 저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둥 학용품을 뺏아가기도 하였습니다.

어차피 넌 부자니까 선심 좀 쓰라는 거였죠.일년 내내 아주 골치가 아팠습니다.

제가 어머니도 없는 가난한 집의 아이라고 말해보았자 거짓말이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때 집안형편이 조금 좋아져 콩자반 같은거에서 빨간 소세지를 도시락 반찬으로

가져갈 수가 있었습니다.사실 싸구려 소세지라 햄이나 돈까스를 싸오는 부잣집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계란을 많이 부쳐서 푸짐하게 싸들고 갔습니다.

 

4분단의 아이들은 점심 시간때면 저에게 몰려들어 저의 빨간색 소세지를 가져가느라 아주

난리가 아니었습니다.분명히 싸구려 소세지인데도 아이들은 수입산 비싼 소세지를 매일매일

싸온다며 역시 부잣집 아이는 다르다며 저를 귀찮게 했죠.

 

제가 싸구려 분홍 소세지라고 말해도 믿지 않았습니다.오히려 저만 먹으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핀잔을 주기까지 했었답니다.(그래..나도 비싼 수입 소세지 먹는게 소원이다, 이놈들아..-_-  )

 

그렇게 전 중학교 졸업할때까지 부잣집 공부 잘하는 도련님이라고 여겨졌고 지금도 그때의

친구들 중 우연히 만나면 제가 결손가정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아가 대부분이죠.

얼마전 만난 중학교때 친구는 제가 그런 가정인줄 몰랐다고 놀라더군여.그리 보이지 않는다고..

 

여하튼 그렇게 '빨간 소세지'는 저에게 부잣집 도련님의 이미지를 가져다 준 음식입니다.

지금은 추억으로 술집에서 술안주로 나오기도 하지만 전 손이 안가는 넘이지요..^^

 

보잘것 없었던 것이지만 맛있게 먹고 열심히 공부해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꿋꿋하게 잘 이겨내고 자랄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먹거리가 넘쳐나는 현재.. 지금의 아이들은 빨간 소세지가 무엇인지 알기나 할련지..

햄버거,피자,패밀리 레스토랑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들 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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