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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_ 케테 콜비츠

김종욱 |2006.09.02 00:50
조회 78 |추천 2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_ 케테 콜비츠 최근 2∼3년째 극심한 가뭄으로 남아프리카의 레소토 말라위 모잠 비크 스와질란드 잠비아 짐바브웨 등 6개 국가를 중심으로 1300만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또 이들 나라 국 민의 상당수는 이미 에이즈에 감염돼 있으며 지금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동시대를 사는 인류의 일부가 지 구촌 한편에서 이처럼 가혹한 이중고에 시달리는데도 국제사회와 언론들은 무심할 정도로 침묵하고 있다. NGO들은 이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대규모 아사사태와 에이즈 창궐이 우려된다며 각국의 도움 을 호소하고 있다. 본보는 세계적인 구호단체인 월드비전 긴급구호팀과 함께 8월31일∼9월12일 말라위 잠 비아를 방문,그 실태를 취재했다. 3차례에 걸쳐 싣는다.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에서 70㎞ 떨어진 카니오폴라 마을. 비포장도 로를 1시간여나 달려 도착한 이 마을은 식량이 바닥나 주민 240여명이 모두 며칠째 굶고 있었다. 굶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아이들은 배고픔을 참지 못해 연방 울 어대고 있었다. 엄마는 보채는 아이들에게 젖을 물려보지만 나오는 게 없어 안타까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 몇 몇 아이들은 우물가로 가서 물을 퍼 마시고 배고픔을 달래보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내 허기가 몰려온다. 어른들은 파종할 씨마저 말라버린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아이들 의 울부짖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했다. 빈웰 마과(5) 브리노 마과(4) 형제는 최근 1주일째 주식인 옥수수 를 먹지 못해 눈두덩이가 휑하니 꺼져 있었다. 브리노 마과는 ‘치세웨세’라는 나무 열매로 허기를 달래보지만 영양분은 없고 배고픈 느낌만 일시적으로 완화해줄 뿐이다. 한달에 마을 전체가 필요로 하는 식량은 최소한 2500㎏이지만 실 제 배급되는 양은 50㎏ 4포대에 불과하다. 50㎏은 5인 가족의 한달치 식량이다. 주민들은 “씨앗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지금은 당장 굶더라도 언 젠가는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깨끗하지 못한 물과 부족한 식량탓에 면역력이 약해진 아이와 여성 들에게는 피부병이 심각한 상태였다. 14개월 된 제럴드의 고사리같은 손이 피부병 때문에 진물이 나면서 문드 러지고 있었다. 제럴드는 환부가 너무 가려워 밤에 잠조차 이루지 못 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식량도 없는 실정 에 피부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병원 치료비는커녕 병원에 갈 차비조차 없기 때문이다. 라하베는 3세 된 여아인데 이틀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제대로 서 있지도 못 했다. 라하베는 3∼4주내에 식량을 배급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 말라위 ADP 커뮤니케이터 보드윈씨는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붓는 형과 마르는 형이 있는데 성장발육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은 ‘pale hair’(노랑머리) ‘big stomach’(헛배부름) ‘rough skin’(피부질환)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마을의 최고령자인 피카니 발라이씨(72)는 “평생동안 이처럼 식량창고의 바닥이 드러나기는 처음”이라면 서 “1960∼70년대는 창고에 옥수수가 항상 가득 차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곳은 원래 비료가 필요없었 는데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면서 땅이 척박해져 이제는 비료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 다. 제임스(24) 캐서린(22) 부부는 지난 3월에 두살배기 딸을 영양실조 로 잃었고 한 살 된 둘째딸마저 영양실조와 피부병으로 잃어버릴 처지에 놓여 있다. 제임스씨는 둘째딸만은 살 려보려고 아침 일찍 밭에 나가 먹을 것을 찾아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마을 어귀의 밭에는 갓 조성된 무덤들이 이어져 있었다. 최근 식량 이 없어 아사한 사람들의 무덤이다. 촌장 카니오폴라씨(64)는 “원래 밭을 묘지로 쓰지 않는데 지난 3∼4월에 아사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할 수 없이 이곳에 묻었다”고 말했다. 이미 수확이 끝난 황량한 고구마밭. 고구마 그루터기라도 남아있을 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땅을 파헤치는 3∼4명의 소녀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의 제리파(13)는 부모가 가출 해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녀가장이다. 며칠은 학교에 나가고 며칠은 이처럼 고구마 그루터기를 찾으러 밭 에 나온다고 말했다. 릴롱궤에서 120㎞쯤 떨어진 살리마 치료급식소. 5세 미만 아이,임 산부,수유부에게 치료를 위한 영양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1989년 설립돼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나 정부 지원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외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부 지원이 많이 줄어 주민들이 제대 로 치료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등록 창구에는 아이들을 안은 아낙네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간호원 에드나 카이야씨는 “지난 3∼4월까지만 해도 병동이 꽉찰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으나 현재는 조금 나아진 상태”라며 “하지만 2∼3개월 안에 식량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 면 다시 병동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환자들로 가득찰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절실한 것은 식량과 건강교육 이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는데도 얼마나 위급한 상황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에게 위급 상황을 판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을 교육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나마 병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교통비가 없어 병원에 오지 못한다. 교통비는 100∼ 200콰차(미화 2∼3달러)인데 주민 1인당 하루 생활비가 1달러 정도라고 하니 엄두도 못 낼 상황이다. 치료급식소 소아병동에는 제대로 못 먹는 아이들이 말라리아 결핵 등 합병증까지 앓고 있다. 영양실조에 시달려온 베타 차우스(4)는 현재 결핵을 앓고 있다. 정상아라면 체중이 14㎏ 정도가 돼야 하는데 10㎏도 안 된다. 2년5개월 된 에멜레 벤데소니와 1년5개월된 치콘디 칸젬베도 영양실 조와 결핵으로 시달리는 상태. 이들은 시간별로 고단백 영양죽을 주입받아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영양실조에 시달린 한 엄마가 낳은 쌍둥이 딸들은 영양실조에다 말라리아와 폐결핵까지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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