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틴아메리카(중남미 및 카리브해협 일대)를 잊지 마세요. 한국 교회에는 잃어버린 선교지와도 같습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활동중인 선교사들을 만나면 한결같이 이같이 지적한다. ‘초록은 동색’일 거라며 이들 선교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의 총 46개국에서 원주민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는 734명으로 전체 한국 교회 파송 선교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도정보지 ‘오퍼레이션 월드’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사역하는 외국인 선교사는 1만6880여명에 이른다.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종족이 무려 200여개에 달한다.
◇영적 성장 가능성이 큰 라틴아메리카=라틴아메리카는 전통적으로 가톨릭 지대다. 전체 인구 중 78.77%가 가톨릭 신도이며 개신교는 10% 남짓하다. 아세아연합신학대 윤춘석 라틴아메리카연구원장은 “중남미 선교자료가 부족하고 선교동원이 미비하며 거리상 가까운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교회가 라틴아메리카 선교를 맡아야 한다는 등의 선입견 때문에 한국 교회는 이들 지역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유럽이나 미국 선교부조차 라틴아메리카는 가톨릭이 왕성하기 때문에 선교지로 여기지 않았다. 게다가 수세기 동안 가톨릭의 방해 등으로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은 19세기 중엽 이후에나 라틴아메리카로 진출했다. 1910년 에든버러선교대회에서 영국 성공회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라틴아메리카가 선교지가 아니라고 결정되면서 라틴아메리카 선교 열기는 또 한 번 식기도 했다.
라틴아메리카의 개신교는 자생적으로 부흥해 나갔다. 1900년에 약 70만명밖에 되지 않았던 복음주의자들이 1960년대 이래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순절복음주의 은사운동이 부흥의 촉진제였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의 전체 개신교 성도는 6500여만명에 달한다. 최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의 경우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는 전체 등록 교인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반면 개신교회 출석 성도는 최소 2000만명 이상으로 인구 증가율보다 2배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라-복음주의’(para-evangelico)라고 일컬을 수 있는 새로운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윤 원장은 “로마가톨릭과 단절된 ‘카리스마적 가톨릭교회’(페루의 아구아 비바 생명수교회)와 미국의 초대형 은사주의 교회들의 선교로 세워진 교회(과테말라의 베르보 말씀교회),전통적인 개신교회들과 결별한 단체들이 파라-복음주의의 대표적인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파라-복음주의 안에는 미국의 피터 와그너 박사가 이끄는 신사도적 운동과 연합한 단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문제 또한 적지 않다. 윤 원장은 “신학에 대한 무지,포스트모던 문화에 종속되는 신앙생활 추구 등으로 인해 개신교 및 가톨릭과도 구분되는 또 다른 종교세력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영적 혼돈 또한 만만치 않은 라틴아메리카=가톨릭권 선교전문가들은 정령숭배 등 토착종교와의 혼합과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어 교황청의 치리가 쉽지 않다는 점 등으로 인해 라틴아메리카 가톨릭은 이질적 요소가 너무 많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라틴아메리카의 가톨릭을 ‘복음이 없는 기독교’의 모습과 같다고 혹평하는 선교사들도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한국내 이단들의 진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홍경화 브라질 선교사는 “복음의 씨가 뿌려진 지역이지만 추수할 일꾼이 부족한 곳이 라틴아메리카”라면서 “일부 선교학자에 의해 선교전략이라는 명목으로 어느 지역은 강조되고 어느 지역은 소외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영화 아르헨티나 선교사는 “이단세력의 진출이 왕성한 곳이 라틴아메리카”라면서 “심지어 사탄 숭배종파들의 활동이 성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니뇨데디오스종파는 7∼12세 어린들을 유혹해 성교를 강요하며 포르노 촬영을 하고 마취를 시킨 뒤 내장을 꺼내 밀매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종교와 가톨릭이 혼합되면서 브라질에서 생겨난 움반다종파는 예식 때 닭이나 비둘기를 제물로 삼으며 사제가 입으로 목을 물어뜯어 피를 튀기게 한다. 이는 사탄과 피의 계약을 맺는 것이다. 마하아블랑까 네그라 종파는 사탄을 영원한 남편으로 계약하는 의식을 갖는다. 아르헨티나에서 생겨난 살과망까종파는 3일간 의무적으로 지정된 산에서 밤 12시부터 미명까지 악기에 맞춰 춤을 추며 사탄에게 충성할 것을 서약한다. 브라질과 우루과이에서 성행하는 마꿈바종파는 예식을 행할 때 악기를 불면서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행진한다. 주로 개신교회와 지도자들이 저주의 대상이다.
김 선교사는 “수많은 현지인이 정령숭배와 사탄숭배,이단의 혼합 현상 속에 있으면서도 분별하지 못하고 있다. 복음과 성령만이 이들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한국인 선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이 영적 가난과 무지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