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가 뜨기는 이른 새벽녁에
시원한 공기가 손끝에서부터 더듬으며 오르더니
가슴 속 허파와 장까지 파고든다
연수원 앞산 조그마한 산책길
타인들은 다들 자고 있을 시간이며
오직 깨어있는 것은
산과 물과 나무와 바람과 산새들
그리고 나
처음은 약수터까지만 오르는 것이었고
그 길을 오르다 채 다다르기도 전에
온 몸에 작은 돌기들이 돋았다
산이 나를 경계하는가
내가 산을 경계하는가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내려올때까지
반시진도 안걸렸지만
내내 산의 움직임과 소리에
경계를 늦추지 못했다
산에 오른지 참 오래되었다
언제부턴가 줄곧 거닐던 곳은
도시를 가르는 인도와
아파트 단지길과 천변 조깅길들
이제는 산보다 더 익숙해져버린 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