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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안혜성 |2006.09.25 01:49
조회 18 |추천 0

요즘 짬을 내서 만화 스토리를 쓰고 있다.

만화가 어시스트 일을 할때 작가 선생님이

언제나 소질이 있다고 하셨는데.

생업에 늘 시달리느라 올인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언제나 생각하지만.

나한테 가장 적합한 직업이 만화가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의외로 폐쇄적이고 혼자있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조용히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사람들을 많이 대할 수록 나 같은 사람은 사람에게 치인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인간관계에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잘 알고 있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가끔은 나 자신이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 감정도 못 느끼는 그런 존재로 사는게 낫지 않을까...하고

 

사람이 사람에게 받는 마음의 상처는 육체적인 데미지보다

그 회복도 더 느리고..깊이는 더 깊다.

회복한다고 해도 그 기억은 희미하게나 마음에 남아있기 마련이다.

 

나는 상처를 두렵지는 않지만 되도록 피하고 싶긴하다.

하지만.....

이미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회복하는 기간이 빠르다.

(자랑이다.ㅡㅗㅡ)

받는 순간은 여전히 아프고 괴롭지만.

예전같으면 석달은 지나면 극복할 일을

이제는 단 하루면 극복을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 그런 아픔을 느끼는 과정조차

귀챦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땐 그냥 아픈대로 실컷 느낀다음

방치해버리고 무시해버린다.

 

상처를 받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 지니까....

그냥 차라리...그래 난 지금 상처받았고 충분히 괴롭고

고통스럽고 힘들어....누군가 내게 깊은 상처를 줬어.

...라고 인정해버리면 더 빨리 지나간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 있어.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라고 하는 것 보다.

 

"내가 저 사람한테 상처를 받아서 나는 지금 아프다"

 

라고 인정해버리면 자신에게 더 편해진다.

 

동물을 키워 본 사람이라면 모두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동물은 절대로 돌봐주는 사람을 배반하거나

상처주지 않는 다는 사실.

설사 버림을 받아도 주인을 여전히 믿고 신뢰한다는 사실.

 

개를 잡을때 보통은 고기를 연하게 한다고 몽둥이로 때려

기절시키거나 죽인다.

 

그렇게 기절했다가도 깨어나면 자신에게 몽둥이를 휘두른

주인에게 다가가 꼬리를 흔든다.

 

인간만큼  잔인한 존재도 없다.

 

그러니 인간끼리 살면서 서로 상처주고 상처 받는 일은

마음 먹기에 따라 받아들이기에 따라 ....

정말 고민할 가치조차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그럴 가치가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타고나길 이기적으로 타고 난 존재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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