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십 번 고민하고 결정한 일이었어요.
그 사람이 준 선물인데,
돌려주기도 뭐하고, 팔기도 그렇고,
갖고 있자니..볼 때마다 그 사람 생각이 나고..
그래서 그냥 동네 자전거포에 갖다줘버렸거든요.
"아저씨..이 자전거..그냥 필요한 사람한테 팔든지, 주든지
마음대로 해 주세요"
근데..이런 일이 일어나 버릴 줄 알았으면,
그냥 내 곁에 둘 걸 그랬나 봐요.
지금 전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
1층 로비에 앉아 있습니다.
매점 언니는 과일을 파는 데 정신이 없고,
인터넷 앞에는 환자복을 입은 젊은 사람들이 앉아서
인터넷 고스톱을 치고 있고,
가운을 걸친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네요.
그 가운데 서 있는 난..또 바보처럼 눈물이 나려고 해요.
엄마가 쓰러져 의식을 잃어버리는 일,
정해진 면회 시간에만 엄마 얼굴을 볼 수 있는 일,
내가 엄마의 보호자가 되는 일,
그런 일이 하루아침에
그냥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일이 아니라는 걸,
나와 상관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된지..이제 일주일쨉니다.
의식 없는 엄마를 응급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달려오던 길,
무섭고 두려워서, 세상이 끝나 버린것 같아서
내내 그 사람 이름만 불렀어요.
"현우야..현우야..."
다음날, 간단하게 짐을 챙기려 집으로 가던 길,
멍하니 걷다가보니까,
자전거포 앞에 서 있는 저를 발견했죠.
"아저씨, 그 자전거..그거..제가 다시 사가면 안될까요?"
"그 자전거? 어쩌지? 새거라서 그날 바로 팔려버렸는데...
다른 자전거로 골라서 그냥 가져가요"
순간, 자전거 패달이 멈춰버린 것 처럼,
심장이 멈춰버렸어요.
"다른 자전거는 필요 없어요. 꼭 그 자전거야 하거든요"
자전거를 돌려주겠다는 핑계로 그 사람을 한번만..
딱 한 번만..다시 보고 싶었는데,
이젠 그럴수도 없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자전거처럼,
잃어버린 사랑도
다시 패달을 밟으면 달릴 수 있을 거라고...
- 오늘 나왔던 누군가가
내일 '사랑이..사랑에게' 주인공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