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땅 이야기

김부경 |2006.08.19 11:25
조회 16 |추천 0
 땅 이야기 -고두현- 내게도 땅이 있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상주중학교 뒷산철 따라 고운 꽃 피지도 않고 돈 주고 사자는 사람도 없는 남해 상주 바닷가 언덕한 평 못 차는 잔디 풀밭 거기평생 남긴 것 없는 아버지의 유산이 헌 옷으로 남아 있다. 저 눕고 싶은 곳 찾아아무데나 자리잡으면 그 땅이 제 땅 되는우리들 아버지의 아버지대로부터사람들은 기억하기 위해 무덤을 만들고더욱 잊지 않기 위해 비를 세웠다지만중학에 들어가자마자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나는 학교 옥상에서 그 언덕빼기공동묘지를 바라보는 것 외에는아무것도 세우질 못했다. 철 들고 부끄럼 알 때 즈음흙이 모여 돈이 되고 묘 자리도 잘라서 팔면재산이 된다는 나라시내버스로 휴일 한나절쉽게 벌초도 하고 오는 근교 공원묘지아파트처럼 분양을 받고중도금 잔금 치러가며 화사하게 다듬은비명들 볼 때마다 죄가 되어나도 햇살 좋은 곳 어디한 열두 평쯤 계약을 할까. 그런 날은 더 자주 꿈을 꾸고 잠 속에서 좁은 자리 돌아누우며 손 부비는 아버지고향길 멀다는 것만 핑계가 되는 밤이 깊어갈수록 풀벌레 소리 적막하고간간이 등 다독이는 손길 놀라잠 깨보면 쓸쓸한 봉분 하나저녁마다 내 곁에 말 없이 누웠다가새벽이면 또다시 천리 남쪽 길 떠나는아픈 내 땅 한 평.http://new.photo.naver.com/30/20041129000404189 시인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중학교에 다녔다.  나도 학교에 다닐 때 창밖을 자주 보았다. 아마도 시인은 수업시간에 창밖을 바라본 시간이 더 많지 않았을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이 학교 옥상에서 언덕빼기를 바라보는 것 밖에 없었다는 짧은 표현 속에 중학교 어린 시절에 감당해야 했던 큰 슬픔이 담겨있는 듯하다.   고향을 떠나 바쁜 삶을 살면서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건 아마도 그 때 보았던 그 바다와 언덕빼기가 아니었을까.너무 아프고, 너무 슬프고, 그렇지만 너무 그리운... 왜 잊혀지지 않고, 자꾸만 더 떠오르는가...묘 자리도 잘라서 팔면 돈이 되는 현실 속에서,현실이 각박할수록 더 떠오를 수 밖에 없는 때묻지 않은 고향의 광경과 그 속에 남아있는 아픈 기억때문이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