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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송 ii

김준래 |2006.08.25 17:32
조회 12 |추천 0

 

                       


 

 

 

허무 송 II

 

 

깊은 산속 옹달샘 오두막을 짓고서 함께 살고나할까

 

흠진 나무 엮어 고운 자갈로 장식하고 나무밑동 초석삼아 만든 정자아래서 곰방대 입에 물고 뿜어내는 구름 너머 손짓하는 은일자 숨결 머금고 살고싶다

 

어느덧 몇해일까

자고이래 신선놀음 따라하던 나무꾼이 그제서야 부랴부랴 지게 지고 내려올때

 

낯선 거리 두리번 두리번 

달려오던 쇳조각이 반가와 흔든 손짓 아랑곳없이 몸에 부딪혀 하늘위로 붕 떠오르더라

 

상처입은 나무꾼을 보살펴 줄까

그러나 모진사람 야박하게 구는 새가 이러니 산중 품을 떠나기가 싫었겠지

 

그제서야 완결해진 나무꾼의 꾸역꾸역 들어가는 뒷모습따라 깊은 산속 옹달샘 오두막을 짓고서 함께 살고나할까

 

 

-새 상태·정도

 

흠지다::: 흠이 생기다 (흠진나무=죽은나무)

동:::  마디 (나무밑동=그루터기)
은일(隱逸)::: 세상을 피하여 숨어 학자 (=은일자)

자고이래(自古以來)::: 예부터 지금까지의 동안

-새::: 상태·정도

완결::: 똑떨어진(분명해진)

범인(凡人)::: 보통사람

무언극::: 얼굴과 표정만으로 연기하는 극

 

 

일기장(2006년 7월 16일 일요일)

 

마음편히 쉴 날없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매일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오늘따라 형편없이 느껴진다.

 

때론 태풍의 눈안에서 순항을 하는 배를 타고 있는듯한 의구심이 들때도 있지만 오늘하루 별탈없이 지냈다는 사실이 지극히 반가운 세상의 흔한 범인일 뿐임에도 남들과 비슷한 얼굴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속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다.

 

과연 나는 잘 하고 있을까? 질문을 던져도 무언극 연기하는 배우가 된듯 답답한 표정만을 연출하는 나에 대한 불순함이 오늘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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