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답사 일지 7월3일 월요일 날씨 맑았다 흐림
지금 여기는 삼척시 모텔방..
초반에 어쩐지 잘 풀린다 했다.
처음 평해읍사무소 운동장을 빌려줄 때 예감이 좋았던 것이 텐트 칠 만한 곳도 좋았고
수도 및 전기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야~ 첫날부터 이리 일이 잘 풀리나 싶었다.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며 옛길과 현재 길을 확인하며,
주변의 사람들의 관심과 걱정 우려 속에 우리들은
15명의 대원들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처량하게 여기서 잠도 못잔 체
이 일지를 언제까지 쓸런 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정말 액땜한 거라 생각하며
비 올지 모를 내일을 걱정하며 기다린다.
직접 찾아 뵙고 90도로 꺾어지는 인사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은 마음이 곱고 착하고 우릴 이해해 줄거라 믿고 있지만
우리가 지나고 남긴 흔적들, 과연 우리가 어떻게 쓰고
인사드리냐에 따라
학교, 학과 이름이 걸려있어서 다음 대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만
이렇게까지 대원들의 수고스런 돈을 조금씩 써가며
호강하는 자리에서 편하게 사전답사를 가는 동안 무언가 직접 와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고 싶다.
나를 또 우리 대장정단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고
그 걱정이 많은 만큼 나의 불안과 조바심은 주위사람들을 더 불편하게 했을 지도 모른다.
과연 서울일을 잘 되고 있을까?
응원차 방문해 주시는 교수님, 선배님, 동기 후배들... 모두 어떻게 배려해드려야 지..
마지막으로 더
3기때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듯 차량이 구덩이 안쪽으로 빠지는 일이 생겼었다.
이것이 우리 사답일정의 큰 고비로 기억될 것이야.
홍성현 어머님의 전화도 있었다.
성현이의 발 상태가 안 좋으니 아직 참가여부가 확실지 않아 걱정이 된다.
사전답사 일지 7월4일 화요일 날씨 흐린가운데 짙은 안개 그리고 비
감기 제대로 걸렸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정신적으로 피로가 너무 많이 쌓였다.
조청 선배님의 신경써주셨다. 하지만
내가 서울에 없는 관계로 참으로 받기 힘든 부탁을 받았다.
이왕 보내드리는 계획서 제대로 된 것을 보내 드려야 하는데
성급하게 만들었고 결국 부단장 주영이가 수고해주었다.
잘 들어 갔을까?
어제의 피로도 말끔히 씻어내지 못한 체 늦게 일어남과 나의 조급함이
오늘은 안 좋은 일진을 낳게 만들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 하여 안 좋았던 일도 오히려 더 좋게 해결 된 반면에
다시 되돌아오는 수고스러움과 돈을 낭비하게 되어 너무나도 아쉽다.
회신거부를 보였다는 정동초교..
하지만 학교측에서도 나에겐 아무런 연락을 주지 않았다.
집에 어머니께서 어떤 일이 생기셨는지 아니면 또 다른 사정이 생긴 것인지
어제와 달리 대환이도 일을 빨리 마치자고 보채는 중이다.
현철이는 약한 체력으로 인해 이미 피로가 누적된 상태,, 괜히 우울해 보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사전답사가 피로하고 재미없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을 못 마땅해 한다.
제일 걱정되는 것이 자금난..
솔직히 국토대장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인원도 최소의 인원으로 배정된 가운데
기본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그대로이고
이번 사답멤버의 욕구는 그것을 넘고 있다.
개인 사비도 보태고 있지만 잘 계산해 보면 감당이 안될 것같다.
솔직한 마음으로 이월금 60만원 가량이 없었으면
이번 국토에 크나큰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그런 가운데 기분 빠지게 어느 한 노인회관에서는
능구렁이처럼 돈을 요구하는데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주기 싫어서가 아니다. 한푼이라도 더 아끼려 하는데
그곳에 줄 여력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더욱 크다.
사실 우리 대원들을 길바닥에서 씻기지도 못한 체 잠을 재우는 것이
너무도 싫기 때문에
또한 그들도 이 곳에 참가하여 열정과 시간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그만한 대가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모자라는 자금난의 압박은
나에게 너무나도 큰 짐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도 없고 이제 더 이상 국토한다고 부모님에게 손 벌리는 일도
너무 미안하고 못하게 될 것같다.
이미 여기에 부모님의 성원과 걱정 그리고 용돈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투자되었으니까.
돈 얘기는 그만하자.
비가 오는 가운데 도로위주의 사전답사가 되어버렸다.
이번 장마는 7월 중순까지 간다던데
사답이야 날씨가 어떻건 간에 상관을 없지만
실제 행군 때는 영향을 많이 준다
청결 문제라든지.. 없는 옷 빨래감이 건조가 안되며 대원들 피부병에도 신경이 쓰이니 말이다.
지금와서는 해서는 안될 얘기지만 포기의 유혹이 한두번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만 믿고 따라와 주는 대원들이 있기에
그들을 위해서 또 내 자신을 위해서
어떻게든 완주해야 겠다.
비록 내가 상처투성이가 될 지라도.,
그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길을 이미 택한 것이다.
그들이 날 싫어하는 사람으로 볼지라도..
사전답사일지 7월 5일 수요일
일요일 저녁때 출발한 이후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시켜서 지금은 돌아왔다.
늦은 밤까지 서울에 달려온 우리는 지칠 때로 지쳐있었다.
아무래도 서울에 혼자 있을 주영이가 많이 걱정되었다.
그리고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그녀도..
길지 않은 4일이었지만
기다리는 사람 앞에서는 4초도 아쉬울 것 같다.
어떻게든 무사히 사전답사를 끝맺었다.
오랜만에 들어서는 길이라 해메기도 많이 했고
매곡역에 다시 올라서는 순간 악몽이 시작되었다.
도저히 차가 다닐 수 없는 길을 억지로 끌고 갔다.
매곡역은 조난당했던 곳이라 이번엔 조심해서 들어섰는데
여전히 길을 나오고 나니 전혀 엉뚱한 곳으로 나왔다.
지금 난 어디에 있는가?
내가 진정 믿었던 그 길 끝이 제발 맞아 떨어지길...
앞으로는..
내가 믿는 그 길이 올바른 길이 되길..
제발 앞으로는..
그런데 지금 난 어디에 있는 걸까?
갈 수 있는 길이었다. 하지만 이 길의 끝은 우리가 원하던 도착지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