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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녀 갸루족의 항변 "친일파, 더티걸 오해 패션일뿐"

이영민 |2006.09.16 14:44
조회 703 |추천 2

[스포테인먼트 ㅣ 이명구기자] 한국에 갸루족이 상륙했다? 최근 인터넷에는 까무잡잡한 화장에 범상치 않은 패션으로 무장한 한 무리(?)의 여성들 사진이 유포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꺼리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갸루족이 말이나 되냐'는 것이었다. 갸루란 영어 '걸'(girl)의 일본식 발음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민감한 왜색문화 논란에 불이 붙은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이들에게 '무분별한 일본문화 모방'이라고 비난했다. 네티즌 역시 뒤질새라 혹독한 마녀사냥으로 이들의 인터넷 카페와 운영자의 미니홈피 게시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인가. 논쟁의 중심에 선 인터넷 카페 '마린갸루'의 운영자 추연희씨(23)와 지난 16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를 나눴다.

 

일본문화 관심많은 유학생 중심 카페로 시작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는 추씨는 직접 인터뷰를 3주 가까이 고사했다. 이유는 비난여론에 시달려 심신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피곤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왜곡된 언론보도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제 할말은 해야겠다는 입장이었다.     

 

추씨가 '마린갸루'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것은 2005년 5월. 현재 회원은 900여명이 조금 넘는다. 추씨는 처음 카페를 만들 땐 갸루를 좋아했다기 보다는 갸루패션과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로 추씨는 일본에서 네일칩 디자인 등을 공부중이다.

 

"일본 유학생이나 어학연수생들을 중심으로 카페가 시작됐다. 당연히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여성회원들이 많다보니 갸루패션으로 화제가 모아진 것이다. 사람들의 오해 중 하나는 마린카페 회원이면 모두 갸루패션으로 중무장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갸루패션 차림을 즐기는 회원들은 아직까지는 소수에 불과하다."


 

할리우드 패션은 괜찮고 일본 패션은 문제되나?

갸루패션이란 그럼 도대체 무엇일까. 추씨에 의하면 갸루패션은 1990년대 초반 일본의 톱가수 '아무로 나미에'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태닝을 한 건강한 피부에 입과 눈을 강조한 독특한 화장법 그리고 개성이 톡톡튀는 의상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 여성들에게 강한 어필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아무로 나미에 따라하기가 갸루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라고 한다.

 

"선입견을 갖지 말고 좀 알면서 비판해줬으면 한다. 갸루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씻지 않고 더러운 여자라던가 무조건 친일파라는 식이다. 더티걸이라는 이미지는 초창기 갸루 즉 '맘바'를 떠올리는 사람들의 착각이다. 맘바는 지금 일본에서도 사라지고 없다."

 

친일파 이야기가 나오자 추씨는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다소 흥분했다. "할리우드 스타패션을 따라하면 괜찮고 일본패션을 따라하면 친일파냐? 패션이란 문화코드일뿐이다. 솔직히 갸루패션은 한국 연예인들 사이에서 일찍부터 유행했다. 가수 보아나 이효리가 부인하든 안하든 그들의 문화코드는 갸루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이효리, 보아도 갸루패션 영향 선입견 버려달라

이야기를 듣고 볼수록 갸루문화는 나름대로 깊이가 있었다. 추씨는 갸루도 대략 5가지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각각의 특징에 따라 '갸루' '맘바' '오네갸루' '히메갸루' 'B갸루' 등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아래 설명 참조)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는 이런 구분이 의미가 없다고 한다. 왜냐면 갸루가 젊은 여성들의 패션 전체를 아우르는 상징적인 단어로 쓰이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동대문 시장에 나가봐라. 거기에 있는 옷들 중 상당수는 갸루패션을 그대로 베껴온 것들이다. 무조건 갸루패션이 좋고 따라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린 갸루패션을 우리에게 맞게 소화하면서 패션을 즐기고자 할뿐이다. 단지 갸루패션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파를 넘어서 마치 머리 속이 텅빈 매국노 취급하는 것은 정말 참기힘든 모욕이다."

 

인터넷에 유포된 마린갸루의 사진은 두차례 가졌던 정기모임사진이 유출된 것. 이후 추씨는 쇄도하는 비난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마음도 상했다고 한다. 성희롱에 가까운 게시물도 난무했다고 한다. 때문에 인터넷 카페와 미니홈피 폐쇄도 고려해봤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이자 일과 관련된 것을 아무런 잘못도 없이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억울했다고 한다. 지나친 관심을 사양한다는 추씨.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조심스럽게 일본문화에 접근하기로 했다고 한다. 함께 살아가는 국제화시대. 패션은 제발 패션으로만 봐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추씨의 간절한 바람이다. 


 

1. '갸루' - 일반적인 갸루스타일. 옛날의 코갸루의 지저분함이 없어지고 일반화된 스타일. 일본 소녀들의 절반이상이 갸루스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닝은 자유이며 옷은 발랄하게 입고 아이메이크가 포인트.

2. '맘바' - 야맘바가 없어지고 생긴 말. 일반 갸루보다는 화장이 더 짙고 화려한 스타일. 머리색은 밝거나 원색을 많이하고 태닝은 필수. 소수지만 써클활동이 활성화 되어 있다.

 

3. '오네갸루' - 성숙된 갸루스타일로 일반 갸루들이 20대가 되면 많이 변하는 스타일. 피부색도 태닝은 하나 자연스럽게. 옷도 조금 심플하게 입는다. 한국 연예인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

4. '히메갸루' - 하얀얼굴과 자연스러운 갈색머리로 핑크와 하얀색으로 조금 귀여운 여자아이 스타일. 약간의 공주풍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고등학생이 주로 많음.

5. 'B갸루' - 말 그대로 비보이의 첫글자 B를 딴 것으로 힙합 스타일의 갸루들. 레게나 댄서 스타일이 주로 있다. 태닝은 필수. 밝은 머리가 아닌 까만 머리도 꽤 있다.

6. '과거 갸루들' - 90년대 당시엔 코갸루, 오갸루, 야맘바 등 씻지 않는 더티걸 문화가 한때 유행을 했었다. 이때는 무조건 까매지고 보자는 생각뿐이었다는 것을 알면 웃음이 나온다. 현재 코갸루, 오갸루, 야맘바의 경우는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없을 정도로 그 실체가 사라졌다.

(자료제공 '마린갸루' http://club.cyworld.marine-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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