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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막탄섬~

김종필 |2006.09.21 13:54
조회 83 |추천 2

필리핀 막탄섬
마젤란도 반한 바다가 스며드는 곳

세계일주를 하던 마젤란이 탐낼 만큼 아름다운 ‘팔색조’ 바다가 있는 필리핀 막탄 섬의 한 리조트로 떠난 휴가. 그곳, 플랜테이션 베이 리조트&스파에는 마젤란이 살던 시대에 찍은 낡은 흑백사진을 들여다보듯 자존심 센 필리핀인의 문화와 자연이 한 데 숨쉬고 있었다. photo01   photo01 360도로 돌아가는 플래시 영상을 보는 것처럼 객실 주변을 쓱 둘러봤다. 원체 사물에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내 친구는 이번에도 “이곳은 화이트 캐슬 같아”라며 혼잣말을 했다. 그럴싸한걸. 온통 새하얀 컬러로 돼 있는 이곳은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쉽게 찾아오기 힘들 정도로 외진 데다, 문지기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는 들어올 수 없게끔 은밀하면서도 프라이빗하게 설계되어 있다. 어미 캥거루가 주머니에 자식들을 품고 보살펴주는 것처럼. 열대 지방에서 나는 천연 목재로 만든 가구에 손을 댈 때는 마치 1000년 전 필리핀 왕족들이 살았을 법한 공간이 떠오르기도 했다. 작년 6월까지만 해도 신혼부부를 위한 허니문 빌라였는데, 지금은 ‘풀 사이드 Pool Side 객실’로 이름과 인테리어 전체를 바꿨다. 숙박료도 다른 객실에 비해 20달러가 저렴한 이곳은 독립적인 공간을 좋아하는 20대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1. 바다를 끌어와 만든 아시아 최대의 인공 라군 위로 객실이 둥둥 떠 있다. 2. 20대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풀 사이드 Pool Side’룸. 작은 규모의 풀이 발코니와 연결되어 있다.
세계일주를 하던 마젤란이 탐낼 만큼 아름다운 ‘팔색조’ 바다가 있는 필리핀 막탄 섬의 한 리조트로 떠난 휴가. 그곳, 플랜테이션 베이 리조트&스파에는 마젤란이 살던 시대에 찍은 낡은 흑백사진을 들여다보듯 자존심 센 필리핀인의 문화와 자연이 한 데 숨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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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느 바다에 가도 예전처럼 청정 해역을 보기가 힘든데, 후세대가 느낄 아쉬움을 미리 간파했는지 플랜테이션 베이 리조트&스파는 일찍이 빛에 따라 ‘팔색조’처럼 시시각각 색이 변한다는 막탄 섬의 바다를 끌어와 리조트 안에 아시아 최대의 인공 라군을 조성했다. 객실에서 3초 만에 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객실도 만들어놨고, 풀을 24시간 개방해 밤낮 가리지 않고 수영을 할 수 있으니 해가 빨리 지는 필리핀이라고 해서 수영을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한 리조트와 이어진 갈라파고스 해변에서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강사들에게 제트스키부터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다이빙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배울 수 있다.
이 바닷물은 리조트 내 스파에서도 특별한 효력을 발휘한다. 친구도 나처럼 잡지 쪽에서 일하기 때문에 마감을 끝내고 와서인지 몸이 좋지 않다며 지난밤부터 마사지, 마사지 노래를 부르더니 아침 일찍 모감보 스프링 Mogambo Spring 스파에 예약을 한다. 스파에 들어서자 직원이 하얀 가운 하나를 넘겨주며 마사지를 받기 전 여기서 잠시 쉬고 있으라고 한다. 총총걸음으로 스파 내 세 종류의 풀을 옮겨다녀 보는데, 내 몸에는 적당히 모락모락 김이 나는 자쿠지 ‘핫 풀’이 딱 맞았다. 온천수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워터 마사지를 해주어 어깨를 짓누르던 게 묵직한 통증이 사라지는 것 같다. 한참을 누워 생과일 주스까지 마시고 있다가 살짝 잠이 들 때쯤 마사지 룸으로 들어갔다. 들어오기 전 고른 오일을 온몸에 발라 나른하게 풀어주더니 약하게, 보통, 세게 중 마사지 강도를 고르라고 한다. “세게”라고 했더니 몸이 부서져라 누르고 또 누른다. 약간의 통증이 느껴져 직원에게 말했더니 보통 한국에서 받는 타이 마사지가 아니라 강약을 조절하며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웨덴식 마사지라서 그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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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을 빼고 나서인지 슬슬 허기가 진다. 스파에서 객실까지 카트를 태워주던 버틀러 butler가 금요일 저녁이니 야외 레스토랑 갈라파고스에 가면 공연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귀띔해 준다. 가지고 온 옷 중 가장 근사한 것으로 골라 입고 갈라파고스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테이블에 국기를 달아놓고 각국의 음식을 늘어놓은 뷔페를 둘러보는데, 레스토랑 직원이 필리핀 건강식이라며 아기 돼지 살코기를 접시에 가득 얹어준다. 한창 식사를 즐기는데 올드 팝송을 들려주던 밴드가 갑자기 살사 음악으로 바꾼다. 10여 명의 필리핀인들이 순서를 바꿔가며 나와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못 추는 춤이 없다. 한 번은 턱시도를 입은 남자 둘과 화려하게 입은 여자 한 명이 나와 대형 오페라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더니, 또 한 번은 웃통을 벗고 나와 둥둥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몸을 흔든다. 한참 동안 그 장면을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혼자 식사를 하던 프랑스인이 말을 건다. 이곳만 벌써 네 번째라는 그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막탄 섬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처음 세상에 세부를 알린 사람은 당시 세계일주를 하던 포르투갈 탐험가 마젤란인데, 1521년에 그가 막탄 섬으로 들어왔을 때 이곳의 토벌을 저지하기 위해 원주민의 추장이 그를 죽였다고 한다. 333년간 스페인의 지배를, 45년은 미국의 지배를 받아 온몸에 생채기가 있을 법한 그들에게는 강한 자존심이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들의 세계에 짧게 머물다 가지만 이곳에서 만난 그들의 독특한 문화와 자연은 뇌리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문의 및 예약 (02)3708-8510~2,
www.plantationbayresort.com   1. 테라스가 한 쪽은 물, 다른 한 쪽은 해변과 맞닿아 있어 유독 전망이 좋은 ‘리버 보트 룸 River Boat Room’. 2. 리조트의 어느 풀에서나 카누, 카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3. 사다리를 통해 객실에서 풀까지 3초면 들어가는 ‘워터 에지 룸 Water Edge Room’. 4. 열대 지방에서 나는 천연 목재로 만든 가구들로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낸 객실.
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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