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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책만들기에 깊이를 더하자 학급 아이들

우경숙 |2006.07.31 22:54
조회 60 |추천 0

1. 이제는 책만들기에 깊이를 더하자

 

 학급 아이들과 책을 만들고 펴내도록 이끌면서,

어느 새 한 학기가 흘렀다.

우리 독서왕반 아이들은 한 학기동안  책이라는 그릇을 통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자기가 알아낸 이야기들을 

신이 나서 기꺼이 책만들기안에 담아내는 데까지는 왔다.

 

책을 읽고 책을 만들고 하는 작업이

아이들의 생활안에 자연스레 침투한 것이다.

자신의 계획한 바대로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고 돌려읽고 하는

풍경?을 지켜보기란  학급지기인 나로서는 얼마나 벅찬 기쁨의 순간들인가? 

 

 책이란 결국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이다.

책속에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서 자신을 이해하고 또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이제부터는 우리 아이들이 만드는 책이 깊이를 더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어떤 한 가지 자료를 통해 알게 된 지식위에

주변의 다른 지식과 정보...바탕지식, 또 그것들을 자신의 눈으로

이해하는 안목과 자기만의 개성이 둑둑 묻어났으면 한다.

 

그러자면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성찰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이랄까?

자신이 좀 더 잘 알고 있거나 가장 알고 싶은 분야,

경험한 것...그 분야로 관심의 중심을 모아주는 것이다.

관심을 집중하여 기울인만큼,

책만들기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2.과학적 글쓰기.최재천교수님의 글을 읽히다

 

깊이 있는 책을 만들고 펴내는 아이가

 한 명,한 팀이라도 있으면

다른 아이들도 책만들기의 수준에 자극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바탕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과학적 글쓰기의 대가인 최재천교수님의 글을 읽히기 시작하였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들을 따로 모아 

과학도서를 추천하고 원하는 아이들에게는 직접 빌려주었다.

 

혜경이에게는 이라는 책을

민이에게는 을,

강현우에게는 를,

현웅이에게는 을 빌려주었다.

또, 혜린이는 를 읽고 있다했고

미지는 어머니에게도 자신이 읽은 책를 권해드렸다고~~.

또 다예역시 를 다독아 상으로 받고 열심히 읽어온 터였다.

 

는 최재천교수님의 좌우명처럼

과학도서중에서도 우리를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는 책들이 많다.

학기말이라 약간은 느슨해졌던 아이들이

과학도서를 탐독하면서 눈빛에 진지함이 더해갔다.

 

그즈음 우리 반에서는 의 활동으로

우리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1:1로 만나서

직접 인터뷰하고 기사로 쓰는 활동을 했다.

울 반 서른 명이 모두 다른 분을 만나서 1:1인터뷰를 해야했기에

인터뷰대상이 매우 다양하였음은 물론이다.

 

우리 학교의 기사님 두 분,보건선생님,영양사선생님,

특기적성선생님, 전산담당, 우리 4학년 선생님들,

계발활동 부서를 담당해주시는 다른 학년 선생님들...

많은 분들이 흔쾌히 협조해주셨다.

 

물론 인터뷰를 가기 전에 인터뷰지를 작성하여

담임에게 싸인을 받고 가기로 했고, 또 인터뷰 대상이 되는 선생님께서 시간이 나실 때 뵈러 가라고 일러주었다.

 

3. 최재천박사님과 만남을 약속하다

 

이 작업을 마칠 즈음,

우리 반 꼼꼼이 권다예가 나에게 최재천박사님 이메일주소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를 읽고 나서 박사님께 관심이 생겼는데, 이메일로 인터뷰를 할 수 없겠냐고...

 

아 ~그럴 수 있겠구나! 이메일 인터뷰라....

'정말 전문가들이 하는 방식으로 한 번 해볼까?'싶은 욕심이 생겼다.

일단은 전체 아이들에게 권다예의 제안처럼

최재천박사님을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은 토요일까지

인터뷰 질문지를 써와보라고 공지했다.

얼마 안 지나서 강민,권다예,양혜린,손혜경,강현우,김미지,한지연

그리고 한현웅이 인터뷰지를 작성해왔다.

내용도 제법 진지하고 꽤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였다.

 

인터뷰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최재천박사님이 시간을 내주실까?하는 것이 문제였다.

한현웅의 책이며

우리 반의 이런 저런 사정을 짤막하게 써서 박사님께 보낸 메일에

흔쾌히 시간을 내주시겠다는 답을 받고 얼마나 기뻤던지...

학기말 업무로 인한 피로가 한번에 다 가시는 듯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디까지나 이메일 인터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박사님으로부터 이런 긍정적인 답메일을 받으니

조금 더 욕심이 났다.

 

이메일인터뷰 말고 를 위해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느냐는...

현재 미국에 계신다는 박사님은 일정을 잡아보자고 하셨고

드디어는 28일(금),9시 30분, 우리들을 박사님 연구실로 초대해주셨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염치없게도?  대중강연도 아니고

우리 반 아이들 몇 명을 위해 아무 댓가없이~국내외로 분주하게 바쁘실 박사님께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드렸으니 나도 참 무모한 열정이 있나보다.

마음 한 켠에는 박사님이 품고 계신에 대한 순수한 믿음이 있었기에 이런 떼도 써보는 것 아닌가 싶다.

순도 100%의  독자와 저자와의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4. 박사님을 통섭원에서 만나다.

 

아침 9시 정각에

영등포구청 정문앞에서 인터뷰 갈 아이들을 만나기로 약속해놓고도

방학중이라 혹 날짜를 깜빡 잊거나 늦게 오는 아이가 있으면

어떡하나? 초조한 맘에 새벽에 절로 잠이 깼다.

 

8시 50분에 박사님 연구실 번호로 전화드렸더니,

이대 정문에서 종합과학관 3층에 있는 박사님 연구실 오는 방법을

자세히 일러주신다.

9시 30분까지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방향감각이 도무지 무지하여

약간은 헤멘 끝에 박사님 연구실에 도착하였다.

큰 유리문을 열고 박사님이 활짝 웃음을 지으시며 직접 마중 나오셨다.

아이들과 나, 그리고 우리 딸 슬기는

박사님 안내에 따라 연구실로 들어갔다.

연구실은 이라 이름 지으셨다 한다.

 

개미학자이며 사회생물학의 권위자인 E.O.윌슨 교수님이

쓰신 책 을

최재천박사님이 번역하시기도 했다.

우리 말 사전에 보면

라는 뜻을 갖고 있다. 간단히 풀이하면 박사님 말씀처럼 FUSION이라고 할까?

 

박사님은 올해 3월에 10년간 몸담으셨던 서울대학교를 떠나오시고

이화여대로 옮기셨다.

통섭원은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공간,대화의 공간으로 삼으려고 만들었다 한다.

이화여대의 박사님 연구실 통섭원에 들어온 첫번째 손님이 바로 우리들이라시며 말씀하셔서 영광이었다.

또 한 편으로는 우리도 전문가 대접을 해주시는구나!싶었다.

이대로 옮기시면서

이대자연사박물관 관장과 자연사연구소 소장이라는 직함까지 겸하고 있으시다며, 어떻게 이렇게 감투를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소탈한 말씀을 하셨다.

 

이화여대로 옮기신다니

"거기는 여학생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 과학을 연구하시려고 그러시냐?"는??

주위의 염려도 있었다고 하신다.

여성과학자에 대한 인지가 없는 것이

바로 우리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작년에 우리 학교로 강연을 오셨을 떄도

섬세하고 꼼곰한 결과가 중요한 과학분야에서

여성이 더 유리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등

여성은 남성보다 과학에 열등할 것이다라는

우리의 편견을 깨뜨려주셨다. 

 

아무튼 연구공간으로 마련된 100평중에서

박사님 연구팀의 다른 연구원님들께 공간을 양보하다보니,

애초 계획에는 따로 였던 연구실과 통섭원이 하나로 합쳐졌다 한다.

박사님의 소탈한 품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통섭원 입구에는 유려한 필체로 쓴 글이 걸려있었다.

두 개의 벽은 책장으로 빼곡하게 채워 있고

교수님이 앉아계시는 책상너머로

동양적 분위기를 뿜어내는 꽃문양의 벽지가 보였다. 

창너머로는 오래된 나무들이 우거져 이루는 전경이 펼쳐져

편안해보였다.

우리는 수납함과 의자를 겸용으로 하는 심플한 나무의자를 끌어다 가까이 둥글게 모여앉았다.

 

5. 박사님을 인터뷰하다

 

다섯 아이들이 준비해온 질문지(물론, 나와 슬기도 질문지를 준비했음은 물론이다)를 박사님께 드리고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총 25문 25답의 장시간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질문이 가치지향적인 부분을 담고 있어서 

물론 답이 간단할 수는 없었다.

질문마다에 얼마나 자세하고 시원시원하게 말씀해주시는지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아이들은 기록하랴~틈틈히 보조질문하랴~ 토론을 벌이느라

바빴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 몰두해 있는 모습을 보니

이렇게나 진지한 아이들었나?싶고

얼마나 마음이 뿌듯하던지...!

자세한 인터뷰의 내용은 따로 구분하여 올리려고 한다.

 

6.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를 마치고 연구원선생님들을 한분 한분 소개해주셨는데

모두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박사님들이라

아이들은 또 싸인을 받는다~ 어쩐다~ 수선을 떨었다.

 

논게를 연구하시는 박사님은

우리가 집에 도독게를 한마리 기르고 있다하니~

어디서 잡으셨냐고 놀라신다.

귀뚜라미를 연구하시는  박사님은

수컷귀뚜라미와 암컷귀뚜라미를 구분하는 방법을 일러주셨다.

또, 아이들에게 직접 귀뚜라미의 날개를 만지게 해주셨다.

연구실에 귀뚜라미 소리가 가득하다.

 

귀뚜라미의 암컷이 수컷 귀뚜라미 소리에 반응하는 것을

실험으로 보여주시기도 했는데

예상외로 암컷이 반응이 썰렁해서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실험을 계속하니

암컷 귀뚜라미가 이제 수컷이고뭐고~싫증이 났나보다.

슬기가 얼마나 즐거워하던지....!

 

다시 통섭원으로 돌아와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현웅이가 가져온 사진기로 두 컷을 찍고

또 혹시나해서 내 핸폰으로도 찍었다.

돌아가는 길에 박사님은 계단으로 1층까지 배웅을 나오시고

아이들 하나하나와 함께 악수하며 인사를 해주셨다.

 

박사님께서 올라가시자 마자

아이들은 "선생님,우리 여기 또 와요!"하는 게 아닌가?

"정말 바쁘신 분인데~ 오늘도 우리들을 위해서 두 시간이나 시간을 내주신거야."이렇게 타일렀다.

박사님께서 자세하게 그려주신 약도를 보면서

우리는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하였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마침 라는 특별전시는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듣고 가까이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아이들이 너무나 즐거워하였다.

박물관에는 도둑게도 있었는데,

특히나 슬기가 너무나 반가워하며 꼼곰히 지켜보았다.

앞집게발이 하나 없는 게도 하나 있어서

아이들이 다 의문을 가졌다.

박물관 휴게공간에서

민이 현웅이가 준비해온 떡과 혜린이가 준비해온 귤을

맛있게 나누어 먹고나서도 배가 고파서

우리는 밥을 먹으러 갔다.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어보는 것도 기념이 되지 싶어서 갔는데

식권도 메뉴별로 가격대별로 자판기로 뽑게 되어있었다.

가격은 1500원에서 35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식당은 천정이 매우 높았는데 천정에는 참새가 있어서

아이들이 신기해들 했다.

밥을 맛있게 먹고나서 식당 앞 테라스에 나가

음료수를 마시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2시경이면 집에 돌아간다고들

부모님께 전화드리라고 했다.

 

비오는 이대교정을 우산을 쓰고 무거운 책이 든 가방을 매고서

우리는 신나게 헤맸다.

정문으로 간다는 것이 후문으로 가는 바람에

다시 되짚어 정문으로 가고 ...난리가 아니었다.

마침 정문쪽뿐 아니라 교정 곳곳에 신설하는 건물공사장이 많아서

더 헤맸던 것 같다.

 

무사히 이대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영등포구청역에서 환승하여

양평역까지 아이들을 데려다주었다.

그래도 이대가 가까워서 참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안그랬다면 아이들은 다들 파김치가 됐을테니.

 

통섭원에서 핸폰으로 찍은 단체사진을

아이들 부모님 핸폰으로 전송했드렸다.

나중에 현웅이가 사진 뽑아오면은 교실 한켠에 붙여두기로 하고

다들 오늘의 특별한 체험을 일기장에 기록해두기로 했다.

 

집에와서 좀 쉬다가

슬기는 자기 싸이에 오늘의 일을 자세하게 일기로 쓰고

니더러 읽어보라고 한다.

 

특별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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