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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함께 식사하라.

안자영 |2006.09.08 10:46
조회 107 |추천 1


[DEW페이퍼진4] 그녀와 함께 식사하라

 

 

 

정재현 수습기자 quehoohoo@naver.com

 

얼마 전,  여고 동창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나는 친구들의 경험담을 통해

놀라운 법칙을 발견했다. 식생활을 통해 그 사람의 이성관을

알 수 있다는 것. 열 명도 되지 않는 친구들을 대상으로 내린

결론이기에 신뢰도는 떨어진다. 더구나 식생활과 이성관 사이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밝힌 실험결과 역시 아직 없다.

하지만 본능적 욕구와 관계가 깊은 대뇌의 변연계*에 성욕과

식욕을 관장하는 신경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에 근거를 뒀다.

사례 1.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 N양과 식사를 하면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만들어진 음식을 조각조각 모두 분해시켜 싫어하는 재료가

들어간 부분은 골라내고 좋아하는 것만 먹는다. 그럴 바엔 차라리

먹지 말라는 친구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그녀 앞에만 가면 갈기갈기 찢겨진다.

그녀가 단번에 ‘OK!' 할 만한 음식은 아무래도 이 세상에 없어

보인다.

그런 그녀가 원하는 남자는 ‘완벽한 남자’다.

얼마 전 그녀는 처음으로 만족스런 소개팅을 했다.

상대방은 키 183에 수려한 외모, 빠지지 않는 학벌과 딱 벌어진

어깨를 가졌다. 그녀의 하나하나를 배려해주는 완벽에 가까운

소개팅 남과 N양은 자주 연락도 하고 영화도 보곤 했다.

많은 이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맞는 몇 되지 않는 남자라며 밝은

미래를 예언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남자를 거절하고 말았다.

유머감각이 없어서 따분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악할 법도 하지만 그러려니 했다.

모두들 그녀의 눈은 정수리에 달려있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사례 2.

식생활이 불량한 내 친구 C양. 짜고 맵고 단 음식을 좋아하는

그녀는 떡볶이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 C양은 떡볶이를 먹을

 때마다 입가가 발갛게 달아 오른다.

화끈거림의 고통보다 떡볶이의 매콤 달콤한 국물을 더 사랑하는

그녀. 떡볶이 외에도 또한 느끼한 음식을 좋아해서 치즈와 버터만

들어가면 사족을 못 쓴다. 나트륨 과다섭취와 콜레스테롤과

지방으로 인한 고혈압에 동맥경화에 고지혈증까지 온갖 성인병에

대한 걱정은 그녀를 제외한 친구들의 몫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는 ‘나쁜 남자’다.

그녀는 여자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남자를 좋아한다.

많은 여자들이 조심하는 소위 선수라 칭하는 남자일수록 빠져든다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 자극적인 소스를 한가득 먹는 그녀의

식성대로 상처받을게 뻔한 나쁜 남자에게 마음을 주고 만다.

지금 그녀는 같은 과의 선배에게 빠졌지만,

나쁜 남자인 그는 C양의 마음만 흔들어 놓고 돌아서서 다른

여자와 교제중이다.

사례3.

J양와 고깃집에 가려면 현금인출기부터 찾아야한다.

그녀와 함께 고기를 먹으면 ‘과연 여자가 먹은 게 맞을까’ 하는

가격이 나온다. 다른 음식은 많이 먹지 않지만, 유독 고기 앞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괴력을 발휘한다.

J양은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그녀는 ‘근육맨’을 좋아한다.

연예인으로 치자면 김종국이나 비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까.

그녀의 남자친구는 조각 같은 복근을 소유하고 있다.

(직접 본 적이 없어 확인할 길은 없지만, 그렇다고 하니 친구를

믿을 수밖에 없다.) 고기와 근육.

뭔가 거칠게 손질한 가죽을 걸친 채 초원을 달려가며 짐승을 향해

눈빛만큼이나 매서운 창을 던질 그녀의 남자친구가 연상이 된다

그녀의 ‘몸 좋은’ 남자친구는 지금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고 있을

까?

사실 그녀는 밤마다 외로움에 삼겹살을 구우면서 군대에 간 남자

친구를 기다리고 있다.

 

 

 

사례로 언급된 세 명 외에도 많은 친구들이 입맛과 비슷한 남자를

선호했다. 맛있는 음식이라면 다 좋아하는 친구는 멋있는 남자라

면 다 좋아했다. 성격이 급해 밥을 빨리 먹는 친구는 언제 남자친

구가 생기고 깨졌는지 모르게 여러 남자를 만났다. 먹는 음식만

먹는 친구는 한 남자를 몇 년 째 좋아하고 있다.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는 여기서 식생활과

이성관은 대체적으로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내 멋대로 해주는 조언 하나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면 함께 밥을 먹어라.

그리고 관찰하라. 무턱대고 ‘들이대는’ 것보다는 조용히 그녀의

취향을 관찰해 원하는 스타일이 되어가는 것이 훨씬 성공적이다

먹는 것은 일상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식사를 하는 중간에 오가는 대화를 통해 그녀가 좋아하는 식당의

분위기를 통해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 될 것이다.

같이 식사를 함은 곧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어떤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해?” 같은 직접적인 질문으로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다 알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짧은 대화 몇 마디보단 뭔가를 천천히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서로를 알아가는 진짜 중요한 과정이 아닐까?

전화기를 들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자. 그리고 이렇게 말하자.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변연계: 변연계는 뇌 가운데 여러 신경 조직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둥그런 원형 회로이다. 개체 및 종족유지에 필요한

본능적 욕구와 직접 관계가 있으므로 '본능의 자리'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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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름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쓴 글 같아서 재미있어서

이화매거진 듀에서 퍼왔다.

(내가 좋아하는 글 스타일이기도 하고. ㅎㅎ)

 

나도 개인적으로, 식욕과 성욕은 한맥락이라고 보는 데,

난 저런 생물학적 견해보다는 아무래도 난

어릴적 읽은 프로이트의 심리학의 영향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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