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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의 눈물과 우리 사회의 정의

이영일 |2006.10.01 01:07
조회 57 |추천 1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두가지 모습이 존재한다. 한가지는 옳은 것이 옳은 것만큼의 가치로 대접받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옳은 것이 옳지 않은 것으로 뒤바뀐 채 옮음을 말하는 사람들의 억울함이 허공을 떠도는 것이다. 서울지방노동청이 정리해고된 고속철도(KTX) 여승무원들의 고용 관계가 불법 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옮음의 가치가 이정도로 부실하고 이기적인가 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그동안 KTX 여승무원들은 한국철도공사가 KTX 승무서비스 업무를 계열사인 한국철도유통(구 홍익회)과 맺은 도급계약이 불법 파견이라며 철도공사측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이들이 200여일 넘게 파업을 벌여온 것은 자신들의 신분을 위탁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바꿔달라는 막무가내식 신분 보장 요구가 아니라, 이를 빙자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모순이 있음에도 이를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기득권을 가진 측이 그들의 힘을 이용해 옳은 것을 그른 것으로 탈바꿈하는 이 사회의 그릇된 모습을 직접 느끼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오랜기간동안 노동운동을 해 온 투사들도 아니고 이제 갓 20대 초반인 우리의 여동생, 언니들임을 볼때 이들이 목놓아 부르짖는 정의의 외침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순수한 진실이 있다고 믿는다.



이들이 이러한 부당한 처사에 대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은 것은 정부였을테고 실제로 정부가 그러한 역할을 해야함에도 정부는 이러한 기대와 절규에 찬 물을 갖다 부은 격이 되었다. 노동청은 불법 파견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있긴 있으나 전반적으로 적법한 도급이라고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분명 철도공사는 KTX 승무원의 채용이나 지휘감독, 여승무원들의 업무수행 방식에 영향력을 행사해 오며 사실상의 노무관리를 해왔고 노동청도 이를 인정했다. 이렇듯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철도공사측으로부터 시행되고 있는데도 여승무원들의 4대 보험이 철도유통으로 되어 있고 징계나 휴가등도 철도유통측이 시행하고 있으니 불법 파견이 아니라는 조사는 그야말로 '말장난'이고 조사하지 아니한 만 못하다.



잘못은 분명 있는데 적법한 부분도 없는 것은 아니니 불법이 아니라는 논리, 이는 조사기관이 노동청인지 철도공사측인지 그 시각의 객관성에도 심각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일은 결국 자신들이 시키면서 ‘자신들과 계약한 하부 기관 직원이니 그만한 대접은 할 수 없고 우리 직원도 아니다’라는 것은 노동자들을 가장 효과적이고 쉽게 부리면서 그만큼의 대접은 하지 않는, 아주 악질적인 부당 노동행위중 하나다. 이를 잘 알만한 노동청이 오히려 KTX 여승무원들의 파업을 지지한 법률자문위원을 해촉한 것이나 실질적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나 무엇 하나 약자인 노동자를 위해 일하는 노동청으로서의 행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많다.



꿈의 KTX가 욕심과 이기로 채워진 채 달린다면 그것은 꿈이 아니요 한낮 몽상에 불과하다. 300Km로 달릴 수 있는 힘을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달리는데 사용해선 안된다. 진정한 꿈의 열차는 단순히 시간만 빠른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손잡고 달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들의 뜨거운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한다면 이는 우리 모두의 부끄러움일 것이다.

 

2006. 10. 1

 

Columnist. Young il, LEE

 

 

 

* 본 사진은 시민의신문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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