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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회장의 철학

김희정 |2006.09.15 16:04
조회 277 |추천 1

 

 


 

 

 


이 회장은 창의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창의적’이라는 말을 삼성에 대입하면 ‘남들이 만드는 물건을 더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의미한다.

선진국의 제품을 ‘카피’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삼성은 몇몇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누구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개념, 새로운 아이디어만이 삼성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러한 창의성은 ‘도전정신’과 만나야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남들이 어렵다고 기피하는 일에 뛰어들어 작은 결과라도 이끌어내는 도전이야 말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게 이 회장의 지론.

또한 이 회장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을 좋아한다. 매사에 뒤틀려 있거나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자신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도 큰 해를 끼친다고 보고 있다.

행동유형으로 보면 이 회장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말을 앞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충분히 준비하고 연구해서 필요할 때 집중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을 하는 쪽이다. 이를테면 ‘브리핑에 탁월한 달변형’보다는 ‘과묵하지만 사려 깊고 자기주장이 강한 엔지니어형’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 회장이 경영자들에 대해 일상 강조하는 게 ‘인간미’다. 그는 삼성인의 자세로 “뛸 사람은 뛰고, 앉아 있을 사람은 앉아 있어라. 그러나 뛰는 사람은 앉아 있는 사람을 무시하지 말고 ‘잘 쉬었다가 너도 잘 뛰어라’고 격려해 줘라. 앉아 있는 사람은 뛰는 사람을 질투하지 말고 박수를 치면서 ‘나도 빨리 체력을 회복해서 다시 뛰어야지’라고 생각하라”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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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출장가서 하는 일의 절반은 비즈니스, 나머지 절반은 쓸만한 인재를 물색하는 일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반도체 총괄)이 매년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특별 강연을 하곤 한다. 그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아이비 리그의 인재들에게 삼성을 널리 알려 우수한 재원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이건희 회장은 사업 실적은 그냥 넘어가도 CEO들의 인재 발굴 실적은 수시로 점검한다. 실제로 우수인재를 얼마나 발굴 또는 육성했느냐가 임원들의 인사고과 때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된다.

이 쯤 되면 삼성이 '인재경영'에 어느 정도 무게를 두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경영의 최우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삼성의 ‘인재경영’은 ‘1등주의’를 내걸고 있다. 1명의 천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천재론’은 세간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삼성에서는 보편 타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렵게 발굴한 ‘S(Super)급’ 인재의 놀라운 기여도가 여러 차례 입증됐기 때문이다.

사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S급’이 아니더라도 조직내에서 다양한 경로로 평가되는 ‘1등’에게는 기대 이상의 보상이 따른다. 삼성은 이렇게 노골적이고 효과적인 보상을 통해 인재를 키운다.

그래서 내부의 경쟁이 치열하다. 매년 분야별로 뽑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수상자에게는 5000만원의 상금과 1계급 특진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 상의 수상자 만큼은 이 회장이 직접 자료를 검토하고 시상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지만 임원이 되면 급여에서 의전까지 수십가지가 달라진다.

올해 삼성전자 등기 임원 7명의 연간 보수한도는 500억원. ‘1등 삼성맨’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서면 마침내 ‘샐러리 맨’의 한계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보상이 삼성이라는 거대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 넣는다.

특정한 계층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적용되는 ‘초과이익분배금(Profit Sharing : PS)’제도 역시 삼성의 보상체계를 상징한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해 실적에 따라 사업부별로 연봉의 50%까지 차등화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 인재경영의 두번째 원칙은 ‘절연(絶緣)’이다. 인연을 끊는다는 뜻인데, 학연과 지연 등 다른 연(緣)에 의한 파벌주의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에서는 동창회나 향우회는 상상도 못한다. 삼성 관계자는 “지나치다는 얘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오랜 인사관리 노하우에 비추어 이렇게 엄격하게 관리하는 게 조직의 비효율을 줄인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의 인사 관리는 ‘엄격한 자기관리와 1등을 향한 치열한 자기 개발을 요구하되, 다른 어떤 기업보다 월등한 보상시스템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채용할 때는 ‘개방’을 대원칙으로 한다. 국적, 나이, 성별, 학력에 구애 받지 않는 채용정책이 기본이다. 특히 이 회장은 “우수인력이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최근 삼성에서는 외국인 임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순혈주의, 연공서열 방식의 인사관리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에 맞도록 조직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관리와 변신으로 조직을 다져나가고 있는 삼성이지만 인재경영에도 ‘따듯한 피’는 흐른다. 이 회장은 인재 육성의 또 한가지 원칙으로 ‘패자부활전’을 강조한다. 한두번의 실수나 실패로 인재를 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철저히 함으로써 실패의 반복을 막는다고 한다.

최근 이 회장은 KBS가 제작한 건강 프로그램 ‘생로병사’를 DVD로 제작해 그룹 간부들에게 나눠줬다. 이 DVD는 임직원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자중자애가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몇 년 전에는 그룹 사장들을 모아놓고 종합비타민을 나눠 주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수백억원의 손실을 낸 분들도 여기 앉아 있지만 그런 분들이 몸이 아프면 내가 손해다. 건강관리 잘해서 실패를 만회해 달라”고 말했다.

냉정하게 평가하고 치밀하게 관리하지만 때로 따듯하게 다독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삼성이라는 거대 조직이 쉽게 지치거나 타성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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