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의 피정
느긋이
산보를 합니다
훈훈한 기운이 퍼져있는
강가에
키 큰 풀들이
바람에 일렁입니다
풀소리와 바람소리
흐르는 강물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맑고 푸르른 하늘 한 끝에
저물어가는
붉은 노을의 태양을
덩그러이 바라봅니다
언제나 마음 설레게 하는
강가의 정취들에
오늘도 어김없이
취합니다
노을이 사라지고
서서히 다가오는 어두운 초엽에
짙은 푸름의 강물이 고즈넉히 흐르고
그 속에서 배어나오는
깊은 적막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넋을 잃고
한참을 보냅니다
강물 위
황홀한 불빛에 감싸있는
선상 카페는
바라만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나의 영혼을
내 눈이 아닌
타인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아름답게 보이고 싶습니다
인생의 환난 속에서도
고아한 품위를 잃지 않는
순수한 영이고 싶습니다
과거
이제까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손길이 닿아
빚어진
밝은 빛 속의 영이고 싶습니다
주님
제 영혼에 밝은 빛을 주시어
환한 미소를 띄게 하시고
생명의 기쁨으로 활짝 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