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살아내려고 했었다!
툭툭 끊어지는 고집스런 머리터럭처럼은 말고
온갖 새깃털 다 뽑아 제 몸뚱이 장식한 미련맞은 까마귀처럼은 말고
먼 산 바라보다 똑똑한 소리나 맛있게 구워내는 무책임한
소크라테스처럼도 말고
그냥 좁은 땅 한 켠 차지하고서 노곤한 혼 쉬어가려고 했었는데...
세상은 적군 만난 듯 할퀴어 대고,
서슬 시퍼렇게 창날 휘둘러대고,
전쟁 맞았다고 신난 나팔수,
지구 끝까지라도 좇아온다
심장 속에 버틴 사랑 기어이 훑어 내고,
껍데기만 남을 때까지 갉아 먹는 개미떼
제 땅에서 쫓겨난 이방인은 허공에 대고 후렴만 읊조린다
그렇게 살아내려고 했었다
좁은 땅 한 켠 차지하고서 노곤한 혼
쉬어가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