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갔으면 좋겠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알지 못한 것처럼
이름조차
모르던 사이처럼
그렇게 지워졌으면 좋겠다
심호흡에 아픔 스미고
무심코 나온 한숨에
숨은 눈물
찾아오지 말았어야지
고백하지 말았어야지
현실의 바퀴 속에 걸린 나를
공연히 흔들지 말았어야지
내 손끌어 네 곳으로 날아갈 일
아니라면
기도 속에 버려뒀어야지
씻어도 씻어내도
지워도 지워내도
웃을 수 없는 찬 입술
조각상 되어 네 곁에
서 있을 수 있다면
얼음같은 긴 운명
거절할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