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생에 처음으로 영화제라는 곳을 가서 처음 접해본 작품
사실 난 프랑츠 랑이 누군지 몰랐다.
영화제가 개막하고 하루가 지난 오후 집에서 책을 붙잡고
뒹굴고 있던 내게 김여사가 구원의 손길을 던졌다.
앞집 아주머니가 아들 주라며 우리 김여사에게
두장의 표를 건냈고 시간을 보니 1시간후 시작하는 영화였다.
프랑츠 랑의 스파이와 콘서트
다소 생소한 타이틀의 티켓을 받아들고-
부랴부랴 찾아간 시민회관-
영화는 1930년대의 무성영화였다.
낯선 충격이었다.
무성영화라...
접해볼 기회도 없었을 뿐더러 그런 영화를 상영한다는것 자체가
나에겐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흥분으로 다가왔다.
무성영화면 심심하지 않을까 했지만 그건 기우였다.
허클베리의 라이브 음악과 함께 시작된 영화는
시종일관 스피드있게 흘렀고-
스릴감도 있었고-
게다가 로맨스까지 있었다!!
무성영화라 그런지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과장되 보였고,
그러인해 소리가 나지 않으면 느낄수 없는
코믹함까지 느낄 수 있었으니
충격과 호기심으로 본 영화에서
꽤나 많은 소득이 있었다는 것이다.
보면서 놀란것은-
꽤나 잘 구성된 첩보영화의 소스들을
정확히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작품 소개에서처럼 현대첩보물에 많은 영향을 미친 영화다웠다.
마치 1930년대 007시리즈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을 지금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의미있었던 영화제 첫 나들이-
게다가 좋은 작품으로 시작했으니
그 날의 행운은 내 앞날에 대한
복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좀 아쉬운건-
상영시간이 10분이나 지났음에도 리허설 중이던 진행과
좁아터진 의자에 팝콘과 콜라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던
빡빡함이 불만이라면 불만이었다.
이런 영화는 팝콘과 콜라가 빠지면 너무 재미없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