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깐만 하지만 영원히... 사랑을 말하다...
그녀가 남자를 처음 본것은 한 식당에서였다.
그녀는 직장친구와 밥을 먹고 있었는데
남자는 그 친구와 아는 사이라고 했다.
친구는 예의상 그 남자와 인사를 하며,
"그러지말고 같이 와서 좀 드세요."
라고 말을 했는데 사실 그건 누가 봐도 정말 예의상 말이었다.
그런데도 이 남자는 사양도 않고 합석을 하더니만
"그럼, 잠깐만 좀 먹을께요."
그리고는 정말 잠깐동안...
하지만 놀라운 속도로 음식을 먹어치웠다.
잠깐만 먹을께요... 는
조금만 먹을께요... 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던 것.
음식나누기를 즐겨하지 않는 그녀
심지어 마침 배도 고팠던 그녀는 그런 남자를 보며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야...' 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 저런... 저런 돼지같은...'
나중에 들어보니
친구도 그 남자와 그렇게 친한사이도 아니라고 했다.
친구의 친구의 동생이랬나... 뭐랬나...
그런데도 그 남자는 그후로도 그녀의 앞에 불쑥불쑥 나타나서는
"잠깐만!" 을 외쳤다.
"주말에 뭐하세요? 잠깐만 만날까요?"
이렇게 시작하더니,
"아~ 곧 알모도바르영화 개봉하던데... 그거 잠깐 같이 볼까요?"
그렇게 또 데이트를 신청했고,
급기야는
"저기... 저 잠깐만 손 좀 잡을께요?"
그리곤 심지어,
"나 잠깐만 뽀뽀 좀 해도 돼?"
잠깐만... 이라는 말은 그렇게 두 사람만의 키워드가 되었다.
조심스럽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때
힘들겠지만 꼭 이해해주었으면 싶은 일이 생겼을때
둘은 서로에게 말하곤 했다.
잠깐만... 나 용서해주면 안돼?
잠깐만... 나 화 좀 낼께.
어렵거나 싫은 이야기도 어느 한쪽에서 그렇게 말하다보면
다른 한쪽의 얼굴엔 꼼짝없이 웃음이 번지곤 했었다.
그리고 잠깐만 만나기로 했던 두 사람이 한 2년쯤 만나고 있을때
남자는 군대를 가게 되었다.
"나... 나 군대가."
남자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목소리로 여자에게 말했다.
여자는 잠깐 입술을 꼭 다물었다가 눈물이 그렁한채로
막 웃어 보이며 이렇게 얘기했다.
"잠깐만... 갔다 올꺼지?"
남자가 고개를 끄덕끄덕 했고, 여자가 다시 말했다.
"그럼... 잠깐만 기다릴께."
그리고 두 사람은 잠깐만 울었고, 남자는 잠깐 군대를 갔다왔고,
여자는 잠깐 기다렸다가, 두 사람은 그후로도 잠깐 사랑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6초.
하지만 그 사랑에서 벗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쩌면 60년...
누군가를 잠시만 좋아할수 있을까?
잠깐동안의 사랑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걸까?
잠깐동안... 영원히 사랑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사랑을 말하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