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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배임혐의는 개나소나 받는겁니까?

억울;ㅅ; |2006.07.04 02:53
조회 964 |추천 0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두신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학교다니느라 집에 제대로 들리지도 못해서 아버지가 힘드시단 사실을 직장을 그만 두실때까지 모르고 지냈었습니다.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꽤 괜찮은 은행의 차장으로 계셨습니다. 중소기업대출을 맡고 계셨죠.

지금까지 은행에서 받은 상도 꽤 많고 포상으로 호주에 연수까지 보내줄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시고 정말 자식으로서 이상형의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업무를 맡으시면서 많이 힘드셨다고 하더군요.

그만두시기 1년 전부터 퇴직하고 차라리 자영업을 하고 싶다고 계속 그러셨거든요.

 

그래서 사표까지 내셨었는데 은행에서는 차라리 6개월 병가를 내고 좀 쉬시면서 다시 생각해보시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병가를 내고 쉬려던 차에 천안에서 온양지점으로 발령이 나서 어쩌다보니 쉬지도못하게 되었지요.

듣기로는 중소기업대출업무를 맡는 사람은 온양같은 작은 도시에는 갈 수 없다더군요. 그러나 그 지점에서 맡고있는 건이 액수가 너무 커서 아버지가 그리로 발령나신 거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때 아버지가 제가 다니는 학교와 가까운 곳에 근무를 하시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바로 이 일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한 할인마트로 쓰기 위해 건설된 건물에 이미 은행돈이 너무 많이 투자가 되었는데 그 건물이 부도가 날 상황에 처해있어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중간에 투입되었습니다.

건물이 제대로 임대가 되었으면 잘 처리가 되었을텐데 사기꾼같은 사람들이 임대를 막을 목적으로 건물에 플랜카드를 설치하고 시비를 걸어와 임대는 무산이 되고 결국 건물은 부도가 났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 건물을 어떻게든 매각을 시키기 위해 그 사장님과 함께 대전에서 군산(그 매장이 있는 곳)을 일주일에도 두세번씩 다니시면서 이곳저곳 알아보고 계셨습니다.

그러던차에 은행에서는 그 투자한 금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아버지께 청구하며 퇴직금도 없이 직장에서 내몰았습니다.

그 문서를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만둔다고 할땐 잡더니 이제와서 터무니없는 액수의 금액을 갚으라고... 그것도 퇴직금도 없이 내쫓으면서 말입니다.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둔 후에도 매각하기 위해 계속 뛰어다니셨습니다. 주말에 가끔 집에 가도 아버지는 저녁에 나가시는 일이 많았죠.  원래 목이 좋은 자리라고 들었지만 매수하겠다는 기업이 몇군데 있어서 여차저차 은행의 손실을 막고 웬만큼 해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에 제가 서울에서 인턴을 다니는 동안 아버지가 구속되었었다고 했습니다. 특수경제사범으로... 지점장이 자꾸 아버지가 그 부도난 건을 주도해서 진행했다고 주장해서였습니다. 아버지는 중간에 투입된게 여실히 드러나는데도 말이죠.

아버지는 지금껏 뇌물을 받은적도 없고 이렇다할 혐의도 없었기 때문에 다행히 한달이 지난 후에 보석으로 풀려나셨습니다. 아무리 혐의가 없어도 그렇게 짧은 기간에 나오긴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번 재판에 다른 판사가 맡게 되었는데 이 판사가 아버지에게 업무상 배임혐의로 1년 6개월형을 선고한겁니다. 웃긴건 그 건물의 사장에게도 똑같이 업무상 배임혐의를 씌우고... 아니, 사장이 무슨 업무를 소홀히 했길래 업무상 배임입니까.

지점장은 계속 아버지가 주도했다고 우긴답니다. 말을 들어보면 이 지점장, 업무시간에도 테니스치러 다니고 바쁜데 점심먹는다고 제때 들어오지도 않았다더군요.

지금 어머니는 매일같이 면회를 다니시며 항소심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은행 직원분들에게 연락도 안하고 있었지만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은행직원분에게 연락하여 탄원서를 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주신 탄원서를 읽어보고 눈물이 날뻔하더군요...

겉으로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같이 일하신 분이 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설명하고 아버지의 무죄를 주장하는 글을 읽고 있으니 새삼 아버지가 더욱 보고싶어졌습니다.

 

어머니가 면회갈 때 같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무리 아버지가 죄가 없고 떳떳하시더라도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모습을 자식에게 보이신다면 마음이 아프실거같아 차안에서 그저 기다리고만 있었습니다.

 

군대에 간지 100일도 채 안된 동생이 주말에 외박을 나왔을 때 어머니가 슬며시 얘기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는 동생에게도 구속되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조심스레 말해주었는데 동생이 법학이 전공이라 그런지 그런 지방에 있는 판사는 뭔가 전 판례를 뒤집었을 때 승진이 쉽다고 그러더군요.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전혀 아버지가 구속될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당해서 당황해한다고 하더라구요. 판결은 판사가 내리는 거라 어느정도 갭이 있긴 하다지만 전에 담당했던 판사는 무죄라고 했던 것을... 말도 안되는 판결을 내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항소심마저 잘못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섭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희망을 잃을까.. 그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사회에 대한 회의감,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아버지는 지금까지 정말 일밖에 모르셨고 그대로 나뒀으면 공중분해되었을 그런 건을 사직한 후에도 계속 노력하셔서 은행에 이익이 되면 되었지 결코 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만약 잘못되면 은행 전 지점을 돌아다니면서 서명운동이라도 할 생각입니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게 없는 무능한 딸로서 아버지의 사회적 억울함이라도 풀어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앞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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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같아서는... 판사도 고소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 가정의 기둥을 흔들어놓는 그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선고할 수 있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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