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그림 : 아시베 유우호, 이케다 에츠코
1975년부터 일본에서 시작된 연재 만화.
그로부터 30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완결이 되지 않은 만화.
그 유명한 , 와 더불어
'끝나지 않는' 3대 순정만화로 불리웠던 작품.
당시의 독자들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여인에서 아줌마로 변신하면서
스리슬쩍 슬며시, 소녀 시절 추억처럼 멀어지고 잊혀지고 만 작품.
그림체도 오랜 이 만화를 다시 떠올리는 이유는
이 만화야말로 1980년대 사춘기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대표적인 명작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 작품을 1981년인가...? 1982년가... (가물가물);;;
여튼, 초딩 시절에 접했던 것 같다.
당시 이 만화의 제목은 가 아닌 .
심의에서 걸릴까봐 '악마'를 '꿈속'으로 대체한 듯 싶은데...
(5공 독재 시절 우리나라 심의가 얼마나 악명 높았는지는
세상이 다 아는 얘기라 굳이 설명 않겠다.)
당시엔 작가 이름도 원작자인 일본 작가가 아닌
우리나라 각색자의 이름으로 표기됐었다. 정 머시기였던가...?;;;
(몇 년전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젠 완전히 까먹었다는;;)
그럼에도 어찌나 신선하고 충격적인 작품이었던지
주인공의 이름만큼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더라... '유,하,영'.
그래, 유하영이었다. 원작에선 '미나코'란 이름이었지...
꿈 많고 아름다운 여고생 미나코에게
어느 날 흑빛의 악마 '데이모스'가 찾아와
자신의 신부가 될 것을 종용한다.
데이모스는 원래 바다에서 태어난 천상의 신.
그러나 여동생인 비너스와 불륜을 저지른 죄로
비너스는 황천에 매달려 썩어가는 형벌을,
데이모스는 영원히 악마로 살아가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이에 데이모스는 비너스의 환생인 미나코를 찾아 지상에 내려온다.
환생체만 있다면, 썩은 육체에 갇힌 비너스를
황천으로부터 탈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너스와 똑같은 아름다움을 나누어가진 환생체, 미나코.
그렇지만 미나코와 비너스는 엄연히 다른 인격체다.
밝고 순수한 미나코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데이모스는
어느 날인가부터 끝없는 갈등에 빠진다.
황천길로 데리고 가기엔 너무나 사랑스러운 미나코.
그렇지만 그녀를 죽이지 않으면 비너스가 영원한 형벌에 갇힌다.
지금도 비너스는 데이모스를 믿고
지옥같은 형벌 속에서 자신을 구원해주길 기다린다.
한 장 한 장 하루 하루가 갈등의 연속...
당신이 데이모스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만화...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
원작을 살펴보니 예전엔 없던 사연들이 엄청 많더라.
1980년대 출간됐을 때 심의에서 많은 부분을 들어낸 듯 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시시때때로 기모노가 등장하고 일색 짙은 신화가
스토리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아직까지 신(천황)을 받들고 사는 나라인 만큼
뭐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싶다.)
원작을 읽다보면 정말 일본인에 의한,
일본인을 위한 작품이란 느낌이 뼈저리게 와 닿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부러운 점이 있다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일본 작품엔 '신화'가 충실하게 살아있다는 점,
고리짝 옛날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전설을
이런 현대물에까지 생생히 심어 놓은 힘...
거기다 고대 그리스 신화까지 차용한 셈이니
작품이 내뿜는 아우라는 독특함을 넘어 신비롭다.
소녀 시절, 끝나지 않는 결론에 지리하고 또 지리했음에도
변치않는 설렘으로 책장을 넘겼던 것은
판타지와 맞닿은 신화의 힘이 아니었던가 싶다.
신화야말로 창작의 자산이다.
우리나라의 고대 신화를 다룬 '주몽'이
시청률 40%를 육박하는 이유도
진귀한 소재, 신화 특유의 색다른 아우라가
천편일률에 지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닐까!
현재 총 17권, 그러나 미완결...
일본에서도 연재 중단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죽기 전에라도 다시 펜을 들지도 모르는 일,
작가가 완전히 마침표를 찍을 그 날을 기대해볼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