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 - 지리산 무박 종주
일 시 : 2005년 6 월 5일
산행 경로 : 성삼재-노고단-노루목-삼도봉-연하천 산장-
벽소령 산장-칠선봉-세석 산장-촛대봉-연하봉- 장터목 산장-제석봉-천왕봉-법계사-망바위-칼바위-중산리 매표소-주차장
지리산 종주란 ?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25.5km의 주능선 산행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은 그 범위가 3도 5개 군 15개 면에 걸쳐 있으며 4백 84㎢ (1억3천만평)로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이러한 지리산의 등뼈를 이루고 있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활처럼 굽은 25.5㎞의 주능선은
노고단, 반야봉, 토끼봉, 칠선봉, 촛대봉, 천왕봉 등 1천5백m 이상의 봉우리만도 16개나 이어진다.
이 주능선 산행을 지리산 종주라 한다. 등정, 하산거리까지 합치면 보통 50km - 60km가 넘으며 2박 3일에 20- 25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지리산종주는 아마추어 등산인들에게는 "진짜 산꾼"의 경지에 올라서는 관문 같은 코스다.
웬만큼 산에 다닌 산악인이라도 인내를 갖고 산행해야 할 만큼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한 코스다.
그런 만큼 지리산종주는 평소에는 하기 어렵다.여름 휴가철에 가장 인기를 끄는 여름산행 코스다.
지리산 종주의 의미
지리산의 전체적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지리산은 그 규모가 광대하여 등산코스도 수십 개에 이르러 한번의 산행으로는 지리산의 극히 일부만을 다녀온다.
여러 번의 산행을 하더라도 주능선을 종주하지 않고는 지리산의 윤곽을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지리산 종주는 지리산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산행이다.
산행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친다.
전문등산인들은 "산행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려면 지리산 종주를 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지리산 종주산행이 주는 인상이 다른 산에 비해 강렬할 뿐 아니라 등산의 묘미에 흠뻑 젖을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1천5백m가 넘는 봉우리만도 16개에 20여개 이상의 봉우리를 한번의 산행으로 넘는다.
그러다 보면 등산에 대한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지리산 종주코스는 우리나라 산의 종주코스 중 가장 긴 코스이다.
한두 번 산에 다니다 보면 산을 좋아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종주산행을 하게 된다.
종주산행중 가장 길고 자신과 인내의 싸움이 필요한 지리산 종주를 하게 되면 가히 산꾼이라 할 만하다.
늦은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연휴로 인한 고속도로 정체등으로 인해 산행 들머리인 성삼재에 5일 새벽 2시경에 도착하지만 3시부터 입장 가능하기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맑은 밤하늘의 공기로 심호흡도하고 별도 헤아려 본다.
날밤을 꼬박새우고 달려온 성삼재에서 무박 종주 지리의 품에 안기려 한다.
02 :55 드디어 지리 무박종주는 시작된다. 과연 완주 할 수 있을까? 약간의 걱정과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출발한다.
야간산행은 고요한 적막감 속에서 신선한 공기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산행하는 또다른 맛을 나는 좋아한다.
03 :35 노고단 산장 도착. 취사장엔 피난민을 방불케하는 비박 산꾼들의 텐트 침낭등이 즐비하다. 고요해야 할 새벽녘이 왁자지껄 한 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노고단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행길에 접어든다.
05 :00 노루목. 반야봉에 오를까 망설이지만 갈림길에서 잠시 쉬며 떡한 개 횐님들과 나눠먹고 바로 직진, 반야봉은 다음을 기약한다.
05 :20 삼도봉. 노루목 지나며 뿌옇게날이 밝아온다.
삼도봉을 바로 앞두고 카메라를 배낭에서 꺼낼 때 저앞 삼도봉에서 우리 회원님이 소리친다. 해가떠오른다. 빨리와!
부리나케 달려간 삼도봉엔 벌써 구름사이로 해는 떠 올랐고 벌겋게 달아오른 해와 구름의 조화는 환상 그 자체다.
그 순간 내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어제 서울서 내려와 화엄사에서 출발한 선수가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찬란히 떠오르는 일출에 그만 감동 한방 단단히 먹은 목소리다. 왜 않그렇겟는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 일출인데... 하얗게 닫힌 구름사이로 하늘이 열리고 시뻘건 불덩이가 떠오르는 일출을 보기위해선 아직도 더 많은 덕을 쌓아야 하나보다.
저 너머 천왕봉쪽에서 구름사이를 헤집고 떠오른 태양이 지리 마루금을 찬란히 비춘다.
삼도봉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우리 횐님들 서둘러 사진 몇장 찍는데 급한김에 카메라 세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
지리 계곡은 붉게 떠오른 아침해와 함께 하얀 구름바다를 이루고 ..
해를 등지고 선 산님의 실루엣..과 삼도봉 조형물
지리산의 아침은 또하나의 외로운 섬을 만든다..
뱀사골 계곡길과 만나는 화개재엔 비박 산님들이 아침을 맞는다. 다음엔 나도 텐트 갖고와 고요한 산속에서 하룻밤 묵어가야겟다는 생각이 든다.
07 :25 연하천 산장. 이른 아침이지만 산님들로 산장은 붐비고... 우리 횐님들은 역시 먹거리 바리바리 많이도 싸온다. 풀어 놓으니 진수성찬 부폐가 따로 없다.
지리산 자락에서의 아주 특별한 아침을 즐기며 30여분 휴식을 취한다.
08 :26 삼각고지 를 돌아 형제봉으로..
08 :45 거대한 암봉과 척박한 절벽사이에 꿋꿋히 자라는 소나무의 풍광을 즐기며..
전망바위에 올라 햇살 좋은 지리의 능선에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에 땀을 씻으며..
09 :25 벽소령 산장엔 많은 산님들로 붐비고..
여성 횐님의 미인계(?)로 버너와 코펠을 빌려 커피물을 끓이고 그분의 닉네임이 '호박'인데 "이쁘면 모든게 용서되고 해결된다나 어쩐대나" 이래서 한 바탕 웃음으로 피로를 날려 보내고
커피 한모금씩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잠시 휴식을 취한후 다시 길을 나선다.
10 :40 선비샘의 시원한 샘물은 꿀물에 비할소냐!
수통에 물 보충후 바라본 하늘.. 이렇게 해맑은 하늘을 본게 언제쯤인지..
11:25 드디어 저 멀리 천왕봉의 위용이 들어오는 순간, 다시한번 '힘'을 외치며 ..
칠선봉 암봉위에 올려놓은 돌탑.. 누군가 대단한 정성이다..
11:43 칠선봉의 기이한 바위는 파란하늘과 하얀구름을 향하고.. 조금씩 발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칠선봉에서 바라본 암봉과 하늘..
12 :18 뒤돌아본 능선엔 이쁜 아기 엉덩이 같은 반야봉과 그 너머 노고단이 구름사이로 들어온 다.
저 앞엔 촛대봉,장터목 산장과 제석봉, 천왕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12 : 22 영신봉. 아무렇게나 막생긴 기이한 바위들과 어우러진 하늘과 숲..
영신봉에 서 주변 조망을 즐기며..
12 : 30 능선길을 돌아서니 드넓은 세석평전의 연분홍 철죽과 촛대봉이 반긴다.
연분홍 철죽과 파란하늘, 드넓은 평원은 평화로움으로 다가오고 저 능선에 누워 한숨 자고 갔으면... 저 모퉁이 돌아 내려서면 세석 산장이다.
카메라의 줌을 약간만 땡겨도 천왕봉은 지척인데 갈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12 : 35 세석산장 과 세석 평전.산장 뒷편 그늘에 앉아 아침에 남은 걸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일부 무릅 통증을 느끼는 횐님들은 이곳 세석에서 거림으로 하산하여 당일산행팀과 합류하기로 한다.
(식사 및 휴식으로 35분 소요)
우리 횐님들의 수통을 거둬 물 보충을 한후 새로운 결의를 다지며 세석산장 출발.. 이제부터는 내 자신과의 싸움이다..
세석산장엔 야영객과 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갈길먼 나그네는 고지를 향하여...
13 : 29 따가운 햇쌀을 맞으며 촛대봉을 향해 세석평전을 오른다.
중식후의 나른함과 졸움이 밀려오지만 새로운 각오르 다지며.
13 : 41 촛대봉에서 산과 하나가 되고 자연을 즐기는 산님들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 장터목을 향하여..
촛대봉 넘어서는 순간 천왕봉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온다.
먼길 왔지만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아있다.
14 : 08 어서오라 손짓하는 지리 천왕을 보니 다시 기운이 솟고 발걸음도 빨라진다.
14 : 30 연분홍 철죽과 기기묘묘한 암봉들, 푸르름이 어울어진 능선길을 지나며..
연하봉을 향하여..
14 : 30 연하봉..
연하봉 암봉들의 자태..
14 : 50 연분홍 철죽도 힘이드니 아름다운줄도 모르겠고...
15 : 00 장터목 산장. 성삼재 출발하여 12시간.. 서서히 지쳐가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앞으로 천왕봉까지는 1시간..
우리 일행이 횐님들중에 제일 후미다. 하지만 완주의 집념을 다지며 천왕봉으로..
15 : 16 장터목산장 지나 제석봉 오르는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연분홍 철죽과 고사목의 조화가 맑은 햇살에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제석봉 고사목은 하늘을 향해 그 외로움을 달래고..
15 : 27 제석봉을 지나 손에 잡힐 듯한 천왕봉을 향하여..
15 : 46 통천문. 드디어 하늘을 통하는 통천문을 들어선다.
통천문에 올라 뒤돌아본 지리능선..
굽이굽이 끝도 없는 저 능선길을 돌아 여기까지..
고지가 바로 저긴데...
마지막으로 '힘'을 외치며 천왕봉 정상을 향하여...
16 : 08 천왕봉 정상. 멀고도 먼 지리 주능선을 넘어 드디어 천왕봉까지... 천왕봉엔 정상석을 탈환하기 위한 산님들로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지리종주 정상에 오른 자랑스런 울 횐님들 기념사진 남기기 위해 그아수라장 대열에 합류하여 후다닥 몇장 박는다. 그런데 정작 나는 그 혼잡함 속에서 정상석을 부등켜 앉고 증명사진 박는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종주했는데 아쉬워 옆불떼기서 한 장 ㅎㅎㅎ
정상에서 종주의 기쁨을 채 느끼기도 전에 예정시간보다 많이 초과되어 서둘러 하산길에 나선다.
16 : 30 하산길 천왕샘지나 전망대에서 되돌아본 천왕봉.
천왕봉 정상까지는 완주의 일념으로 오르고 또 올랐는데 이제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 서려니 무릅이 아파오고 기운도 떨어진다. 이 길은 여러번 올라본 길이고 더 이상 주변 경관을 찍어 기록으로 남길만한 체력적, 정신적인 여유도 없다. 카메라를 배낭에 쑤셔 넣으니 한결 걷기가 수월하다.
아픈 무릅은 양손에 쥔 스틱에 의지하며 내려오는 하산길은 왜 이리도 먼지... 이렇게 망바위지나고 칼바위에 다다를 즈음 계곡의 물소리가 반갑기 그지없다...
눈치 볼 것 없이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열을 식힌다.
19 : 05 중산리 매표소 도착.
02 : 55분 성삼재에서 출발한 무박 지리종주는 노고단을 지나 천왕봉 찍고 중산리까지 그 멀고도 험한길의 막을 내린다.
종주를 통한 자신감과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기대하면서...
photo by sanmaro
지리산 너 지리산이여 / 안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