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유럽기차의 비교 - TGV 와 ICE

허영우 |2006.09.20 11:27
조회 45 |추천 1
지난 해 우리나라도 KTX가 개통되면서 초고속열차보유국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처음 이 프로젝트가 구상 되었을 때만 해도 일본의 신칸센, 독일의 이체(ICE,Inter City Express), 그리고 프랑스의 떼제베(TGV)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결국 프랑스의 TGV가 선정되어 한국형 TGV로 KTX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내 개인적으로는 유럽에서 많은 기차 여행을 해온 경험으로 볼 때 사실은 독일의 ICE 가 선택되기를 바랬었다. 이번에 다시 찾은 독일에서 기차여행을 하면서 그 아쉬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지만 나는 승객의 입장으로만 얘기한 것 뿐, 기술적으로는 독일의 지멘스사의 새로운 자기부양방식인 ICE 와 기존의 방식으로 고속화를 이룬 프랑스 TGV를 기술적인 문제나 공사비 등의 경제적인 문제등을 감안하여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내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것 뿐이지 잘못된 결정이란 뜻은 아니란 것을 전제로 TGV와 ICE를 비교해 본다.

사실 지금 독일및 주변 국가에서 운행되는 ICE는 우리나라의 KTX 사업 후보로 들어온 ICE 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KTX 사업후보였던 독일의 ICE는 자기부양방식(Maglev, Magnetic Levitation)으로 이는 아직 독일에서도 상용화 되지 않고 있으며 단지 샹하이에 시범설치되어 샹하이푸동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31km를 세계최고속도인 시속 430km/h로 운행되고 있을 뿐이고 독일에서는 뮌헨공항과 뮌헨시내를 연결하는 공사가 지금 한창이고 2009년에야 개통하게 된다고 한다. 결국은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에 들어올려던 TGV와 Maglev-ICE(자기부양방식)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유럽을 누비고 있는 철길 위를 달리는 기존 방식의 TGV와 ICE 를 비교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KTX가 처음 개통되기 전 시범운행할 때에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좌석이 모두 고정식이라 좌석의 반이 역방향으로 달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은 왜 진작에 이럴 수 밖에 없는지 언론기관의 전문기자들과 철도청이 몰랐느냐는 문제다. TGV는 이미 개통된 지 20년이 지났기에 유럽을 여행한 사람들은 웬만하면 한 번 쯤은 타 보았을 텐데 우리나라의 KTX만 그런것이 아니라 유럽의 모든 기차들이 반은 역주행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왜 KTX가 완성단계에 들어서서 이의를 제기했는가의 문제다. 당연히 프랑스의 제작사측은 모든 유럽에서 같은 디자인/셀계로 제작된 TGV가 운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역방향주행에 대해 이의를 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한가지 KTX차량에서 지적된 것으로 선반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다른 좌석의 승객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되었는데 이 역시 Thalys 나 TGV 도 마찬가지로 유리로 되어있다.

순방향좌석이냐 역방향좌석이냐 하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유럽의 기차노선과 한국의 기차노선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기차역이 출발역과 종착역을 제외하고는 일직선상의 철길 중간에 위치하게 된다. 즉 한 번만 좌석의 방향을 바꾸면 모두 순방향으로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유럽의 기차역은 프랑크푸르트, 뮌헨, 등의 역은 종점이 아니면서 종점처럼 철길이 한쪽방향이 폐쇄된 상태이다. 즉 철길이 T자 형으로 되어 있어서 이런 구조를 가진 역에 들어와 다시 다음 역으로 나갈 때에는 순방향좌석이 역방향이 되고, 반대로 역방향 좌석은 순방향좌석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즉 그때 마다 좌석을 순방향, 역방향으로 바꾼 다는 것 자체가 승객들로서는 좌석구조를 바꿀 수 있다해도 번거로운 일이고, 또 유럽기차, 특히 국내선장거리 특급인 IC (Inter City)나 국제선장거리특급인 EC (Euro City)는 좌석의 대부분이 독립된 방에 좌석이 마주보고 있는 Compartment 방식이기 때문에 어차피 역방향좌석이 반은 차지하게 되므로 일찌기 이에 대해 익숙해졌을 것이란 얘기다.

우리나라의 KTX는 프랑스의 TGV를 그대로 들여온 것으로 같은 모델의 기차가 프랑스에서는 TGV, 프랑스와 영국을 연결하는 국제선은 Eurostar, 그리고 프랑스와 벨기에, 독일의 쾰른을 연결하는 국제선에는 Thalys라는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TGV나 Thalys 모두 지정좌석제로 운행된다. Thalys는 유레일패스가 있어도 별도의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물론 비행기처럼 운행중 식사와 음료수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추가요금이 아까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최고속도 면에서는 TGV, Eurostar, Thalys에 다소 뒤질지는 몰라도 승객의 입장에서 가장 쾌적한 여행을 제공하는 것은 최고급기차는 아무래도 독일의 ICE를 들 수 있다. 우선 앞서 예를 든 TGV계열의 초고속열차들은 개인좌석공간이 독일의 ICE에 비해서 좁은 편이다. 이들 최고급 초고속열차에도 일등석과 이등석이 있지만 독일 ICE의 이등석은 TGV계열의 일등석보다 더 공간이 넓게 느껴질 정도다. 또 TGV 계열은 전 차량이 모두 우리나라 객실과 같은 open salon 식이지만 독일의 ICE는 같은 차량 안에 콤파트먼트의 객실과 오픈살롱식의 좌석이 섞어서 있으며 중간에 오버코트 등의 옷을 걸 수 있는 옷장도 있고 객실 양 끝에 있는 화장실이나 쓰레기통도 고급가구로 꾸며서 마치 호화스럽게 장식된 고급사무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좌석도 가운데 테이블을 가운데에 두고 마주 보는 방식과 일렬로 늘어선 방식이 다양하게 고루 섞여서 다양한 계층의 여행객의 취향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 외 유럽의 초고속열차는 역시 TGV계열인 스페인의 AVE, 그리고 스위스와 이태리를 운행하는 Cisalpino, 이탈리아 국내선인 Eurosta Italia 등이 있지만 Cisalpino 와 Eurostar Italia 는 알프스 산악지방을 지나고, 기존의 선로을 운행하는 한계 때문인지 초고속열차라는 이미지 보다는 쾌적한 실내장식의 고급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여져 초고속열차라기 보다는 최고급열차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유럽국가들 중에서 가장 기차노선이 많은 곳은 독일이다. 프랑스의 기차 노선은 국토의 중심에 있는 파리를 중심으로 방사선상으로 뻗어져 있어서 운행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독일은 워낙 거미줄처럼 얽혀서 장거리 노선이 많아 운행시간이 길어서 승객의 안락한 승차감에 더 신경을 쓴건지는 모르겠다.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도 그 나마 반토막으로 나뉘어 서울과 부산을 2시간 반 만에 주파하기 때문에 승객의 안락한 승차감 보다는 경제성을 더 중요시 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될것 같다.

결론은 최고급 유럽기차의 양대산맥인 TGV와 ICE는 가장 빠른 기차 TGV와 가장 안락한 기차 ICE로 공정하게 타이들을 하나 씩 지키고 있다고 봐야겠다. 그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어차피 승객의 몫이 아니라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몫이니 우리는 그 나마 고맙다고나 해야할까 보다.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