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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박준석 |2006.09.23 11:15
조회 21 |추천 0

 

 

오래전에 읽은 책을 펼쳐보면서

 

붉은 색연필이나 심이 두터운 연필로 밑줄을 그은 문장을

 

만날 때가 있다.

 

어떤 건 다시 읽어보아도 왜 밑줄을 그었을까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문장도 있다.

 

사람도 그러하다.

 

이전에 좋아했던 사람을 다시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

 

내가 이 사람의 어떤 면을 좋아했던걸까,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런 일도 있다.

 

그녀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한때는 내가 운명처럼 느껴진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막이 내리기만을 기다리는

 

지친 배우처럼 우울한 얼굴 위에

 

웃음 띤 가면을 쓰고 견디기 시작했을 것이다.

 

더이상 견딜 수 없어, 말하기 전까지.

 

우리 둘의 관계의 끝 어디쯤 두터운 무대막이 내려올 것을

 

예감하고 있긴 했지만

 

이토록 상투적인 반전까지 준비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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