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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통신1) 서울이라면 대박날 삼겹살 [金牌寶塔肉]

윤태옥 |2006.09.22 14:12
조회 102 |추천 3

이 글은, 모모 회사가 새로 창간하는 월간지에, 북경에서 재미있고 싸고 맛있게 먹는 이야기를 싣기로 하고 쓴 첫번째 글입니다. 이 왕초일기 밖으로 퍼나르면 안되는 글이었는데~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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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통신1

 

서울이라면 대박날 삼겹살 [金牌寶塔肉]
동북풍의 [이쉬앤쨔오즈(一軒餃子)]

 

 

북경에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왕징(望京) 한 켠에 [이쉬앤쨔오즈(一軒餃子)]라는 동북음식을 하는 식당이 있는데, 꼭 한번 찾아가볼 만하다. 한국사람이 많은 동네지만, 한국사람이 많이 가는 곳은 아니다.

 

주소 : 北京市朝陽區(望京)廣順南大街1號, 전화 : 6473-5656
(중국 핸드폰이 있으면 이 두 가지 정보만으로 택시를 타고 찾아갈 수 있다.  기사에게 주소를 보여주거나 전화를 걸어서 넘겨주시라. 핸드폰으로 건다면 전화번호 앞에 010를 먼저 눌러야 한다)

 

이 집은 식당이름 그대로, 중국 북방지방에서 주식으로 즐겨먹는 쨔오즈(餃子 물만두)가 대표선수지만, 그 외에 동북지방의 여러 가지 특색 있는 요리가 다 있다. 중국의 어느 식당이든, 메뉴는 대개 책 한 권일 정도니까.

 

이 집은 하얼빈의 쨔오즈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해서, 원래 심양에서 식당을 하던 주인이 1996년 북경으로 와서 차린 집이다.

 

깔끔한 홀에 자리 잡고 앉아서, 사진이 잘 곁들여져 있는 두툼한 메뉴를 뒤적이면서, 일단 물만두 세 가지를 밥 대신 ‘기본’으로 받쳐놓고, 몇 가지 요리를  주문해보면~ 정말로 싸고 맛있는 북경을 맛볼 수 있다.

 

한국에서 경험하기 힘든 것을 앞세워서 안내 삼아 한 상을 차려보자면,

 


[金牌寶塔肉] : 26元. 이 집 주방장이 직접 개발한 것이라 다른 식당에선 같은 이름이 없다. 금패는 금메달을 일컫는 말인데 가장 좋다는 뜻이고, 보탑은 귀한 탑이란 뜻으로 음식의 모양이 탑과 같다는 뜻이다. 끝의 육자는 돼지고기란 뜻(참고로 중국에서 그냥 고기라고 하면 돼지고기다).

 

사진에서 보듯이 사각형 덩어리의 돼지 삼겹살 덩어리를, 밖에서부터 얇게 잘라 들어가면서, 그 덩어리 안쪽에 각종 야채로 조리한 것을 깔아놓은 요리.

 

고기 가운데 꼭지를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면, 고기 한 덩어리가 길게 한 줄로 들어 올려진다. 그러나 조금 길게 들면 너무 부드러운 고기가 자기 무게를 못 이기고 툭 끊어진다. 육질의 부드러움은 감탄할 만하다.

 

특이한 것은 그 안쪽에 놓인 것. 계절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오이 말린 것이 참 맛 있다. ‘오드득!’보다는 조금 약하게 ‘사드득~ 삼드득~’ 쯤으로 씹히는 기분이 참 좋다.

 

이건 호박으로 오해하기 쉽다. 혹시 동반자들과 오이인지 호박인지 맞춰보는 내기를 걸어서, 한 끼 밥값을 은근 슬쩍 덮어 씌어도 될 법하다. 

 

필자도 여러 사람과 이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내기 아닌 내기를 했고, 결국 주방에 질문을 해서 정답을 알았는데, 중국인 가정주부 한명만이 오이라는 걸 제대로 맞췄다.


이게 한 접시 26원 하는데, 정말 이 값에 이런 요리를 맛보다는 것은 중국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一軒大排] : 58元. 이것은 돼지 갈비를 한 짝을 그대로 요리한 것. 고기 맛이 참 좋고, 한국사람 입맛에 아주 잘 맞는다. 게다가 한국에서야 이런 요리를 구경하기 힘드니까 훨씬 더 ‘북경에 여행할 때 먹어볼’ 만한 음식이다.

 

사진에서 보면, 갈비 밑에 깔리는 야채가 보이는데, 마늘쫑이다. 이것도 간과하지 말고 꼭 하나씩은 먹어보길. 음식을 내올 땐 갈비 원형 그대로 가져와서 보여주고는, 먹기 좋게 갈빗대를 잘 분리해준다.

 

중국의 동북지방에서는 호쾌한 유목민의 기세가 배어있어서 그런지 예로부터 고깃덩어리를 큼직하게 썼다는데, 이 요리가 딱 그렇다. 갈비 하나씩을 집어 들고 호쾌하게 우적우적 고기를 뜯어먹으면 그런 북방의 기세를 흠뻑 느낄 수 있다.

 

[一軒大拌菜] : 16元. 고기가 주로 나오는 중국식탁에선 야채를 하나 곁들이면 좋다. 한마디로, 큰 접시에 주는 모듬 샐러드. 달기도 하고 새콤하기도 해서 입안의 기름기를 상큼하게 씻어준다. 외국인 손님은 거의 100%를 이 샐러드를 주문한다고 자랑한다.

 


 

[砂鍋酸菜粉絲白肉] : 22元. 한국사람에게 익숙지 않은 중국의 맛, 이왕이면 동북의 맛에 도전하고 싶다면, 동북의 특색음식인 酸菜(절인 배추)와 당면과 돼지고기로 만든 탕을 하나를 주문해볼 만하다.

 

처음 한두 숟갈은 시큼한 국물 맛이 어색할지 모르지만, 필자의 말을 믿고 서너 숟갈까지 천천히 맛을 음미해보시라. 시큼한 것이 속 깊게 시원하고 고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면 끝까지 맛있게 먹는다. 참고로 이 요리는 메뉴에는 없으나 주문하면 문제없다.

 

이런 요리들에 추가해서 쨔오즈(餃子, 물만두)를 시켜보자. 이것은 밥을 대신해서 주문하는 것이다.
이 집 메뉴에는 42가지의 쨔오즈가 있는데, 어떤 것을 시켜도 무난하다. 이 집에서 쨔오즈를 먹지 않고 나온다면 북경 가서 자금성도 안본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집의 대표 쨔오즈 셋을 꼽자면, 돼지고기와 새우로 만든 [三鮮水餃](6元), 전분으로 만들어서 속살이 비치는 듯한 [晶菜蝦皇餃](16元), 부추를 넣어 만든 [韭菜猪肉水餃](5元).

 

쨔오즈는 메뉴에 2.5元, 3元 등등으로 표시돼 있지만, 그것은 兩이란 단위의 값이다. 한 접시라면 2兩이 보통이니, 한 접시에 5元, 6元 내지 비싼 것은 24元짜리도 있다. 그러니 나중에 계산할 때 한 접시를 주문했는데 수량이 2개로 돼 있다고 놀라지는 마시라.

 

여기에 중국의 백주를 한잔 곁들이시겠다면 다른 비싼 술에 눈독 들이지 마시고, 작은 병 하나에 5元하는 동북의 대표적인 전통주인 60도 짜리 [農村燒酒](5元)를 시켜서 작은 잔으로 홀짝홀짝 맛을 보면 그만이다. 땀을 내고 싶다면 데워달라고 해서 한잔 마시길. 중국말이 안 된다고 걱정할 것 없다. 이글을 보여주시라, 熱的!
 
이렇게 시키면 어른 다섯 명이나 여섯 명이 실컷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값은 200元을 넘지 않는다. 2만5천원이면 대여섯 명이 배를 두드릴 수 있으니, 북경은 정말 싸고 맛있는 북경이다.

 

크크 아이고 귀여운 우리 북경 아가씨~ 샤오샤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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