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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잠든 새벽에숨막히게 매혹적인 소설을 읽는 것만

김지연 |2006.08.21 02:28
조회 22 |추천 1


모두 잠든 새벽에

숨막히게 매혹적인 소설을 읽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

 

때론 슬픈 사랑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때론 목숨이 위태로운 사립 탐정이 되기도 하고

때론 지난 인생을 돌이켜 추억하는 대학 교수가 되기도 한다 .

 

전에는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읽었다 .

재미없는 책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 .

저속한 통속소설도, 형편없는 묘사력의 엉성한 스토리도

개연성 없는 사건 전개도, 말도 안돼는 결말도 모두 좋았다 .

지하철 구석에 붙은 헐값판매 따위 광고문도

신문 잡지의 촌스러운 엉터리 사기 광고도

붉은 선혈이 난자하는 잔인한 청소년용 만화도 모두 좋았다 .

 

읽는다는 행위자체가 즐거웠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조금 가려읽는다 .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책이 좋은 책이 아니란 걸 알았다 .

베스트 셀러가 더 형편없는 책이기 쉽다는 사실 .

 

여러 기자가 훌륭하다고 찬사를 늘어놓고

신문마다 한 칸씩 광고를 차지하고 누군가로부터 추천을 받고

어느 샌가 인터넷 감동적인 문장들 코너에 오르내리고 .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

 

훌륭한 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것이 앞 날의 비전을 제시하고

돌아온 날들의 고통을 되새기고

혹은 캄캄한 현실을 비추건 그렇지 못하건 ,,,

 

엉터리 번역가의 앞뒤 안 맞는 문법의 문장에 의해서도

훌륭한 작가의 고결한 글솜씨는 살아움직인다 .

뛰어난 묘사력으로 작중 인물을 숨쉬게 하기 때문에

엉터리 번역으로 그들의 대사가 엉키고 초라해지더라도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독자를 움직인다 .

 

그치만, 언젠가 ,

내가 영어를 모국어만큼 구사할 때가 되어

내가 사랑하는 모든 소설을 원문으로 즐기게 될 날이 오기를

무언가 가슴아프게 소망한다 .

그 모든 것이 전적으로 나의 노력에 달렸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희망일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당한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법이다 .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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