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돌연변이 분열과 민화박물관

박희정 |2006.08.14 11:46
조회 49 |추천 0

영월의 민화박물관에 다녀왔다.

민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개인수집가에 의해 지어진

민화박물관! 그곳에서 민화를 공부하는 전문가에게

설명을 들었는데도 민화에 대한 흥미는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18세기 인상파 화가들이 햇살아래 드러난 자연을

그리고자 경주할 때, 똑같은 18세기를 살면서

우리의 화가들은 그것들을 실제 보지도 않고

그저 방안에서 바다의 물고기와 게,

산천의 꽃과 새를 그리는데 소일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민화라는 장르의 한계 때문이었다.

 

생물의 진화는 분열에서 시작되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바다.

그런데 초기의 동일성에 바탕을 둔 단순분열이

차이성에 바탕을 두고 돌연변이 분열로

변하면서 진화는 가히 폭발적이게 된다.

두 개로 나뉘던 것이, 네 개로 나뉘면서,

서로 다른 짝을 찾아 다시 분열하기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한국화는 우선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그림과

우리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그린 풍속화로 1차분열한다.

중국의 화풍을 그대로 살려 도화서에서

가보지도 않은 중국산천을 그린 그림을

우리는 과연 정통이라 부르는가?

그렇지 않았다. 이에 반기를 들어 그림을 그린 것이

진경산수화였다. 2차분열이다.

우리의 그림 역시도 신윤복이나 김홍도로 이어지는

풍속화는 걸작으로 남겨졌으나

풍속이란 이름으로 누가 그린지도 모르는

B급그림들은 병풍에서 벽장 등에 장식되어 있었다.

역시 2차분열이다.

그러니까 4개로 나뉜 것 중 철저한 중국모방작과

조잡한 우리의 작품은 도태되었고,

중국에서 출발했으나 독특한 우리의 것을

결합한 작품만 진화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민화박물관에는 도태한

우리의 작품이 그저 오래되었다는 이름으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감흥을 못 줄밖에.

 

이제 김홍도와 신윤복 등 일련의 풍속화가들이

남긴 걸작은 어떤 진화단계에 놓여 있는가?

이중섭, 천경자는 자신들이 접한 서구의 그림과

우리의 그림을 어떻게 결합시켜 진화했는가?

그리고, 도태될 것은 어느 것인가?

 

한국그림이 깊게 모색해야 할 부분이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