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분유서 금속이물질 검출…
회사측 “먹여도 된다” 은폐 급급
[국민일보 2006-08-20 19:07]
남양유업이 자사 고급 분유제품 속에서 발견된 금속성 물질로 추정되는 이물질을 ‘분유 누룽지’로 분석하며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박모(33)씨는 지난 7월말 한 대형 마트에서 ‘임페리얼드림 XO 1단계’ 분유 3통을 한데 묶은 상품을 6만7000원에 구입했다. 태어난 지 2개월된 아들에게 먹이려고 첫번째 통에서 분유를 떠 젖병에 타니 후춧가루와 같은 금속성 물질이 나왔다.
박씨는 지난 3일 남양유업 고객센터에 항의하며 성분 분석을 요청했다. 박씨는 “분유를 한 번씩 탈 때마다 검은 이물질이 5∼6개씩 떠다녔다”면서 “한 통에서 이물질이 묻은 분유를 분리해보니 한 줌에 가까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튿날 박씨 집을 방문한 남양유업 판촉사원은 이물질을 손으로 비벼보더니 “분유 누룽지로 먹어도 되는 것”이라며 모아놓은 이물질 분유를 버린 뒤 남은 분유가 담긴 분유통을 가져갔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두번째 통에서는 4㎜ 크기의 금속성 건더기(사진)가 발견됐다. 박씨는 지난 16일 남양유업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해 책임자를 연결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이 차일피일 이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남양유업은 20일 “박씨에게서 가져간 분유를 성분검사한 결과가 지난 14일 나왔다”면서 “고온 건조 과정에서 일부 발생되는 초분으로 일종의 누룽지와 같은 것으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측은 “초분이 크기가 작고 양도 미미해 아기의 건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이를 공문으로 만들어 서둘러 18일자로 박씨에게 발송했다. 박씨의 부인 김모(32)씨는 이에 대해 “물에 타면 이물질만 둥둥 떴고 자석에도 붙었다. 분석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박씨처럼 해당 제품에서 검은 이물질이 나왔다는 제보가 포털사이트의 임산부 카페 등에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임페리얼드림 XO는 한 통에 2만원선의 고가로 ‘모유에 보다 가까운 유아식’으로 알려지면서 2003년 출시된 이래 고급 분유 시장의 60%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 높은 제품이다. 한 해 매출액만 1100여억원으로 추정돼 해마다 550만여통이 팔리는 상황이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