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가수의 유명한 노래중 사랑을 쓰려면 연필로 써라는
말이 나온다.
사랑을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울수 있도록....
나는 200x년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 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젊은 남자라면 누구나 가기싫겠지만 어쩔수 없이 가야하
는 곳이었기에..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3년동안 만나왔던
여자친구를 뒤로 한채 군대라는곳에 들어갔다
편지가 오는날을 매일같이 기다렸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단한통의 편지도 보내지 않았다.
동기들은 벌써 도망갔다고 말했다.
그럴 애가 아닌데..하면서도 마음한켠은 불안한 마음을 떨져버릴수
없었다.
3주째의 훈련이 시작되던 어느날...
나에게 수많은편지가 왔다 내가 처음 떠나던 날부터
지금까지..단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썼지만 내가 보낸 편지가
도착을 하지 않아 주소를 몰랐던것이었다.
그 많은편지들 하나하나 다 읽고싶었다..
나는 조교몰래 편지를 뜯어 보다가 너무 기분이 좋아 큭큭
웃고 말았다.
조교는 나를 불러내 복도에서 대가리박아를 시켰다.
아팠다 그래도 좋았다 대가리를 박고 있는데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훈련은 무사히 끝나고 동기들과의 헤어짐에 눈물도 흘리며
전역하면 꼭 만나자 하였으나 만나지는 못했다.
자대로 가게 되니 분대장이라는 왕고가 나의 신상명세서를
작성했다. 분대장수첩이라는 것을 꺼냈고
거기엔 우리 분대원들의 정보가 가득했다.
고향 가족관계 친구관계 여자친구의 이름과 나이 직업 전화번호를
적는것도 있었다.
고참은 다른것들은 다 볼펜으로 적지만
여자친구의 정보는 개인정보라
헤어지면 깨끗이 지워야 하기때문 연필로 적어야 한다고 했다
왠지 기분이 나뻤다
난 감히 신병이 왕고에게 비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욕먹기를 각오 하고...
절대 헤어질일 없으니깐 그런게 걱정이라면 그냥 볼펜으로 적어
달라고 ..
분대장도 기가 찼는지 볼펜으로 또박또박 적었다
이름 전화번호 직업 나이 주소 등등 다 적어버렸다
아주 또렷하게
절대 지워지지 않게...
짬이 안되니 고참들 눈치보며 겨우겨우 전화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나서야 목소리라도 들을수 있었고
고참이 기분이 나쁘면 전화한통해도 되겠습니까? 라는 말에
쌍욕을 얻어먹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상병이 되었고 상병휴가를 나가게 되었다.
한 여름에 뜨거운 날씨에도 매일같이 웃음이 났다
내 평생 가장 더웠을 여름이었다
쌔까맣게 그으른 얼굴...여자친구가 싫어할텐데
조금이라도 태양을 덜 받을려고 고참들 눈치를 살피며
그늘쪽에서만 작업을 하며 휴가용 전투복을 꺼내 칼을
잡고 군화는 몇일이나 딱았다.
반짝이는 군화 그위로 여자친구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야호~ 조금만 기다려 맨날 쫄병이라고 놀리더니
나 이제 상병이라구 짝때기 세개다 헤헤
해가 뜨고 날아가듯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안에서도 내내 꼬질꼬질하고 나의 땀에 젖어 촉촉해진
사진을 바라보며 달려갔다.
조금만 기다려라 앗싸~
버스야 달려라 달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라고 달리고 달려 간 나는
미안해 헤어지자 라는 말는 그녀의 말만을 들을수 있었다
결국 휴가 내내 집에서 보냈다
잡고 싶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무엇하나 해줄수 없는 세상여자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군인이었다.
입대전에 워낙 개망나니짓을 많이해 나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을
그녀...군에 와보니 이제 조금은 알것같은데...
나 이제서야 조금은 알것같다고.........
잡고 싶었지만 잡을수 없었다 한번만이라도 보고싶었다.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다 근데 전화를 할수도 없었다.
나보다 더 연상이었던 그녀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잡을수도 없었고 사랑한다는 말도 보고싶다는 말도
단 한마디 조차 할수가 없었다.
내가 해줄수 있는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래 헤어지는게 낳을거야 라고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나는 부대로 복귀했고 부대에서는 이미 내가 헤어졌다는 소식이
퍼져있었다. 나의 관물대앞이며 수첩이며 서랍속 사진들과 편지를
보니 또 마음이 약해졌다..
고참들은 어깨를 두들기며 마음 잘잡아 전역하면 세상의 반이
여자다 라며 위로해주었다.
사람들은 나보고 독하다고 그랬다 어떻게 전화한통 안해보냐고
궁금하지도 않냐고...그래도 한때 죽고 못살던 사이였잖아
지금 그 여자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라는 말도 했다
많이 힘들었다..전화기를 보고 수화기를 들었다 놨다를
수도 없이 반복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덧 내가 분대장이라는것이 되었다.
내가 드디어 분대장이라니 훈련소 문을 들어설때가 어제같았것만
전임분대장에게서 분대장수첩을 물려받았다.
이것은 분대장만 보는거야 다른애들 모르게 잘관리해라는
말과 함께...일직근무를 서면서 분대장 수첩을 펴보았다.
그동안 나의 분대장들이 적었던 나의 기록을 보았다.
또렸하게 남아있는 그녀의 전화번호와 이름 나이 직업 주소...
볼펜으로 적혀 있었다...그래서 지울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대로 적혀 있었다.
문득 신병시절 그때가 떠올랐다.
절대 헤어질일이 없다며 걱정말고 볼펜으로 적아달라던
간큰 신병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연필로 적었더라면 깨끗이 지워졌을텐데..
흔적없이...깨끗하게....
볼펜으로 적은 그녀의 이야기들을 나는 화이트로 지웠다...
한때 내 여자였던 그녀의 전화번호와 주소...다른 사람들이
본다는게 기분이 나뻤을지도 모른다
화이트로 지우니 흔적도 남고 화이트가 마르자 상처가 딱지 앉듯
딱딱하게 굳어져버렸다.
이젠 어느덧 웃음으로 보내버릴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후 신병이 들어왔다.
분대장이었던 나는 그 신병과 상담을 하며 분대원신상을 적고
있었다.
"여자친구 있냐?"
"있습니다"
"음 이름부터 불러봐 이건 연필로 적는다 헤어지면 지워야돼니깐"
"그냥 볼펜으로 적어주시면 안됩니까? "
난 그냥 아무말 하지않고 볼펜으로 적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이놈이 연필통에서 화이트를 꺼내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었다.
사랑은 연필로 적어야 한다는 그말...
아직도 나는 그말이 싫다...
사랑은 연필로 써야한다면...언젠가는 지워야 한드는 뜻인거같다
어쩌면 처음부터 지우기 위해 적는것 같기도 하고
나는 사랑은 꼭 볼펜으로 쓰고싶다..
영원히 지워 지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