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예술과 종교는 기름과 물인가?

최용일 |2006.08.17 22:34
조회 57 |추천 0

바티칸, 마돈나의 로마 콘서트 앞두고 격분하다! 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을 마저 대라는 말은 그저 성경에만 있는 고사성어였는가 모르겠다. 한때, 아니 지금도 대부분의 경우는 예술과 종교가 찰떡 궁합이다. 특히 서양예술에 있어서 기독교는 예술적 감흥을 가져다 주는 원천이었고 동양예술에 있어서 불교 또한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제정일치 시기인 고대여서, 종교에 매몰된 암흑기인 중세여서 그랬던 것일까, 종교 상위시대의 시대조류여서 그런 것일까? 그런 불경스런 생각을 하면서 마돈나를 돌아보게 된다. 마돈나도 분명히 천주교적 모태신앙을 가지고 산다고 들었는데 언제 냉담자가 된 것일까?  예술이 종교를 무조건 신봉만 해서 되는 것인지, 반대로 종교를 무조건 폄하하고 비아냥거려야 되는 것인지 생각하게 하면서.....


지난 4일 BBC방송과 AP통신, 그리고 영국 텔레그래프 신문 인터넷판 등 유수의 언론들은 ‘교황의 도시' 로마에서 '컨페션(Confessions)' 콘서트를 여는 팝가수 마돈나에 대해 바티칸이 격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교황청이 ‘불경’ ‘신성모독’ ‘도발’ 등의 거친 용어를 동원해 팝스타 마돈나(47)를 맹비난했다는 보다는 정확히 이보다 하루 앞선 3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미국의 팝 스타이자 도발적인 섹스 심벌 마돈나(47)는 지난 5월부터 순회 콘서트 '컨페션'의 일환으로 북미대륙과 유럽을 돌며 시작된 세계 순회공연을 통해 가난과 질병에 찌든 고아 구호 기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9월21일까지 계속되는 공연은 유럽과 일본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세계 순회공연 중 마돈나는 미국에서 콘서트를 시작한 마돈나는 지난달 30일 웨일스의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가시면류관을 쓴 채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 퍼포먼스를 행했으며, 6일 로마 공연에서도 이 퍼포먼스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 퍼포먼스는 무대 위에서 가시관을 쓴 채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6m 높이의 대형 십자가에 매달려 노래하는 장면으로 이미 종교계의 반발을 사고 있던 터였다.


가톨릭 신앙을 가진 이탈리아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마돈나가 가톨릭계를 자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89년 히트곡 ‘Like a Prayer’ 뮤직비디오에선 십자가를 불태우고 흑인 예수를 마돈나가 유혹하는 장면이 삽입돼 논란을 일으켰으며, 자위 행위를 흉내내며 히트곡 'Like a virgin'을 부른 콘서트 무대로 바티칸의 비위를 거스른 적이 있다. 지난 5월 로스앤젤레스 공연에서도 십자가 퍼포먼스로 종교계로부터 원성을 샀었고, 가톨릭계로부터 예수의 고난을 희화화해 돈벌이에 악용한다는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그런 공연을 가톨릭 수도인 바티칸시티 코앞에서 개최하려 하자 교황청이 발끈한 것이다. 그동안 비교적 이런 문제에 침묵을 지키던 교황청이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삼았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 로마의 이슬람교와 유대교 지도자까지도 교황청에 가세해 마돈나를 공격함으로써 6일 마돈나의 로마 공연이 문제가 됐던 것이다.



그러나 6일 가톨릭과 교황청의 본거지인 로마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 발표가 있자 드디어 교황청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에르실리오 토니노 추기경은 교황의 승인을 얻은 발언을 통해 "교황과 순교자의 도시에서 십자가 공연을 하는 것은 공개적인 적대 행위...이것은 종교에 대한 신성모독적 도전이자 십자가에 대한 모욕"이라며 "마돈나는 파문 당해야 한다. 교황과 순교자의 도시에서 자신을 십자가에 매다는 행위는 노골적인 적대감의 행위이다. 스캔들이나 다름없고 선전효과를 내려는 시도이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바티칸 관리인 벨라시오 데 파올리스 주교는 "어떻게 이 여인이 성모인 마돈나의 이름을 취할 수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녀의 콘서트는 세속주의의 썩은 과일이자 악의 어리석음을 대변한다"고 질타하면서 마돈나의 이름까지 시비를 걸고 나섰다.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본떠 예명을 지은 마돈나는 1989년 뮤직비디오 ''라이크 어 프레이어(Like a Prayer)''에서 예수를 연상케하는 흑인 남성을 유혹하는 등 여러 차례 ''불경''을 행한 적이 있다. 이탈리아에 있는 세계무슬림연맹(MWL)까지도 “마돈나의 십자가 공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는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매우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마돈나의 이번 공연 아이디어는 최악이며 차라리 그냥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비판했고, 로마의 유태인 단체 대변인인 리카르도 파치피치도 “공연 장소가 교황청에서 불과 1마일도 안떨어진 곳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교황청을 거들었다. 로마 유대인 공동체도 “마돈나의 행위는 신성모독”이라며 “그것도 로마에서 한다는 것은 더욱 나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마돈나는 자신의 대변인인 리즈 로센버그를 통해 보낸 이메일(전자우편)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전하려 하는 것인 만큼 예수는 나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탈리아판 `배너티 페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승마를 하다 말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 사고 이후 신에게 더 가까이 가게 됐다. 그 일로 인생을 새롭게 보게 됐다. 신에게 약속컨대 결코 다시는 불평하지 않고, 슬퍼하거나 투덜거리지 않으며, 고마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톨릭계의 총체적인 비난과 저주에 가까운 악담에도 불구하고 마돈나의 로마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다고 한다. 마치 다빈치 코드가 종교계의 비난과 온갖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흥행을 거둔 것을 연상케 한다. 약간은 반사회적이고 질서와 권위를 부정하는 대중적 예술을 전형적인 꼰대인 예수가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였을 뿐이다. 만일 마돈나를 막고자 한다면 이런 류의 불경스러운 행위에 테러로 응징하겠다는 이슬람식의 단호한 의지나 중세 십자군적인 성전을 벌였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중세도 아니고 테러전시도 아닌 초현대인 이 즈음에 예술은 예술이고 종교는 종교일 뿐이라는 것을 말해서 들을 것인가?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할 것인가?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