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일어난 일입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일과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도로 쪽에서 "깽깽"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옆에서 같이 일하던 동생이 말하길, 개가 차에 치였다는 겁니다.
바로 나가 봤죠.
개를 친 차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길 한가운데 개가 누워있는데 지나던 차들이 행여나 밟고 갈까 조심스레 운전 중이었습니다.
개는 아직 숨이 붙어있는지 낑낑 대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대는데....
그놈의 목숨이 뭔지.... 참.....
다들 구경만 하고 누군가 개를 치워주기만을 마음 속으로 바라고만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잘못하여 버스가 밟고 지나간다면 정말 끔찍한 장면을 간직하게 될테니까요.
(물론 금세 잊혀 지겠지만 말이죠.)
그 때, 오토바이를 몰던 어떤 아저씨가 차들이 없는 틈을 타서 개가 있는 쪽으로 가더군요.
아저씨가 치우시려나 했습니다.
물론 치우긴 하시더라구요.
아직 생명이 붙어있는 그 놈을 발로 차서 차도 맨 가장자리로 치우셨죠.
그 녀석은 그렇게 내동이쳐졌는데도 아직 숨도 붙어있고
쇼크로 인한 경련 때문인지는 몰라도 반가운 사람이라도 만난 냥
계속 꼬리를 흔들더라구요.
녀석은 반짝이는 눈을 뜬 채로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전 저렇게 도로에 그냥 두면 안 되겠단 생각에
근처 동물병원에 가서 개가 차에 치어 죽은 듯 한데 이럴 땐 어디에 처리를 부탁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살아있으면 동물구조대에 연락하면 되지만,
죽은 경우엔 구청 청소과에 연락을 하라고 알려주더라구요.
그래서 구청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연락을 해서 위치를 알려주니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가 대략 12시가 좀 안 된 시간이었으니 점심시간이라 그렇겠지요.
그 뜨거운 땡볕 아래 녀석이 한동안 누워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비록 이미 죽은 몸이지만.....
일단 사람들도 구경하고 지나가는 개장수가 '이게 웬 떡이냐'고 녀석을 가져갈 지도 몰라
매장에서 사용하는 검은색 쓰레기 봉투를 들고 녀석에게 갔습니다.
처음 차에 치였을 땐 멀쩡했는데 옮겨진(?) 장소를 보니 녀석은 죽기 전에 입에서 피를 한컵 정도 흘렸더라구요.
아마도 자동차와의 충격으로 내장이 다 파열돼서 그런가 봅니다.
가까이서 보니 털색도 아이보리 비슷한 색이고 참 이쁘게 생겼는데 정말 불쌍하더군요.
일단 좋은 곳으로 가라는 의미에서 녀석의 몸을 한 번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더운 날씨 탓인지는 몰라도 녀석의 몸은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였죠.
그런데 녀석을 봉투 위에 올리자니 참 난감했습니다.
바람도 조금씩 불어 펼쳐놓은 봉투가 자꾸 말리고 녀석의 몸도 진돗개만큼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길이가 제 팔뚝만 해서 가볍게 들 수가 없었거든요.
게다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자꾸 신경 쓰이고....
그렇다고 다리를 잡아 끌어 올리자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그냥 두 팔로 녀석을 안아 봉투 위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또 입에서 피가 흐르더라구요.
녀석을 그렇게 봉투 위에 올리고 대충 덮어두려고 하는 찰나,
119 구조대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아마도 구청 쪽에서 연락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두 분이서 봉투를 들어올려 종이박스에 담으시더군요.
119 구조대가 정말 많은 일을 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거기까지 보고 일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우고 돌아와 보니 구조대도 녀석이 담긴 박스도 사라졌더군요.
녀석과는 지나가면서 한 번도 본 적도 없는데 왜이리 불쌍하게 여겨지던지...
아직도 녀석의 검은 눈동자가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살랑살랑 흔들던 꼬리도....
한편으론 녀석을 차로 치고도 그냥 가 버린 운전자가 괘씸하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무슨 벌을 받으려고 그러는지....
그 개를 데리고 병원에 가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많이 양보해서 최소한 길가로 치워 놓기라도 하는 게
최소한의 인간된 도리 아닐까요.
그리고 오토바이 아저씨도 좀 얄미웠습니다.
이미 차에 치인 상태이고 곧 죽을 녀석이지만
아직 숨이 붙어있는 놈을 그렇게 축구하듯 발로 차 버리다니....
물론 그 아저씨는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서 그렇게 하셨겠지만
녀석이 받았을 2차적인 신체적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어쨌건 한 생명이 눈 앞에서 그렇게 사라진다는 걸 보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비록 하찮게 여기는 개 한 마리라고 할 지라도 말이죠.
녀석의 복실복실한 털과 체온이 아직도 손에 남아있는 듯 합니다.
녀석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우리 캔디가 반가이 맞아주네요.
녀석에게도 얘기했습니다.
집밖은 너무 위험한 곳이니 절대 나가지 말라고 말이죠.
녀석이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따라 더 많이 녀석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 부탁 말씀 +++
1. 운전자 여러분, 도로에서 개나 고양이가 있으면 클랙션 울리지 마세요.
녀석들은 클랙션 소리에 당황하여 정말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 지 모릅니다.
잘못하면 사람도 다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거든요.
우리 사람에게야 자동차가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운송수단이지만,
녀석들에겐 단지 큰 소리를 내며 쫓아오는 무시무시한 괴물일 뿐입니다.
2. 애견인 여러분, 개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갈 땐 반드시 목줄을 채우세요.
이건 행여나 개가 사람들을 다치게 할까 봐 그런 것도 있지만
호기심 많은 녀석들이 이리저리 다니다 사고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란 걸 명심하세요.
그리고 웬만하면 주인의 연락처와 이름, 개의 사진이 새겨진 목걸이 하나쯤 걸어주세요.
그거 만드는데 만원이면 됩니다.
그런 것들이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반려견이 언제나 여러분 곁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물론 저도 개를 키우고 있으며 밖에 나갈 땐 목줄 채우고 목걸인 항상 걸어줍니다.
3. 녀석이 숨진 자리를 찍어 올린 것은
개들도 우리 사람들처럼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단 걸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란 말이죠.
+++ 필독 사항 +++
이 글을 보고 또 보신탕 문제, 유기견 문제 언급할까 봐 미리 못 박아둡니다.
절대 그런 취지로 적은 게 아니고
하찮은 생명이라도 소중히 하자,, 란 뜻에서 적은 것이니
그런 문제는 언급하지 말아주세요.
보신탕, 유기견, 개똥녀, 심지어는 군대문제 까지 거론하는 사람들은
난독증으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여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