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이와 함께 송정엘 다녀왔다.
친구는 테라스에 앉아서 수평선을 보면서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을 파도에 부수어 날려버렸다.
여우비가 무지개를 만들고
희뿌연 바다를 노란 모래알로 일렁일렁..날씨가 얄궂었지.
친구는 관광 온 중국인들에게 사진을 찍어 주고..
자신에겐 요즘 사진찍을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을 만큼 머릿속이 꽉 차있다며 푸념한다.
송정의 오늘 모습은
친구의 불안한 마음을 이해하기라도 한듯이
수평선끝이 안개처럼 선명하지 못했다.
우리는 거기에 앉아서 도란도란 추억을 나누었다.
아현이의 기억 속에 내 모습은 정말 엉뚱한 수정이었다.
고등학교 때 내가 그렇게 쌩뚱맞은 행동을 잘 했었나...??
독특한 아이로 기억되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아니 좋았다.
난 특별하고 싶거든.
이따금씩 학교앞에서 오다가다 마주쳐서
길에 서서 수다를 나누고..
도서관에서 커피 한잔하고 그랬었는데..
어제는 지하철에서 또 연이 이어졌다. 그리곤 오늘 急만남.송정.
어릴적 이야기..야자시간에 토낀(?) 이야기..등등..여전히 잼있었다.
맘고생을 해서 얼굴이 반쪽이 된 내 단짝친구에게
내가 해줄 수있는 일은
끝까지 차분히...
그 친구의 속이야기를 들어 주는 그..사소한 것 뿐이었다.
속이야기를 털어놓고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의 정화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잔잔한 감동..내가 더 없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