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돌 지난 아이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요즘 시어머니와의 문제로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답답해서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려요.
사실 저는 시어머니를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합니다. 평소 우울증이 의심될 정도로 늘 가라앉아 계시고, 입만 열면 부정적인 말씀을 일삼으시는 분이라 마주하는 것조차 기가 빨리고 힘들거든요.
그런데 출산 후, 어머니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를 맡겨달라고 고집을 피우셨어요. 보수도 받을 필요 없고 오히려 돈을 주겠다면서요. 이유는 단 하나, 아이랑 있으면 너무 행복하다는 거였죠.
처음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마음으로 맡겼습니다. 덕분에 저도 좀 쉬고 용돈도 받으니 괜찮겠다 싶었죠. 그렇게 1년이 지났는데, 제 마음속 거부감은 더 커지기만 하네요. 제가 온갖 고통 다 겪으며 낳은 아이인데, 시어머니는 그 과정 없이 제 아이를 통해 본인의 결핍을 채우려는 것 같아 '강탈'당하는 기분까지 듭니다. 평소 부정적인 에너지로 저를 힘들게 하던 분이 아이 앞에서만 행복해하는 모습이 솔직히 역겹게 느껴지기도 해요.
사실 육아가 미치게 힘들어서 혹은 돈이 간절해서 맡긴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도 할머니를 좋아하고, 어머니도 아이를 볼 때만큼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시니 보내왔던 건데... 이제는 아이 문제를 떠나 제가 시어머니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싫어서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최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안 맡기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했습니다. 어머니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 아니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안 되겠냐며 매달리셨지만 다 거절했고요.
그런데 어제, 어머니가 갑자기 큰돈을 입금하셨어요. 제가 최근에 다시 시작하고 싶어 했던 1:1 운동 수업 비용에 딱 맞춘 금액이더라고요. 그동안 저한테 잘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제발 손주 좀 보여만 달라고 사정사정을 하시는데...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이렇게까지 간절하게 나오시니 제가 너무 박정한가 싶다가도, 제 아이를 마주하게 하고 싶지 않은 이 본능적인 거부감을 숨길 수가 없어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돈 돌려드리고 끝까지 제 뜻을 관철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못 이기는 척 다시 관계를 이어가야 할까요?
추가글입니다
저보고 못됐다고들 많이들 하시는데...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정서적 피로감이 있어요.
1. 습관적인 부정론자: 시어머니의 부정적인 성향이 감이 안 오시는 것 같아 예시를 들자면 "애가 걸음마 뗐어요" 하면 "이제 고생 시작이네", 제가 몸이 안 좋아서 힘들다고 하면 "다들 그러고 산다", "어머니 이 옷 예쁘네요" 하면 "이런 거 다 짐이야." 시어머니을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이런 어두운 에너지가 아이로 인해 엮여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상당합니다.
2. 나를 지우는 방식의 간절함: 이번에 운동비를 주신 것도 저를 배려해서라기보다, '돈 줄 테니 내 요구(아이 보여주기)를 들어달라'는 거래로 느껴져요. 평소 제 인격이나 고충엔 관심 없으면서 아이 하나에만 집착하며 제 의사를 무시하는 게 소름 돋습니다.
3.아이를 '우울증 치료제'로 쓰는 태도: 본인의 우울함과 무력감을 달래기 위해 제 아이를 도구처럼 쓰는 것 같아 정말 역겹습니다. 제가 고생해서 낳은 아이인데, 시어머니의 감정 케어를 위해 아이를 상납해야 하나요?
돈 몇 푼에 제 자존감과 평온을 팔고 싶지 않습니다. 시어머니의 우울함을 달래주는 '치료제'로 제 아이를 이용하는 걸 이제 더는 못 보겠어서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