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이상 한국에는 내 영화를 절대 걸지 않겠다"
오늘판 인터넷 신문에서 조금은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다.
김기덕 감독의 충격 기자회견이 그것이다.
본인이 충격이라고 표현한것은 흥행엔 전혀 관심도 없어보이던
그가 던진 말들이라 그렇다는 것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도 사람이고 감독이란 것을 이제서야 느낀
내 자신이 그에게 조금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정도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상 어느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혼자서 보고 즐기기 위해 만들었겠는가
누군가가 봐주기를 원하고-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자신의 영화를 그들과 이야기하고 싶은것인데-
관객들이 볼 기회조차도 없었고-
우여곡절끝에 단 1개의 스크린이라도 확보하면 1주일도 안돼서 내려오던
그의 영화들은 우리나라가 저예산 영화들, 작가주의 영화들에 대해
얼마나 인색한가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볼수있다.
얼마전 시네코아가 스펀지에 인수되었다는 말을 들었을때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던진 괴물과 한국관객들의 수준에 대한 울분섞인 발언도
충분히 이해가 갈만큼-
그의 13편의 영화들을 본 관객들을 집계해봐도 본인의 기억으론 50만도
안될것이라 본다. 아- 물론 외국에서의 그것들은 배제해두자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제작자와 감독들 그리고 배우들이
감히 스크린쿼터에 대해 큰소리를 쳐도 되는가-
물론 그들 나름의 입장도 있겠지만
본인 생각에는 이기적이고 상업적인 방편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스크린쿼터라는 울타리는 최소의 울타리이어야지
최대의 성벽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본 충무로 월메이드 영화관계자들의 입장은
당연히 후자를 이야기 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는
전자라고 당연시 여기며 우긴다
참 역겨운 현실이다.
그들은 몇백억씩 쏟아부어가며 만들고 보여줄수 있는 힘이 있지만
단 1억원에 영화의 제작이 중단되었던 임권택 감독의 현실을 비춰봤을때
너무나 아이러니하고 모순된 현실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거대영화들의 개봉관 확보를 지켜주는 스크린쿼터가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계의 좋은 작품과 감독들이
구린내 나는 돈냄새에 가려 햇빛조차 볼 수 없고,
그들의 작품을 갈망하는 우리 관객들의 욕구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현실을 지켜줄 마이너쿼터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시스템이다
그즈음-
우리나라 1200스크린 중에 620개를 확보해서
개봉 13일만에 700만을 돌파한 괴물,
살인의 추억으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모두 박수를 받은 봉감독-
왜 내 머리속엔 그가 떠올랐을까.
심하게 광적인 흥행질주가 두렵다는 그의 말은 과연 진심일까
괴물의 흥행으로 인해 스크린쿼터 옹호론자들의 입장이 곤란해질까
걱정스럽다는 말을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보았다.
어찌보면 참 모순된 발언이다.
그는 그의 입으로 작가주의적 감독이라 했다.
물론 작가주의 영화들은 흥행에 실폐해야한다라는 전제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순수 제작비 120억원을 들여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입장에서라면
스크린쿼터의 축소폐지에 대해 걱정하는 발언을 할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계 전반에 걸쳐있는 제작과 배급에
만연한 문제점을 걱정해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제작투자는 돈이다.
물론 돈안되는 일은 하지 않는것이 경영인들이다.
제작자와 배급사들 그리고 극장주들은 순수 영화인이 아니다.
그들은 영화인, 문화인의 가면을 쓴 돈에 찌든 경영자들이다.
그들은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걱정하는척 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한없는 믿음을 보여주진 않는다
아니. 자신들이 영화계에 몸담고 있고 한국인이고 스크린쿼터에 대해
큰소리 친다면 최소한 그들에게 기회는 주어야 한다는 것이 본인에 생각인데
그들은 절대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영화를 하는게 아니라
관객들이 많이 보는 영화를 만들게끔 이끄는 영화계 전반의 폐해와
그런 영화들에게만 다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관객
이런 모든 문제점과 현실을 두고
우리들도 분명히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그런 서럽고 섭섭한 하소연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물을 본 관객들은 수준이하냐는 비난만 할것이 아니라
그는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가를 먼저 헤아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감독의 인터뷰에 전부다 옳소!!를 외치는건 아니지만-
그의 그런 심정을 본인은 충분히 이해 한다는 것이다.
이상- 건방지게 주저리주저리 한국영화계에 침을 뱉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