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내 마음 속 메트로놈
장동하
|2006.09.05 10:48
조회 28 |추천 0
내 마음 속 메트로놈
십 년도 더 지나 만난 친구
선생님의 부음을 전한다
내가 그 분을 처음 뵌 것은 어린 티,
허물 벗고 싶던 열네 살 첫 음악 시간
십육분음표처럼, 아니 삼십이분음표처럼
경쾌한 여선생님이길 기대했건만
교실 문 열고 들어선 분은 백발 성성한
남 · 자 · 선 · 생 · 님
육중한 몸에 메트노롬 하나 들고
실망스런 눈빛의 소년 앞에 서셨다
열네 살 철부지 무얼 알겠냐마는
선생님께선 해마다 그래오셨다는 듯
메트로놈 가지고 가르침 시작하셨다
'사람의 삶도 메트로놈 같아서
각각의 때에 적당한 박拍을 새기고
종을 울려 박자를 알린다
추가 너무 높으면 게을러지고
너무 낮아도 성급해진다
그러니 느려지지도 빨라지지도 않도록
적당한 때에 적당한 박자로 살아가야 한다'
그 땐 그 말씀 뭔지 몰랐다
돌아가신 선생님 속식 듣고서야 나는
Moderato*, Moderato 할 나이에
게으름이나 성급함으로
Lento**의 삶을 살거나
Presto***의 삶을 살고 있음을 알았다
지금까지 미동도 없던 메트노롬
내 마음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보통 빠르기로.
**느리고 무겁게.
**빠르고 성급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